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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의 신비…매운맛에 중독되는 이유 (2020-08-07 10:41)

빙글빙글 세상 이야기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은 말해 무엇할까. 대다수의 한국인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떡볶이, 불족발, 불닭발 등을 즐겨 먹는다. 한국인은 유독 ‘매운맛’을 선호한다. 불닭소스를 가득 비빈 라면부터 마라탕 열풍에 이르기까지 매운맛의 스펙트럼도 넓다. 매운 요리는 ‘먹방’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인기 요소다. 심지어 매운맛을 무기 삼아 다이어트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 왜 이렇게 매운맛에 중독되는 걸까?


캡사이신, 신진대사 활발‧파키슨병‧대장암 예방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크게 4가지다. 마늘과 양파에 들어있는 알리신(Allicin), 후추에 들어있는 피페린(Piperine), 겨자나 고추냉이 등에 들어있는 시니그린(Sinigrin), 마지막으로 고추의 캡사이신(Capsaicin)이 바로 그것이다.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과 항균 작용을 하고 혈액 순환과 소화를 돕고, 피페린은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위와 장 속 가스를 제거한다. 또 연구에 따르면 피페린은 지방 세포의 형성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캡사이신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이를 통해 지방을 태우며 열을 발생시키는 갈색 지방세포를 활성화해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면서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시킨다. 사람들이 매운맛에 열광하는 이유도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분비가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진병관 경희대 의대 교수팀에 따르면 고추의 캡사이신이 파키슨병의 주요 원인인 도파민의 분비 장애를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발생하고, 안정떨림, 경직, 운동느림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의과대학 연구팀은 캡사이신이 대장에 종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위나 대장에 종양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쥐에게 캡사이신을 투여했다. 그 결과 대장의 종양이 감소했고, 또한 수명도 3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 국내 유튜버들 사이에서 매운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불마왕라면


매운맛, 다이어트에도 도움
매운맛이 실제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정답만 말하자면 ‘YES’다. 하지만 과도하게 먹을 경우 ‘NO’가 된다. 서울 365mc 병원 노원점 채규희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매운맛 다이어트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본다.

매운맛이 체중감량·다이어트 효과를 내는 이유는 캡사이신 성분 덕분이다. 고추 속에 많이 들어있는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태우는 성분으로 꼽힌다. 이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몸을 따뜻하게 만들고 신진대사를 높여 지방분해를 촉진한다.

미국 와이오밍대 약대 연구팀에 따르면 “캡사이신은 체지방을 저장하려는 ‘백색지방’을 열량 소모를 늘리는 ‘갈색지방’으로 바뀌도록 도움을 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매운 음식을 먹으면 다른 맛의 음식을 먹을 때보다 천천히 섭취하게 된다. 이 역시 다이어트에 유리한 요소다. 매운 음식을 천천히 먹다보면 아무래도 다른 음식을 먹을 때에 비해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1주일에 3일 이상 매운 음식을 반드시 먹어야 한다면 단순 스트레스 해소가 아닌 중독적인 현상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다이어트 효과는커녕 위장질환에 노출되거나 비만해질 우려가 높다.

채 대표원장은 “캡사이신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성분인 만큼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을 자극한다”며 “매운 음식을 잔뜩 먹은 다음날 화장실에 자주 간 기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해질 우려가 높다. 대다수 매운 음식은 단순히 소스만 먹는 게 아니라 고칼로리 음식과 버무려진 경우가 많다.

채 대표원장은 “떡볶이, 낚지볶음, 불닭, 마라탕 등은 모두 고칼로리 고탄수화물 재료가 곁들여졌다”며 “또 양념에는 캡사이신뿐 아니라 설탕 등 다양한 첨가물과 유화제·보존제가 들어가 오래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고 비만해질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살이 무한정 빠지는 것은 아니다”며 “캡사이신으로 태울 수 있는 열량은 소량에 불과한 데다가, 오히려 탄수화물·지방 등을 과도하게 먹게 돼 다이어트에는 역효과가 날 확률이 크다”고 덧붙였다.

매운맛을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위장 자극을 덜하도록 매운 맛을 중화하는 음식을 함께 섭취하는 게 추천된다. 대표적으로 우유와 달걀을 꼽을 수 있다. 우유 속 유지방 성분이 매운맛을 감해준다. 달걀도 좋은 선택이다. 캡사이신이 위장을 자극하는 것을 막을 뿐 아니라 단백질 섭취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채 대표원장은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위장자극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적정량 섭취를 지키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
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을 스코빌 지수(Scoville scale)라고 한다. 이는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를 스코빌 매움 단위(Scoville Heat Unit, SHU)로 계량화하여 표시하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매운맛의 대표주자 청양고추는 스코빌 지수가 약 4,000∼1만 2,000 SHU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재배된 ‘캐롤라이나 리퍼 페퍼’와 신종고추 ‘페퍼X’로 스코빌 지수가 각각 140만∼220만 SHU, 318만 SHU에 달한다. 페퍼X의 경우 우리나라의 청양고추보다 최대 800배나 매운 셈이다.
▷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 ‘페퍼X’

페퍼X는 지난 2013년 캐롤라이나 리퍼를 만들었던 미국 퍼커버트 페퍼 컴퍼니가 10여 년 연구 끝에 탄생했다. 페퍼X를 이용해 만든 핫소스는 선주문 분량 1,000병에 대한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2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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