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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유통’이 가야할 길 (2019-02-22)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다단계판매가 태동하던 때만 해도 한국에서 만든 생필품은 조악하기 그지없었다. 각종 세제류에는 발암물질인 인산염이 버젓이 원료로 사용됐고, 발암물질을 마감재로 사용한 냄비 등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팔려 나갔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수년에 걸쳐 호황을 누렸고 무엇이든 만들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중국의 스모그와 미세먼지, 그리고 짝퉁 상품에 대해 손가락질하는 대한민국이지만 고작 30년 전에는 한강물에도 거품이 떠다니고 악취가 진동했다. 또 나이키, 아디다스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유명 브랜드는 동네시장에 가서도 살 수 있을 정도로 지적재산권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짝퉁 천국’이었다.

그랬던 대한민국의 생필품 시장에 충격을 가하고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암웨이였다. 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알음알음 시작된 ‘암웨이 사업’은 한국의 소비자들로 하여금 환경에 눈을 뜨게 하는 촉매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제조사단체, 언론의 무차별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들의 호응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다단계판매라는 기상천외한 판매방식은 ‘신유통’이라는 말로 정의되면서 일반인들이 유통산업을 통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전파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암웨이 판매원들은 신유통 산업에 종사한다는 자신감과 암웨이라는 회사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만해 있었다. 당시만 해도 다단계판매는 경제적, 문화적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다단계판매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과거보다 더 구태의연하거나 지지부진한 게 사실이다. 생필품 시장을 선도하기는커녕 제대로 뒤쫓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기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과거에 매여 있는 정부 당국의 실책이 가장 원인이다. 급속하게 발달한 인터넷과 이미 국민 1인당 한 대 이상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유통시장에서의 국경은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안에 유통현실을 반영하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각국에서는 광범위하게 허용된 사안을 낡은 법으로 규제하는 등 발전을 가로막는 원흉으로 지목된다.

지금의 규제 상황을 보면 과연 4차산업혁명이 무르익고 사물인터넷이 보편화되어 재화나 용역의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어지는 시대가 왔을 때 과연 다단계판매산업이 이 땅에 존속할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을 지경이다.

관리•감독이라 함은 규제와 감시를 말하는 게 아니다. 해당 산업을 보살피고 발전시켜 종국에는 관련 법률이나 규제조항이 없이도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다단계판매산업이 발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과연 정부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 산업을 발전시켜 왔는가? 이제 다단계판매시장은 낡은 규제로는 결코 관리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섣부른 관리는 우량 기업을 해외로 내쫓을 수도 있고, 해외 우량 기업의 합법적인 서비스를 차단함으로써 불법을 획책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다단계판매산업은 이제 그 누구도 신유통으로 부르지 않는다. 신유통은커녕 일반 유통이나 전자상거래, 해외직구 등으로부터도 한 발쯤 뒤쳐진 산업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인식을 차단하고 산업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진취적인 경영방침과 당국의 정책 협조가 불가결하다. 기업과 당국의 소통을 통해 신유통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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