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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탈(脫)서울 해야하나 (2020-07-03)

이제 서울시에 있는 사업자들은 지방에 가서 사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6월 8일 서울시는 업계에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했습니다. 이후 6월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업계를 고위험시설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울시는 6월 29일 다단계판매업을 포함한 특수판매업의 집합행위를 강력히 단속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리치웨이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자 이후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확진자가 증가하자 대의적인 감염병예방 차원에서 강도 높은 행정조치는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특정 업계에만 무기한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하고 집합금지 명령 대상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혼란을 야기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6월 8일 서울시가 최초 발령한 집합금지 명령에 업계 대다수는 사업장 내 교육장 또는 강의장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업체는 그 외 시설에도 집합금지 명령 스티커가 발부됐고 이에 업계는 혼란이 야기됐습니다. 또, ‘다수의 인원이 모이면 안 된다’는 것에 다수의 기준이 몇 명인지에 대해서도 왈가왈부 말이 많았습니다. 답답했던 업체는 직접 관할 지자체에 문의했지만 지자체별 기준 인원은 모두 달랐고 심지어 같은 지자체에서도 답변하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더욱 고강도 행정 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사업장이 아닌 곳에서의 집합도 모두 단속하겠다는 것입니다. 최근 MBC 뉴스에서 사업자들이 회사 근처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사업설명회를 하는 모습이 방영됐습니다. 업계는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사업자들이 사업장에서 세미나나 미팅을 금지하고는 있었지만 외부에서 소규모 미팅을 하는 것까지는 만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들 또한 사업장이 아닌 곳에서의 소규모 모임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뉴스에 한 번 방송되고 나자 서울시의 태도는 더욱 강한 제재로 돌변했습니다. 사업장이 아닌 외부에서의 모임도 단속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서울시 모 관계자는 “처음부터 집합금지라는 것은 집합행위 자체가 금지된다는 것을 뜻하는데 회사나 사업자들이 강의장 또는 교육장으로만 집합금지 대상을 좁혀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업계가 이렇게 한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게 제대로 설명을 해줬다면 외부에서의 소규모 모임도 현저히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어찌됐건 서울시는 뒤늦게나마 좀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집합금지 명령을 재고시했습니다. ‘명칭’을 불문하고 특수판매(방문판매·후원방문·다단계) 목적으로 교육, 홍보, 세미나 등을 위한 모임 또는 유사한 모든 집합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또 이를 준수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을 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서도 의아한 점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실버 자율감시단을 7월 3일부터 운영해 홍보·체험관 불법집합행위를 모니터링하고 신고한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예전부터 실버감시단을 운영했지만 이번에는 개인적으로 섣부른 판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로나19는 연령대에 상관없이 감염되는 바이러스지만 노년층에게는 특히 더욱 취약합니다. 그럼에도 어르신들로 구성된 실버감시단을 운용해 점검하겠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이분들을 사지로 모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코로나19의 지역사회의 추가 확산 차단과 예방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하면서도 어르신들에게 점검을 맡겨 혹여나 실버감시단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서울시는 오히려 더욱 거센 비난의 화살을 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제 서울에서는 사업자들이 사업을 위한 모임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온라인 화상미팅을 통해 사업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리크루팅은 더욱 힘들죠. 서울시는 지방에 본사가 있더라도 사업자들이 서울시에서 모임을 갖는 것도 제재 대상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역으로 생각해 서울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 소규모 모임을 갖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겠죠? 가장 많은 사업장이 있는 곳도 서울이고, 가장 많은 사업자가 활동하는 곳도 서울이지만 더 이상 서울에서 오프라인 모임이 불가한 만큼 사업자들이 지방에서 모인다면? 다른 지자체이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도 어찌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극단적으로 설명한 것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업자들의 탈(脫)서울 모임이 그렇게 좋은 묘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서울시의 조치에 대해 업계 관계자가 제시한 의견이 있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해당 의견은 집합금지 명령과 같은 강력한 제재 조치 보다 오히려 제재를 완화하고 사업장 내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와 그에 준하는 설비를 갖추게 해 사업자들이 외부가 아닌 사업장 내에서만 미팅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강한 제재는 오히력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업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좀 더 현실적인 방역대책을 시행해 주길 바라봅니다.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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