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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지각변동? 찻잔 속 태풍?

  • (2021-01-29 09:25)

지난해 4월 규제 특례로 시작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실증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2021년에는 건강기능식품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가 전면 허용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만약 올해 안에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가 전면 허용되면 앞으로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여러 제품을 조합한 맞춤형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 실증사업이 시작될 때만 해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할 때 온라인은 배제되는 분위기였습니다. 보건의료계의 반발이 워낙 심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진행과정에서 소비자가 첫 상담 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상담하면 온라인으로 정기적인 구매가 가능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바라보는 관련 업계의 시선은 상당히 뜨겁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 시장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안전성 문제와 더불어 소매 판매 패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식품 대기업과 건강기능식품 업체들은 긍정적인 측면을 높게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해 4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가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으로 선정됐을 때 1차로 시범사업 운영에 7개 업체가 참여했습니다. 이후 8월에 추가 승인했을 때는 9개 업체가 추가로 참여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는 관련 업체들이 개인 맞춤형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이들 업체들은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해 새로운 수익원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첫 상담 시에만 매장을 방문하고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정기적인 구매가 가능토록 한 것은 업체들에게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시범사업을 통해 미리 소비자를 선점하고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후발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승산이 있는데 개인 맞춤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기대감 만큼 우려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정부가 지난해 규제 특례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 실증사업을 시행하며 소분판매를 허용키로 하자 안전성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질병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은 복용법이 간단하고, 복용 개수가 많지 않아 소비자들이 복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보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품의 안정성 문제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기존 의약품전달체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분판매를 허용하냐는 것입니다.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건강기능식품 섭취로 인한 부작용은 2015년 502건, 2016년 696건, 2017년 874건, 2018년 964건, 2019년 1,132건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 제도화되고 소분·혼합 판매가 허용되면 부작용 사례는 더욱 급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약사회는 “비의료인인 건강식품판매업자가 사실상 ‘처방’하는 격”이라며 “제품의 기능을 제대로 모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추가 물품 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행위가 벌어져 과다섭취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여러 제품을 조합함으로써 부작용 발생 시 원인규명이 어려워진다는 점도 문제”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습니다.

직판업계는 안전성과 별개로 매출 측면에서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습니다. 암웨이와 허벌라이프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관심도 없을뿐더러 제품을 소분·혼합해 판매하면 오히려 단가가 떨어져 매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더 많습니다. 그렇지만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개인 맞춤형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직판업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화장품과 더불어 직판업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화장품은 지난해부터 개인 맞춤형 시장이 시작됐습니다. 단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사업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남의 일인 것처럼 무시하고 관심을 접어버려서는 안됩니다. 개인 맞춤형이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는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의 일처럼 무시하고 관심을 접었다가는 훗날 변화하는 시장의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해 경쟁조차 못하고 도태될 수도 있습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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