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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들이 읽는 동화

눈 뜬 장님과 허리 펴진 꼽추

  • (2015-07-17 00:00)


 옛날 옛적 인도의 어느 마을에 의지가지 없는 두 친구가 한 집에 같이 살고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장님이었고, 또 한 사람은 등이 굽은 꼽추였습니다. 그들은 구걸을 하면서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매일매일 잠자기 직전에 그날 모은 돈을 헤아려보곤 장롱 깊숙이 감춰두곤 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꼽추는 장님이 모아둔 돈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장님의 돈이 꼽추가 모아둔 돈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많은 돈에 욕심이 난 꼽추는 다음날 독사 한 마리를 구해서 집에 가져와서는 껍질을 벗기고 토막을 쳐서 냄비 속에 넣어두고는 장님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뱀장어를 사와서 토막쳐 냄비에 넣어두었으니 익혀서 먹도록 해! 난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 올 테니….”

 “댕큐!”

 장님은 냄비를 불에다 올려놓고는 침을 삼키며 뱀장어가 익기를 기다렸습니다. 꼽추는 집에서 나와 멀리 가면서 장님이 독사를 먹고 죽으면 “그 놈 돈은 다 내 꺼가 될 거”라는 욕심에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장님은 뱀장어가 익기를 기다리며 달아오른 냄비 속을 주걱으로 뒤적일 때 기름이 장님의 두 눈 부근까지 튀어 올랐습니다. 얼굴은 물론 눈까지 아프고 눈물이 쏟아져 나와 수건으로 얼굴을 닦았습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눈에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독사의 독이 눈을  뜨게 만든 특효약이었나 봅니다.

 어쨌든 눈을 뜨게 해준 꼽추 친구가 무척 고마웠습니다. 한데 뱀장어라던 것은 먹으면 죽을 수밖에 없이 치명적인 독을 가진 독사였습니다.

 눈을 뜬 장님은 꼽추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꼽추는 친구가 아니라 천사였습니다. 평생을 두고 은혜를 갚아도 다 못 갚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눈을 든 기쁨, 흥분이 가라앉자 독을 먹고 죽으라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고마웠던 마음은 순식간에 싹 사라져버리고 죽이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어느 틈엔가 천사 같았던 꼽추가 악마의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전생에 무슨 관계였기에 날 죽이려고 들었을까? 눈앞에 있다면 칼로 쳐죽이던가 독사를 먹여 죽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망설이는 눈뜬장님에게 몽둥이가 눈에 뜨였습니다.

 ‘그래, 나쁜 놈이니까 몽둥이로 훔씬 패주자’고 생각하곤 문 뒤에다 몽둥이를 감춰두었습니다. 꼽추가 들어올 때까지 눈뜬장님은 그를 몇 번을 죽였다가 살렸다가 했는지 모릅니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꼽추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꼽추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장님은 준비해둔 몽둥이로 꼽추를 흠씬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꼽추가 바닥에 쓰러져 죽는 시늉을 할 때까지 눈뜬 장님은 몽둥이 찜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야! 이 나쁜 놈아! 나를 죽이려고 독사를 먹여?! 그래 네가 정말 내 친구 맞아…”

 “오해야! 난 네 눈을 뜨게 해주려고 했던 건데…”

 “그래! 그럼 내가 널 때리는 건 굽은 네 등을 펴주기 위해서야…”

 눈뜬장님이 더욱 세게 꼽추를 때리자 또 한번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꼽추의 허리가 쭉 펴진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고 즐겁게 웃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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