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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인간의 욕심이란 무엇인가

  • (2019-11-21 17:18)

욕심이라는 건 분수에 넘치게 무엇을 탐내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사람의 착한 마음을 헤치는 3가지 번뇌인 삼독(三毒)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성경에는 욕심이 생겨나는 원인에 대해, 마귀가 그 마음속에 역사하기 때문이요, 옛 자아가 살아 있기 때문이며, 부하고자 하기 때문에, 또한 유혹에 이끌려서 욕심이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얼마 전 코인업 재판을 지켜보면서, 그리고 세달 전 있었던 성광테크노피아의 재판을 떠올리면서 인간의 탐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이 두 가지 일은 모두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해 관련자들이 대부분 사법처리된 사건입니다.

당시 각 재판부는 두 사건에 대해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투자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투자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한 사업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수천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개인의 피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거나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대한 범죄라고 꼬집었습니다.

재판부는 또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주부, 퇴임한 직장인 등 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그 폐해는 더욱 크고, 피해자 중에는 전 재산을 잃거나 친인척이나 지인들에게 사업을 소개했다가 그들과의 인간관계마저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진 사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들이 투자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원금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적게는 원금의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돈을 벌 수 있다는 홍보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이 업체들의 수익구조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문가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이들의 수익구조는 쉽게 이해하지 못하도록 꼬아놨다고 합니다. 한 언론은 이것을 두고 수익률에만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얼마를 벌 수 있는지는 알아도 어떻게 버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지난여름 이들과 비슷한 영업방식을 취한 업체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이들이 모임을 결성해 시위를 벌인 적이 있었습니다. 이 모임은 약 200개 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수백 개에 달하는 업체들이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비슷한 방식의 금융 피라미드, 유사수신 등의 업체가 파생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사기 범죄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런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가정이 풍비박산 나거나, 수십 년 동안 했던 식당을 정리하고 투자를 했다가 전 재산을 날린 사람, 평생을 함께 해온 지인이 투자를 권유했다가 원수지간이 된 사람,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망보험금을 몽땅 투자한 사람, 자신이 분신함으로써 이 피해를 알리겠다고 사법당국에 으름장을 놓았던 사람 등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안타까운 건 이전에는 웬만한 삶을 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자를 한 이후로 더부살이 신세로 전락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이들 중에는 현직 경찰관이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금융 피라미드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들의 인식이 지나치게 유순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이 경찰관은 저와 통화를 하면서 “범죄 집단이라면 현직 경찰관인데 가입을 했겠느냐”며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었습니다.

문득 코인업 재판 당시 나왔던 재판부의 “피해자들도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겠다는 생각에 무리한 투자를 해 피해가 확대되는 데 일부 책임이 있다”는 일갈이 떠오릅니다. 물론 재판부의 판단처럼 사실이 아닌 거짓 정보를 통해 투자자들을 기망하여 돈을 가로챈 사람들의 죄질은 매우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터무니없는 이야기들을 아무런 근거 없이 주변인들에게 권유한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겁니다. 심지어 이들 중에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투자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코인업 재판에서 눈여겨 볼만 했던 점은 상위사업자들이 6∼9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는 점입니다. 상위사업자들과 재판을 참관했던 투자자들의 차이가 있다면 투자의 시기입니다. 누가 먼저 투자했고, 누가 나중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운명이 뒤바뀐 것뿐입니다.

원금을 보장하면서 수십 배의 수익을 보장하는 사업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있다한들 인간의 욕심에 비춰봤을 때 과연 그것을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게 먼저입니다.

혹한의 날씨 속에 양손을 비벼가며 테헤란로를 누비는 사람들,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출근길 전철에 꾸역꾸역 몸을 싣는 사람들, 불편한 몸을 이끌고서라도 몇 푼이라도 벌어보겠다며 폐지를 줍는 사람들. 만약에 그런 사업이 있다면 세상이 이리 각박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욕심을 버리고 세상을 혹독하게 바라봐야합니다. 어렵사리 모은 돈을 한 순간에 잃었다고 해서 그것을 책임져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명심하십시오. 어차피 인생의 마지막에 입는 옷에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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