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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급할수록 돌아가라

  • (2020-11-20 10:15)

최근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텍과 공동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BNT162b2’의 3상 연구의 중간 분석 결과에서 코로나19 예방에 90%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함에 따라, 전 세계 글로벌 보건 위기 종식에 대한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LY-CoV555’를 일선 병원에 배포하기 시작했습니다. ‘LY-CoV555’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배포가 결정됐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공공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수혜자들이 본인 부담비용 없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BNT162b2’도 조만간 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만약 ‘BNT162b2’의 긴급사용이 승인되면 미국에서는 12월 초부터 예방 접종을 실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미국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누적 확진자가 천만 명을 넘어섰고, 매일 신규 확진자가 수십 만 명씩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마스크에 대한 반발로 인해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치적 이해관계까지 겹쳐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민낯이 코로나19로 인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에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백신과 치료제가 최대한 빨리 나와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기로 유명한 FDA가 코로나19 관련 백신과 치료제에 대해서는 긴급사용에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에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도 완전 종식을 통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백신과 치료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새로 개발되는 백신과 치료제는 반드시 유효성(efficacy)과 안전성(safety) 모두를 확보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예방 또는 치료 효과가 있어야 하고, 또 인체에 사용하기에 안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의약품 임상시험의 경우 희귀 질환인 경우에는 수백 명 정도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지만, 보편적인 질병이나 코로나19 같이 팬데믹 급의 질병의 경우 최소 수만 명의 시험자를 모집해 진행해야 합니다.

임상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3상입니다. 보통 임상 2상까지는 새로 발견한 물질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예측하는 단계라면, 3상은 실질적인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정확하게 입증하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신약 후보 물질들이 3상에서 70% 이상 탈락합니다. 통과한 30%도 허가를 받지 못해 제품화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실제로 임상 3상을 통과해 제품화되는 확률은 10% 미만입니다. 이런 이유로 보통 임상 3상은 1차, 2차 두 번을 거치기도 하며, 2개 이상의 국가에서 시행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야 제한적 허가라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람에게 직접 투약해야 하는 만큼 그로 인한 다른 부작용이 나올 확률을 최소화해 가장 중요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임상과 허가는 우려스러운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사상 초유의 팬데믹이라 해도 일처리가 너무 급하지 않나 걱정입니다. 물론 현재 미국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너무 커져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도 덩달아 급할 필요가 있을까요? 최근 언론들은 아직 승인도 받지 않은 화이자 백신의 국내 수급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직 ‘효과’와 ‘안전성’ 중 어느 하나도 확실하지 않은데도 말입니다.

원래 FDA는 신약을 승인할 때 최소 3,000명의 임상시험 참가자에 대한 1년간의 자료를 요구합니다.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다고 해도 백신을 임상시험 참가자에게 투여한 뒤 적어도 두 달간은 효과와 안전성을 관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FDA가 긴급사용승인을 하는 경우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 검증을 거치지 않고 승인절차가 이뤄집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국민 모두 빨리 백신과 치료제가 공급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와의 싸움이 종식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 개발에는 신중 또 신중해야 합니다.

우리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제대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지 못한 백신이나 치료제의 확보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어쩌면 FDA의 긴급사용승인은 통과하기 까다로운 임상 3상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같습니다.

얼마 전 브라질에서 중국산 코로나 백신을 사용 허가했다가 사망자가 발생해 중국산 백신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해당 백신에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사망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새로 나오는 백신이나 치료제를 일반 국민이 사용하게 될 때는 조금 늦더라도 최대한 살펴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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