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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굳세어라 ‘독고다이’ (2019-02-22 12:03)

독고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특공대(特攻隊)를 일본어 음으로 읽은 것입니다. 용감무쌍하다는 뜻을 품고 있지요. 한국에서는 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거나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표현입니다.

최근의 직접판매공제조합을 보면서 이 독고다이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본래 일본어에서 말하는 용감무쌍함과 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속되게 이른다는 뜻이 동전의 양면처럼 착 달라붙어 있는 것 같습니다.

엊그제 직접판매공제조합의 임시총회가 열렸다는군요. 일부 기업들이 35% 후원수당 상한선을 위반한 업체에 대한 공제거래계약 해지를 요청했으나 우리의 고명하신 독고다이께서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제명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기나긴 공직생활을 어떻게 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답변이지요. 왜 대한민국의 공무원을 일러 ‘영혼이 없다’고 하는지 알만 합니다.

‘35%’로 지칭되는 후원수당 부분은 아주 조심스레 다뤄야 합니다. 방문판매법이 제정될 때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반발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입니다.

다단계판매업계에서 ‘불법업체’라 함은 대체로 이 수당상한선을 지키지 않는 업체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후원수당 초과지급과 우회지급을 모두 용인한다면 굳이 공제조합이 존재할 이유도 없다는 말이 됩니다.

직접판매공제조합의 운영 규정이 방문판매에 관한 법률보다 상위법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만 굳이 솔선해서 그동안 잘 지켜온 법률까지 훼손하려는 저의가 무엇일까요? 지금도 많은 한국인들은 법률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거나 공정하지 않을 때 대뜸 유착을 의심하곤 합니다.

직접판매공제조합의 관계자들은 ‘친소(親疎)’라는 말만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웃기는 것은 자신들의 처신이 어떠했는지는 돌아보지 않고 세간의 평가, 특히 언론의 가십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전례라는 말이 나온 김에 직접판매공제조합 회원사 제위께 금과옥조로 삼아도 좋을 전례를 한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지난 2011년 10월 19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은 임시 이사회를 열어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일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직 이사장을 해임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마케팅신문 홈페이지를 찾아보시면 됩니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독고다이께서는 왜 굳이 직접판매공제조합이 불법을 자행하는 업체에 대해 공제거래계약을 해지한 전례가 없다고 강변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군요. 대한민국의 다단계판매업계 종사자들이 알고 있기로는 직접판매공제조합은 35% 후원수당 상한선을 위반한 업체만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불법행위를 함께 살펴보는 곳입니다. 아주아주 만약에 직접판매공제조합이 불법행위를 자행한 업체에 대해서 처벌하거나 공제거래계약을 해지한 ‘전례’가 한 건도 없었다면 이게 더 큰 일이 아닐까요?

글쎄요. 어쩌면 고관대작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측은하고 안쓰러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라면 다단계판매업계야 쑥대밭이 되든 말든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을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문득 궁금해지는군요. 우리의 독고다이 뒤편에 서 계신 분들의 면면이 말입니다.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알 테지만. 과연 그들은 공범일까요, 응원군일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피 같은 돈을 내 직접판매공제조합을 설립한 출자사와 조합 운영에 함께 머리를 맞대왔던 이사사들의 위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혹시 직접판매공제조합의 임원진은 출자사, 이사사 쯤은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호수에 돌을 던져본 적이 있다면 아름다운 동심원이 번져나가는 장면을 기억할 겁니다. 파문(波紋)이라고 하지요. 기우입니다만 지금 직접판매공제조합에는 엄청나게 무거운 돌이 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파문이 일고 있고 머지않아 연루된 모든 사람에게도 그 파문이 미칠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잘못된 리더가 나라를 어떻게 망쳐놨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욕이 호의와 온정으로 뭉쳐질 때 어떤 불행이 닥치는지 온몸으로 체험했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와 그녀에게는 직언할 참모가 없었다고요. 혹시 직접판매공제조합도 그렇지는 않은지 조금 걱정스럽습니다. 그런 참모가 있다고 한들 듣고 싶어 하지 않으면 헛것이지만요.

아무튼 독고다이의 건투를 빕니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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