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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소확행(小確幸) (2019-04-05)

2030세대의 행복 담론으로 ‘소확행(小確幸)’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소확행이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뜻합니다.

주택 구입, 취업, 결혼 등 크지만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좇기보다는, 일상의 작지만 성취하기 쉬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 또는 그러한 행복을 말하는 겁니다.

원래 소확행이란 말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ランゲルハンス島の午後)≫(1986)에서 쓰인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느끼는 행복과 같이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을 뜻합니다. 이와 유사한 뜻의 용어로 스웨덴의 ‘라곰(lagom)’, 프랑스의 ‘오캄(au calme)’, 덴마크의 ‘휘게(hygge)’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확행은 퇴근 후 이불 속에서 노트북으로 영화 보기, 피규어 수집과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활동하기, 반려동물과 함께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꼭 특별한 성취를 이루지 않더라도 매일 매일이 충분히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며 큰 목표가 없어도 자신의 하루가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기성세대가 하고 싶은 일을 억누르고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에 비해 젊은 세대는 저녁이 있는 삶을 찾으며 퇴근 후 시간을 ‘내일을 위한 휴식’이 아니라 ‘오늘의 행복을 찾는 시간’으로 채우려 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한국인의 행복과 행복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약 20%는 과거, 현재에도 불행하다고 느꼈고 미래에도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느끼는 ‘행복 취약층’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행복’과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UN에서 발표한 ‘2018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5.875로 조사대상 157개국 중 57위를 기록했으며, OECD 회원 34개국 중에서는 32위에 머물렀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행복하지 못한 걸까요? 경제적 수입이 많지 않아서 행복하지 않은 걸까요? 대한불안의학회에서 가족의 수입으로 행복감을 조사한 결과, 월수입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면 수입이 많아져도 행복감은 증대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의 기간 역시 행복감과는 유의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교육을 받지 못해도 자신 있게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을 콤플렉스로 여기고 불행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혼자 살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을까요? 이 조사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동거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보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순 통계가 아닌, 그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높기 때문에 행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혼자 사는 것이 즐거운 사람은 충분히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죠.

즉, 행복을 느끼는 기준은 개인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는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기준에 자신의 행복을 맞추지 않고 ‘나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것’ 이게 바로 자신의 행복을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소확행이라는 트렌드가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꿈꿔오던 행복, 희망, 소망들이 점점 이루어지기 힘든,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되어감에 따라 그나마 내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만족하게 되는 이 시대를 이야기하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소확행을 통해 어제보다 오늘 더 웃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알 수 없는 미지의 미래보다는 오늘 스쳐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감사를 느끼고 만족하며, 행복하면 어떨까요?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소확행이 작은 행복이라고 해서 큰 꿈을 꾸지 말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삶 속에서 때로는 장기적인 안목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소소한 행복들이 모여 미래에는 우리에게 큰 행복으로 다가 오기를 소망해봅니다.


 
윤미애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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