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돋보기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2020-05-29 09:56)

빙글빙글 세상 이야기


우리나라 ‘소득 크레바스(Crevasse)’는 10년 이상 길어진 채 머물러 있다. 직장에서 퇴직한 뒤 국민연금 받기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소득 크레바스는 안정적인 소득이 끊기거나 줄어드는 시기다.

2019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은 평균 49.5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 받는 시기는 현재 62세에서 2034년까지 65세로 늦춰질 예정이다. 크레바스 사이의 틈은 오히려 더 벌어지는 상황이다.


퇴직자 생활비 월 252만 원 
하나금융그룹의 ‘100년 행복연구센터(이하 센터)’는 서울‧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50세 이상 남녀 퇴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퇴직자의 생활비는 월 평균 252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3명 중 2명은 퇴직 전에 비해 생활비를 평균 28.7% 줄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씀씀이는 퇴직자들의 바람과는 차이가 있다. 이들은 괜찮은 생활수준을 위해 월 400만 원 이상 필요하다고 봤다. 생활비 2~300만 원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 하며 먹고 사는 정도’일 뿐이다. 경조사를 챙기고 사람도 만나며 여가를 즐기려면 그 이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설문자는 “아파트 관리비 기본적으로 20∼40만 원이 나오고, 경조사비 20만 원, 아프면 돈 나가고, 보험료, 공과금 이런 게 내가 쓰지 않아도 100만 원이 나간다”며 “정부에서 최저 생계비가 혼자 사는데 170만 원이 든다고 하는데, 둘이 그렇게 산다면 200만 원으로는 그냥 사는 정도. 400~500만 원 정도면 ‘그래도 이제 구경도 다니고 그렇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퇴직자 대부분, 생활비 경제활동에 의존퇴직자 중 절반(55.1%)은 재취업(37.2%)이나 창업(18.9%)을 통해 취업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퇴직자들이 재취업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2개월이며, 생애 주된 직장과 동종업계에 취업한 비율이 35.2%였다. 자영업 창업 업종은 도소매업, 교육, 음식점, 부동산 임대업 순으로 나타났다.

미취업자 역시 64.8%는 경제활동을 준비하는 취업 대기자다. 퇴직 당사자뿐만 아니라 배우자도 절반 이상(58.6%)이 일을 하고 있어, 부부 경제활동 비중은 84.8%로 높아진다. 경제활동 중인 가구의 수입은 평균 393.7만 원이다. 맞벌이는 평균 월 513.9만 원, 외벌이 월 331.5만 원으로 나타났다.

당장은 일을 하지만 생활비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36.4%는 일을 그만두면 당장 또는 1년 이내에 형편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을 안고 있다.


노후대비 위해 월 110만 원 저축
퇴직자에게 노후준비는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다. 가장 많은 걱정은 ‘앞으로 늘어날 의료비(71.7%)’와 ‘노후자금 부족(62.0%)’이다. 여기에 ‘자녀의 결혼비용(56.2%)’까지 더해진다.

퇴직자들은 대부분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활동을 더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 외에 저축을 계속하고, 보유주택을 활용하거나 여생 동안 생활비를 지급하는 금융상품을 찾고 싶어 한다.

국민연금을 어떻게 수령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퇴직자 대부분(72.4%)이 제 때에 받겠다고 응답했다. 국민연금을 미리 받는 조기연금을 신청하겠다는 12.3%, 늦게 받는 대신 국민연금액을 늘리는 연기연금 신청은 15.3%를 차지한다. 퇴직자들은 주택연금을 노후준비의 비상수단으로 본다. 54.4%는 노후자금이 부족한 상황이 오면 주택연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10명 중 6명 퇴직 후 심적 후유증 겪어
퇴직 후유증은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가족과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퇴직 후유증은 남성이 더 많이 겪는데, 55세 이전 조기퇴직 한 남성일수록 ‘가장으로서 압박감’으로 인해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일을 재개하면서 후유증을 털어냈다. 후유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가족의 위로와 격려도 큰 도움이 된다. 배우자와 관계가 좋을수록 후유증을 덜 겪는다.

퇴직자들은 여가활동에 평균 하루 2.6시간, 지출액은 평균 월 14만 원, 주로 배우자와 함께 한다. 퇴직자 대부분(60.8%)은 여가가 종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고 답한다. 여가를 즐기기에는 돈이 부족하거나(47.9%), 일하느라 시간이 부족한(31.3%) 현실 때문이다.


퇴직과 동시에 노후 준비 마친 금퇴족
센터의 설문에서 노후준비에 자신감을 金퇴족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8.2%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金퇴족이란 생애 주된 직장에서 물러난 50대 이상 퇴직자 가운데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사람들이다.

金퇴족은 퇴직연금과 연금저축과 같은 연금에 일찍 가입했다. 이들의 연금 가입률은 30대 초반에 이미 28.0%를 보였다. 40대부터는 46.3%가 연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했다. 그에 비해 일반 퇴직자의 경우 30대 이전 연금 가입률이 20.4%이었고, 40대 후반 되어서도 32.0%에 머물렀다.

金퇴족 4명 중 1명(26.8%)은 25세 이전부터 주식‧ 펀드‧파생상품 등으로도 노후자금을 운용한 경험이 있다. 30대 후반부터는 절반 정도(47.6%)가 투자금융상품을 활용했다. 그 덕분에 다른 퇴직자에 비해 투자관련 지식이나 정보수준에서 자신감이 있는 편이다.

이들은 또 다양한 방법으로 노후자금 운용방법에 관한 정보를 모은다. 金퇴족이 활용하는 정보 수집 채널은 ▲금융회사 자산관리 설명회 ▲친구, 지인 ▲투자정보 도서 ▲인터넷 등이다. 일반 퇴직자에 비해 자산관리 전문가와 상담 경험도 많다. 상담 영역은 보험(70.3%), 은퇴자산운용(45.9%), 세금관리(37.8%), 상속‧증여(16.2%)의 순이다.

또한 金퇴족 92.7%는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퇴직자(74.0%)에 비해 18.7%p 많은 것이다. 생애 첫 주택 마련도 빨랐다. 절반 가까이(46.0%)가 35세가 되기 이전에 첫 주택을 마련했다. 金퇴족 역시 주택연금을 비상 노후재원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평균적으로 72세에 월 174만 원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은 특히 72.0%가 주택 외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 유형별로는 주택(47.6%), 토지(25.6%), 상가(13.4%), 오피스텔(12.2%)의 순이다. 그 덕에 부부 경제활동도 있지만 금융자산, 임대소득 등 생활비 원천이 다양하다. 한마디로 金퇴족은 일찍부터 자산을 잘 운용하여 퇴직 후 소득원의 분산을 이룬 셈이다.

<참고자료: 100년 행복연구센터 - 생애금융보고서>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 저작권자 ⓒ 한국마케팅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목록으로

포토뉴스 더보기

해외뉴스 더보기

식약신문

사설/칼럼 더보기

다이렉트셀링

만평 더보기

업계동정 더보기

세모다 스튜디오

세모다 스튜디오 이곳을 클릭하면 더 많은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날씨

booked.net
+27
°
C
+27°
+22°
서울특별시
목요일, 10
7일 예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