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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수칙 ‘16㎡당 1명’ 가혹하다”

본사‧센터 발길 ‘뚝’…수천만 원 손해에 이사하는 업체도

  • (2021-02-05 09:47)

▷ 한 다단계업체의 사무실 출입문에 출입 가능한 인원의 수를 적은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18일부터 다단계판매업계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완화했지만, 수도권에 있는 업체에 대해 ‘16㎡당 1명’과 같이 강도 높은 방역수칙을 적용하면서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수도권의 경우 ‘8㎡당 1명’이라는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업체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강의장, 센터 등의 시설에 대해 평균 5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예약제를 운용하고 있으나, ‘여러 명이 모이면 안 된다’는 인식 탓에 판매원들의 발길도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장, 센터 등의 효율이 떨어지자 매월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는 업체들도 있으며, 이를 견디지 못하고 규모가 작은 곳으로 사무실.센터 등을 이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 100∼200명 쓰던 강의장, 지금은 5명
수도권에 있는 A사 대표는 “1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장이지만, 현재 4명밖에 못 들어온다”며 “교육장에 이미 4명이 있으면, 추가로 사람이 왔을 때 밖에서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해 예약제를 도입했지만, 지금은 판매원들이 아예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그나마 지방에 있는 센터는 10명 정도 들어올 수 있지만, 판매원들이 교육장에 방문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해 많이 오지는 않는다”며 “센터가 여러 개인데 사실상 공실과 마찬가지고, 센터에 있는 직원 인건비와 건물 임대료, 관리비로 월 5,000만 원을 1년 넘게 지출하고 있어 손실이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B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는 200명 정도까지 모였는데, 지금은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10명도 안 돼 정상적인 센터로서의 기능수행을 못 하고 있다”며 “얼마 전까지 건물의 5개 층을 썼지만, 비용 부담이 상당해 1개 층을 줄였고, 미팅과 세미나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비수도권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C사 관계자는 “평소에는 교육장을 잠가놓다가 판매원들이 예약하면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며 “현재 방역수칙 기준으로 10명 정도 들어 올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소규모로 모이기 위해 5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원들이 많이 오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 확진자 비중 적은데…“카페·식당 수준 방역수칙 적용해야”
이처럼 수도권, 비수도권 할 것 없이 센터, 교육장 등이 사실상 ‘빈방’에 놓이자 임대료가 저렴한 곳으로 시설을 옮기는 업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말 센터를 옮긴 한 업체 임원은 “기존에는 보증금 2억에 임대료만 3,000만 원이 나갔는데 현재는 20분의 1 정도 저렴한 곳으로 센터를 옮겼고, 교육장 없이 홀에 테이블만 가져다 놨다”면서도 “옛날처럼 상시출근하지 않고, 요일·그룹별로 판매원들이 출근해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는데, 16㎡당 1명으로 인원을 고정한 건 너무 가혹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근 사무실을 옮긴 한 업체 지사장은 “코로나19 이후로 판매원,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직원들만 출근하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도 교육장의 활용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사무실을 기존보다 작은 곳으로 이사했고, 스튜디오 등 온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시설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부 판매원들은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아몬드 출신의 한 판매원은 “최근 다단계사업에서 손을 떼고 원래 하던 직장일을 다시 하고 있다”면서 “얼마 전 몇몇 업체 리더들과 만났는데, 소득이 많이 줄어 ‘사업이 재미없다’고 이야기하는 리더들이 많아졌다. 또, 온라인 쇼핑몰이나 전자상거래 업체가 많아지면서 업계의 판도도 많이 바뀌고 있고, 제품도 실생활에서 소비할 수 있는 것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20년 1월 20일부터 2021년 1월 19일까지 1년간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만 3,11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다단계·방문판매 시설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664명으로 전체 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9%에 불과했다.

이같이 업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비중이 크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업체 관계자들은 “카페와 식당 수준의 방역수칙”, “판매원 교육 등을 기업의 필수 경영활동으로 인정하고, 인원 제한 철회”, “인원 제한 없이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비치, 1∼2m 거리두기 준수 등 기본 수칙만 준수” 등의 방역수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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