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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재난에서 ‘최후의 승자’는?

온라인 유통업체 쿠팡이 선두

  • (2020-04-24 10:30)


코로나19에 따른 유통시장의 변화
지난 2015년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유통업계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당시 국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였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도 가장 중요한 뉴스로 ‘메르스에 따른 소비 침체’를 꼽았다. 메르스가 극에 달했던 2015년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 가량 줄었다. 백화점은 매출이 12% 급감하면서 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꼽은 세 번째 뉴스는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했다는 소식이었다. 같은 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매출은 급증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쿠팡의 경우 2014년 매출액이 3,485억 원이었는데 2015년에는 1조 1,338억 원으로 매출이 급상승했다. 쿠팡은 2018년에 매출액을 4조 4,228억 원으로 키우며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의 대표격으로 성장했다.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이나 천재지변이 산업 판도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2003년 사스가 창궐했을 때 중국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크게 성장했다. 당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집 밖에 나가기를 꺼려해 온라인 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때 주목받은 업체가 알리바바다. 당시 알리바바의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했고 중국에서는 ‘사스와의 전쟁에서 승자는 알리바바’라는 말까지 돌았다.

일본에서 ‘라인’이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계기도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이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19(이하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유통시장에 또다시 변화가 일고 있다. 분위기는 ‘메르스’ 때와 유사하다. 쿠팡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쿠팡과 옥션, G마켓, 위메프 등 오픈마켓 업체 7곳이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서 거론된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의 경우 지난 1월 1일부터 대구 신천지 신도였던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기 하루 전인 2월 17일까지의 SNS 정보량은 2만 9,456건이었다. 반면 2월 18일부터 3월 31일까지 43일간의 정보량은 5만 608건으로 71.75% 증가했다.


쿠팡, 거래 규모 1위 등극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만나는 것을 기피하면서 마트, 백화점, 오프라인 시장은 퇴색한 반면 온라인과 배달 시장 등은 약진했다.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성장과 함께 내부에서는 1위 기업이 바뀌는 대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양극화 현상이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고,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온라인 시장도 소수가 지배하는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쿠팡이 있다.

쿠팡이 거래 규모에서 1위로 등극했다는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는 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발표한 2월 주요 소매시장 결제 동향과도 같았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결제한 총금액은 1조 6,300억 원으로 이베이코리아의 1조 4,400억 원을 넘어섰다. 와이즈앱은 지난 1월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쿠팡 총 결재 금액이 17조 1,000억 원을 기록해 이베이코리아의 17조 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는데 특히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이 같은 격차가 더 급속히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쿠팡 주문량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1월 28일 일평균 330만 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300만 건대를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로켓배송, 로켓 성장 견인
쿠팡의 성장에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며 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가 올라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 2월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서 온라인 쇼핑 매출 비중은 전체의 49%를 차지하며 오프라인 쇼핑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커머스 기업 중 유독 쿠팡에 주문이 더 몰린 데는 쿠팡 특유의 ‘로켓배송’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직매입·자체배송망을 갖춘 덕에 쿠팡에서 주문한 상품은 최소 반나절이면 소비자 집에 도착한다. 일반 택배사가 쉬는 일요일이나 새벽에도 물건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외식을 피하고 집에서 식사하는 수요가 늘면서 식료품을 신선하게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 주문도 늘었는데, 이 수요도 상당 부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을 넘어서지 못하는 다른 업체와는 달리 쿠팡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국 단위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7조 1,530억 원, 영업손실 7,20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4.2% 늘었고, 영업손실은 4,000억 원 이상 줄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적자는 쿠팡의 발목을 잡는 불안요소로 자리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쿠팡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 쿠팡 김범석 대표

쿠팡은 여전히 누적적자가 3조 원을 넘고 있지만 로켓배송 가능 지역 확장을 위한 투자와 추가 인력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주문량이 대폭 늘었지만 인건비나 배송비가 오르면서 적자폭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대구첨단물류센터, 제주 1캠프 등 전국에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여력도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전략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과 유사한 쿠팡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커머스 시장에서 거래량이 상위 업체 몇 곳에만 몰리고 하위 업체에는 줄어드는 식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쿠팡은 그간 적자를 면하지 못하면서도 꾸준하게 물류센터를 확충하면서 로켓배송을 이뤄내고 기가 막힌 타이밍까지 한몫했다. 사실 쿠팡의 이러한 투자방식은 이미 미국의 거대 유통 공룡이라 불리는 아마존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아마존도 오픈한 이후 8년 동안 막대한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2000년에는 약 14억 달러(한화 약 1조 6,000억 원) 적자를 본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아마존도 쿠팡과 같이 상품직매입과 이에 따른 물류센터 확장이 적자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아마존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고 미국 이커머스 시장 50%를 점유하며 2002년에야 흑자로 전환했다.

세계 대표기업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쿠팡이 아마존과 비슷한 위치를 국내에서 점유하려면 아마존이 했던 대로 국내 1위, 그것도 압도적인 1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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