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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 (2020-07-10 10:18)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유통업계가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마주하지 않고 접촉하지 않으며 물건을 사는 ‘언택트’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다단계판매업체를 비롯한 여러 유통 기업들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점이 가장 눈에 띕니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암웨이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챗봇 도입을 시작으로 디지털 혁신 과제 수행을 본격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한국암웨이는 올해 AI 챗봇 솔루션 구축에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커뮤니티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인공지능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암웨이는 다단계판매업체 중 SNS를 적극 활용하는 기업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이전인 지난해 창립 60주년 행사에서 밀린드 판트 최고경영자(CEO)가 “온라인에서 다양한 관심사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인플루언서(SNS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의 중요성은 점점 커진다”며 “앞으로 좀 더 ‘인스타제닉(인스타그램에서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천명하기도 했죠. 암웨이는 작년에만 2억 달러(약 2,400억)를 디지털 플랫폼 분야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결을 같이 하는 한국암웨이 역시 최근 SNS 비즈니스 툴, ‘에이 클릭스’를 론칭해 카카오 계정을 통해 홈페이지나 모바일 전용 앱에 접속, 제품 주문 및 각종 비즈니스 지원 메뉴 등 기존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회원과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재미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하기도 있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전 세계 PC 보급에 큰 역할을 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운영하던 오프라인 매장 80여 곳을 닫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임시로 영업을 중단했던 매장들이 영구적으로 폐쇄되는 것입니다. 매장 철수에 드는 비용만 약 4억 5,000만 달러(약 5,4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독경제’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요즘 떠오르는 유통업계의 키워드라고 합니다. 구독경제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는 것보다 적은 금액을 내고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말합니다. 신문·잡지 정기구독, 학습지, 정수기 렌탈 등 전통적인 정기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하죠. 다단계업계에 덧대어 생각해보면 구독경제를 ‘오토십’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특히 무제한 스트리밍 영상을 제공하는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고, 최근에는 구독경제를 통해 면도기, 술, 식료품 등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기도 합니다.

한편 경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가 반등하느냐, 장기 침체로 이어지느냐로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경기 부양책을 제외한 경기 지표 흐름을 고려하면 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정부 정책으로 소비가 조금 늘었고 대규모 경기 부양책 등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외환위기 시절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다수의 실업자들이 다단계업계로 유입됐던 만큼, 업계에 고무적인 현상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기도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청년층이 고용 충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고 있어 청년층 유입에 대한 기대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20년 하반기 국내 경제 이슈’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로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고용보호제도 등으로 기존 노동자의 구조조정을 하기보다는 신규채용을 줄이고 있다고 합니다. 또 숙련자에 대한 선호 등으로 신규 구직자인 청년층의 고용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모임이 새로운 감염창구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한국암웨이와 같이 온라인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이들을 맞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다단계판매업체의 약 80%가 몰려 있는 서울시가 다단계‧방판 등 특수판매업의 집합행위를 사업장 외의 장소에서도 금지한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현대판 파시즘이냐’, ‘식당에서 한쪽은 일반인 4명, 한쪽은 판매원 4명이면 판매원만 제재할 것이냐’는 둥 불만이 많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코로나19유행이 길어지고 있으며 마스크를 쓰고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등의 생활 양상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온라인 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모진 풍파를 겪은 나무가 휘어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것처럼 산전수전 다 겪어온 업계가 이 정도 위기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모두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극복해 나갑시다. 파이팅!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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