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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보다 더 맛있는 비욘드미트 (2019-12-05 17:49)

사회적 가치의 핵심=고객가치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 증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의식 수준 향상, 글로벌 및 각국 정부의 정책 강화 등으로 인해 기업의 사회적 문제 해결은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기업들이 부수적•선택적 활동이 아닌, 핵심 경영 활동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식품업계에서도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 식물성 고기 전문기업인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녹두단백질로 대체계란을 만드는 저스트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비욘드미트은 지난 5월 2일 나스닥에 상장됐다. 상장 첫날 공모가 25달러에서 출발해 한달 만에 100달러를 돌파했다. 기업 가지는 90억 달러 이상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100배를 넘는 수준이다. 평균적으로 식품 기업의 기업 가치가 매출액의 2배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비욘드미트는 단순한 식품 기업이 아닌, 차별화된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6년 51개의 홀푸드 매장 입점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의 식품매장 3만 곳 이상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 현재는 북미 중심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최근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2009년 설립된 비욘드미트는 인간의 건강, 환경 보호, 자원 보존, 동물 복지 등 4가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자사의 제품을 소비하면 기존의 가축 사육과 비교해 물은 99%, 토지는 93%, 온실가스는 90%, 에너지는 46%를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대중을 공략해 기업의 미션을 실천한다
비욘드미트는 육식을 즐기는 일반 소비자들을 타겟 고객으로 삼았다. 통상적으로 기존 식물성고기 업체들은 채식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한다. 유사한 사업 아이템과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제한된 시장 내에서 서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 위해 경쟁한다. 비욘드미트의 CEO인 에단 브라운은 엄격한 채식주의자이자 환경주의자다. 그는 어린 시절을 농장에서 보내면서 동물들이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사육되거나 도축되는 것에 문제 의식을 가졌다. 사람들이 섭취하는 단백질의 근원을 동물에서 식물로 바꾸는 것이 환경 보호, 자원 보존, 동물 복지 등 사회적 이슈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했다.
▷ 비욘드미트의 다양한 식물성 고기 제품

하지만 그는 소수의 실천만으로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중을 설득해 채식주의자로 만드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임을 잘 알고 있었다. 다양한 캠페인이나 광고를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켜 성과를 내려고 했던 정부나 기업의 노력들이 대부분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는 사람들의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왜 식물성 고기를 먹지 않는가?’에서 출발했다. 고객이 식물성 고기 구매를 꺼리는 이유를 해결한다면 즉, 진짜 고기를 포기 못하는 부분을 식물성 고기가 충족시켜준다면, 구매라는 행동으로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것이 비욘드미트가 육류를 즐기는 사람들의 ‘고객가치’에 집중한 이유다.


시행착오 통해 고기의 맛, 질감, 형태를 그대로 구현
‘고기’라고 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경험이 있다. 달궈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선홍색 고기를 올려놓으면, ‘치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갈색으로 익어간다. 잘 익은 고기를 씹는 순간 육즙이 흘러나오고 씹을수록 고기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콩으로 만든 고기는 모양은 물론, 식감, 맛이 분명 고기와 다르다.
▷ 비욘드미트의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

비욘드미트는 자사만의 기술을 통해 진짜 고기를 조리하거나 섭취할 때 소비자의 경험을 동일하게 구현해낸다. 코코넛 오일과 비트로 붉은 육즙을 만들어내거나 닭고기•소고기의 섬유 조직을 재현해내는 차별적 기술은 끊임없는 고민과 시행착오에서 나온 결과이다. 그들의 기술 개발 역사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에 박사는 식물성 재료와 압출 성형기로 닭고기 찢을 때 특유의 질감을 구현해내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다. 적절한 재료, 압출성형기의 최적 온도 및 압력 수준은 오직 무수히 반복되는 실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찾아야만 했다. 답을 찾아갈 즈음 에단 브라운을 만나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 개선에 돌입하게 됐으며, 2012년 인공 닭고기를 출시한 이후, 소고기 다짐육(2014년), 햄버거 패티(2015년), 소시지(2018년)를 연이어 출시했다.

많은 사회적 기업들은 고객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착한 기업인지를 알리고자 한다. 그리고 자사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고객 역시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비욘드미트의 접근 방식은 달랐다. 사회적 가치보다는 고기가 주는 즐거움을 여전히 누릴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하고, 고객들이 진짜 고기와 구분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자사 제품을 더 선호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또한, 식품점의 육류 코너에 자사 제품을 진열하도록 했다. 소비자들에게 진짜 고기로 다가가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고객가치에 집중할 때, 의미있는 사회적 가치 달성
비욘드미트의 성공은 의미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몇가지 현실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첫째, ‘대상 시장 확인’ 및 ‘타겟 고객 정의’가 중요하다. 소비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런 니즈가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시장이 존재하지 않거나, 시장 규모 확대가 제한적이라면 사업의 존속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타겟 고객을 선정한 후에는 경쟁자를 이길 수 있는 ‘구체적 고객가치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철저한 실행이 없으면 결과를 얻을 수 없다. R&D, 생산, 마케팅 등 모든 기능 간의 유기적 협조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객가치에 집중한 비욘드미트의 노력은 자사의 재무적 성장은 물론, 궁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인공 육류의 사업적 성공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아무리 비전이 고귀하다 해도 결국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 업계도 변화시킬 수 있고, 사회 시스템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기업이 세상을 바꾸는 첫 단추는 고객가치에 있다.

<출처: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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