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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시험대 오른 식약처 전문성 강화 (2021-02-26)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바쁘게 움직였던 정부부처는 아마 식약처와 질병관리청이었을 것입니다. 이중 식약처는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생산, 관리, 보급 등과 관련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지난해 11월 2일 취임한 김강립 식약처장은 식약처의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 배치 등 인력 관리를 체계적으로 정비해 나가고 일하는 방식도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천명했습니다.

그동안 의약품, 식품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유일한 국가기관인 식약처의 심사·허가에 대한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국정감사 등에서 식약처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마다 임상·약리 등 전문가를 충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1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질환이나 감염병 백신·치료제 심사능력 강화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지난 2019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식약처 심사인력은 총 250여 명으로 미국 FDA 8,400여 명, 유럽 EMA 약 4,000여 명, 일본 540여 명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나마 우리나라와 숫자가 별로 차이나지 않는 일본의 경우도 심사인력 1명이 인허가자료 5건을 처리하지만, 식약처는 1명이 30여 건에 이릅니다.

심사인력은 적은데 의약품 허가 심사기간은 더 짧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365일인 데 우리나라는 120일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코로나19 백신 추가 확보를 위해 승인도 단축할 예정입니다. 식약처는 통상적으로 2~3개월 이상 걸리는 코로나19 백신의 국가출하승인을 2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합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백신의 승인 단축에 대해 “질병청과 합동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해 안전성·효과성 및 특례수입 필요성 등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았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19 백신의 승인 단축은 국민 여론을 의식한 측면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1년 넘게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자 국민들은 지쳐갔고 백신과 치료제가 하루 빨리 나와서 이 사태가 종식되기를 고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의 특성 상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수준의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약의 경우에는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 심사인력의 숫자와 시간이 충분해야 합니다.

식약처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됐던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전문 심사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식약처도 할 말이 있습니다. 의약품을 허가할 전문 심사인력은 경력이 오래된 의·약사 또는 화학·생물학 등 유관분야 박사 후 3년 이상 경력자 등입니다. 이정도 고급 인력을 채용하려면 인건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식약처는 의약품 허가 수수료 인상을 통한 예산 충원으로 심사인력을 확충하려 했지만, 번번히 좌절됐습니다. 기획재정부가 의약품 허가 수수료를 대폭 올리면 물가상승률에 반영된다며 인상폭을 30%로 제한했기 때문입니다. 기획재정부가 반영한 인상폭 30%도 매년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 식약처는 2016년 이후 4년만에 의약품 허가 수수료를 30% 인상해 전문 심사인력을 추가 채용했습니다. 결국 식약처는 심사인력 확충을 위한 예산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변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식약처 의약품 허가 수수료는 신약은 약 880만 원, 제네릭은  약 280만 원입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신약 허가 수수료는 약 31억 원, 제네릭은 약 2억 원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사가 매우 높아진 올해야 말로 식약처가 그토록 고대하던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일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낸 김강립 식약처장의 역할에 큰 기대를 해봅니다. 현재 개발중이거나 출시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식약처가 더 이상 전문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서는 안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K방역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K방역의 체계적인 구축을 위해서라도 식약처의 의약품과 식품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앞으로는 전문성 부족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지 않길 기대해봅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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