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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유재운 이사장 취임 1주년 특별 인터뷰 (2018-12-14 10:06)

“공제조합은 조합사의 아래서 떠받치는 역할”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하 특판조합) 유재운 이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말도 많고 탈은 더 많았던 특판조합은 지난 1년간 어떻게 변모했을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불필요한 해외출장과 해외학술세미나 등과 관련한 예산을 폐지하는 등 예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는 공제조합의 예산은 조합사들의 돈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하면서 조합사의 이익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그리고 적극적인 소통과 홍보다.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발행하면서 소문에 의지하거나 총회에나 참석해야 알 수 있었던 사안들을 직접 전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함으로써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는 부조리를 근절코자 했고 직접판매공제조합과 비교해 저평가됐던 이미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조합사들이 자긍심을 가지게 된 것도 유 이사장 취임 1년의 성과 중의 하나다.

▷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유재운 이사장

 
​Q. 임시총회에서 스포츠마케팅을 언급했다. 스포츠마케팅의 대상과 목적은 무엇인가?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경솔했던 것 같다. 스포츠 행사에 참여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자는 뜻인데 적당한 용어를 찾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 업계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 중의 하나로 조합사 간담회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문자로 이미지 개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보다 시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첫 시도가 프로암 골프대회였다. 실패하면 내가 책임을 진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다. 주방용 가구를 생산하는 ‘넵스’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골프대회를 후원함으로써 주방용 가구의 대명사이기도 했던 ‘한샘’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것이 스포츠마케팅의 힘이다. 백보드 광고판 하나 세운 것이 업계 판도를 바꾼 것이다.

그동안 공제조합의 광고는 판매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실질적인 이미지 개선과는 전혀 무관한 홍보였던 것이다. 넵스가 중상류 층을 대상으로 홍보한 것처럼 다단계판매의 대상도 중상류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그들이 선택하면 서민들은 자연히 따라가게 돼 있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메이저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다단계판매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것이 우리 업계의 현주소다.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대신 경북 선산에서 열린 프로암대회에 참여할 수 있었다. 홍보부스를 세우고 조합사의 판매원들이 홍보했다. 갤러리들의 호평이 이어졌고 모처럼 판매원들도 사람대접 받았다고 하더라.

갤러리들은 중상류층이다. 골프 치는 것은 무리해서도 칠 수 있지만 갤러리로 가는 사람들은 또 다르다.

공제조합 이름으로 홍보가 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조합사들이 앞에 서고 자리가 남으면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들어가는 것이 맞다. 홍보 문구나 방안 등에 대해 공모전을 열 생각을 갖고 있다.

골프만이 아니라 겨울에는 농구, 내년에는 프로야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야구팬들이면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을 다 안다. 우수한 제품을 가진 기업이라면 분명히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돈을 좇는 기업이라면 큰 혜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조합사들이 정통 네트워크 마케팅을 도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도록 적극 돕겠다.


Q. 우수 조합사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명확한 선정기준과 시상 목적은 무엇인가?
이것 역시 용어 선택을 잘못했다. 우수 조합사가 아니라 ‘공로 조합사’라는 용어를 써야 했다. 한 해 동안 애쓴 조합사들을 위해 뭔가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총회를 앞두고 급하게 결정하는 바람에 실수가 생겼다.

이런 것 역시 특판조합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조합사들의 동의를 구한 후라야 진행되는 사안이다. 공로조합사 선정에 이사장의 의견은 아예 배제됐다. 공제운영실에서 선정하고 이사회에서 동의했다.

2019년부터는 심사 기준을 공개하고 별도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수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Q. 취임 초 외국계 기업만 조합사로 받아들인다는 얘기가 있었다. 또, 신규 심사에 대한 기준을 높이겠다는 말도 있었는데 실제로 기준이 높아졌는가?
심사 기준에는 변경이 있었다. 우리 조합의 인원으로 90개 사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에 대해 한계를 느끼고 있다. 올해 해지된 업체만 17개다. 대부분 3년전부터 급속하게 팽창하던 시절에 가입한 회사다.

우리 업계 전체 매출이 성장하지 않는 동안 회사만 더 늘어난다는 것은 위험하다. 신생 업체뿐만 아니라 기존의 업체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다. 총회 승인을 받아 공제율을 25%로 올렸다. 약간 문턱을 높인 셈이다. 정통 네트워크 마케팅의 요건을 충족하는 회사를 선별하기 위해 제품과 가격도 심사대상이 된다. 아무튼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했을 때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조합사의 수가 90개 정도다. 


Q. 제품도 제품이지만 묶음판매와 과도한 직급수당을 내거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소비만으로도 다단계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면 패가망신하는 일도 없고, 이미지가 추락하는 일도 없을 것 같다.
먼저 출고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대량으로 구매한 후에 제품을 수령조차 하지 않는 사례가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출고가 안 된다는 것은 유사수신에 가깝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묶음판매에 대해서는 우리가 하라 마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반품 기한이 3개월이라는 것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과거에는 판매원이 제품을 구매한 후에 판매하는 방식이었지만 요즘은 스마트폰에 앱(APP)을 깔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시대에 3개월의 반품 기한을 유지한다는 것은 기업에 피해가 갈 수 있다.

일단 조합에서 검토한 다음 타당성 분석을 하고, 용역을 거치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Q. 취임 1주년이 됐다. 취임 당시와 비교해서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는가? 구상했던 일들이 현실의 벽에 가로막히지는 않았나?
조합사가 위라는 개념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다. 90여 업체 대부분은 간섭을 하지 않아도 잘 하고 있다. 그런데 극소수의 업체는 과거보다 훨씬 더 지능적인 방식으로 업계 전체를 흔드는 사례가 있다.

판매원 조직이 소속 업체를 옮긴 후 직전 기업을 비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판매원들의 상호 비방을 회사 측이 묵인한다는 것은 비방 교사 또는 방조가 된다. 회사 측에서 자제시키지 않으면 특판조합이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통보했고 요즘 들어서는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

와서 보니까 조직을 구매하는 회사들이 있다. 그런데 조직을 구매한 회사는 반드시 어려움을 겪는다. 여기서 반품기한 3개월의 폐해가 다시 한 번 드러난다. 조직을 구매한 회사의 대표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처음에는 불쾌해 했는데 결국은 그대로 되고 말았다. 조직구매는 인정하지 않는 걸로 가닥을 잡고 있다.

나는 2000년대 초에 특수거래과장을 했다. 18년 정도 지났는데 업계가 좀 노후화된 느낌이 있다. 보상플랜이라든가, 판매원의 노령화 등등 전체적으로 노후화됐다. 청장년층이 업계에 들어와야 한다. 그럼에도 대학생들의 참여는 안 된다. 만 23세 이하는 안 된다. 만 23세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안 된다.


Q. 많은 사람들이 공제조합은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소비자피해보상단체로 물러서고, 힘 쓸 일 있을 땐 갑질을 한다고들 알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제조합의 정관에는 분명히 소비자피해보상단체이고, 조합사의 발전을 도모하며, 나아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다고 돼 있다. 피해보상이 가장 우선 되는 업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조합사가 없이는 피해보상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 따라서 조합사가 잘 운영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업무이기도 하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다보면 조합사와 조합의 의견이 충돌할 수도 있다.

신규 조합사의 경우에는 훈련이 덜 됐거나 경험이 없는 사례도 있어서 조합이 조언을 할 때도 있다.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방문해서 애로사항을 듣거나 문제를 파악한다. 


요즘은 특별한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실사나 조사를 먼저 나가지 않고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줘서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사를 나가는 일은 지극히 제한돼 있다. 서로 소통을 하면서 해결 방안을 찾아나간다.

그래서 요즘은 조합사들로부터 조합이 위가 아닌 옆에 있다는 느낌인 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실 우리는 조합사의 옆에 있지 않고 조합사의 아래에 있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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