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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사람이 먼저다> ①인력검증 시스템의 부재 (2018-11-30)

구멍 뚫린 채용 시스템

가짜이력서 내더라도 확인 못하는 업체가 다수

다단계판매는 사람이 전부인 산업이다. 어느 산업이든 사람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단계판매만큼 사람에 의해 좌우되지는 않는다. 한 사람의 걸출한 리더로 인해 불쑥 솟아오르는 기업이 있는 반면, 단 한 사람의 그릇된 리더로 인해 잘 나가던 기업도 좌초하고 마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그야말로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산업이 바로 다단계판매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재정을 사람에게 투자하고 있을까? 닥치는 대로 영입하고서 저절로 리더로 자라나기를 기다리는 것은 아닌지.


구멍 뚫린 채용 시스템
다단계판매업체 임직원에 대한 경력•이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다단계판매업체가 다른 부서의 업무와 인사업무를 병행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시간과 인력 등이 턱없이 부족해 이력•경력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가짜이력서를 제출하더라도 정확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고위임원으로 채용되는 사례도 더러 있다.

다단계판매업체 A사의 모 대표는 유명대학에서 진행하는 경영자 관련 수업을 수강한 이력을 마치 해당 대학교의 출신인 것처럼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수업은 기업의 경영자나 고위임원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또 일정 출석일수만 채우면 수료할 수 있는데다가, 학위와 비슷한 수준의 특전은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B사는 유명 대기업 출신이라는 이력서를 믿고 고위임원 자리에 C씨를 채용했다. 하지만 내부 조사결과 해당 기업의 계열사에서 재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B사 측은 뒤늦게 C씨에게 해고 통보했다.

다단계판매업체 D사는 소위 말하는 ‘빵빵한 스펙’을 가진 임원을 채용했다. 하지만 이전 회사에서의 재직여부 외의 이력과 경력을 검증할 수 있는 마땅한 묘수를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부분의 군소업체는 직원 채용에서의 경력•이력 검증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인원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업체는 다른 부서에서 인사업무를 병행하고 있으며, 인원 역시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 다단계업체의 관계자는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보통 임원급의 경우 ‘누구누구’의 소개로 채용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임원이라고 해서 모든 경력과 이력을 살피긴 힘들다. 이전 회사에 대한 재직여부만 확인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직원 채용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인원 충당이 필요할 때만 직원을 뽑기 때문에 인사팀을 따로 편성하진 않고 있다”면서도 “신규직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고, 대부분 소개로 들어오기 때문에 모든 이력과 경력을 확인하지는 않는다”고 귀띔했다.

일부 메이저 업체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모 업체 관계자는 “고위임원의 경우 대행업체를 통해 레퍼런스 체크를 진행하거나 본사에서 직접 인터뷰를 나오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그 외의 채용은 지사에서 담당하지만, 다른 부서에서 인사업무를 병행하고, 인원도 2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다단계판매업체를 제외하고 보면, 일반적인 선진기업의 경우 레퍼런스 체크를 5∼6회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계 브랜드의 경우 근무이력뿐만 아니라 직원들 간의 관계까지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지금 재직하는 다단계업체의 경우 시스템은 제대로 구축돼 있지만 인원이 모자란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업계 출신 임직원의 채용과정에서 가짜이력서를 내는 사례가 더 많기 때문에 이제 막 오픈한 업체라면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가짜이력을 적발했더라도, 내부에서 쉬쉬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로 옮겨가 똑같은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판매원들 역시 부정적인 입장이다. 모 업체의 판매원은 “임직원이나 판매원이나 학력, 경력을 따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면서 “과거 유령대학의 학위를 가진 판매원들이 논란을 일으켰을 때 일부 회사가 묵인했던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가짜이력을 가진 임직원이나 판매원이 당장에는 한 회사에만 악영향을 끼치겠지만, 이를 묵과하면 종국에는 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명시돼 있는 이니셜(A∼D)은 회사 및 특정인물의 실제 이름과는 무관하게 사용되었음을 밝힙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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