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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단계 혐오 드러낸 유명 강사 (2021-02-26 10:05)

유명 여성강사 김 모씨가 SNS를 통해 다단계판매를 비하한 것으로 알려지자 그녀에 대한 비난과 함께 ‘속없는’ 다단계판매업계의 행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새 책을 출판한 이후 다단계판매업계의 잇따르는 러브콜을 받아 직접판매공제조합을 비롯한 외국계 업체에서 임직원 및 판매원을 대상으로 강의해 왔다.

김 씨의 강의가 어느 정도의 수준이고, 얼마만큼 청중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강의를 떠나서 인격적으로 또는 상도의적으로도 그다지 깔끔하지는 않다는 상상은 할 수 있겠다.

어쩌면 그동안 김 씨는 다단계판매업계를 대상으로는 내키지 않는 강의를 해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혐오하는 업계에서 열정적인 척 강의를 해야 했던 김 씨의 사정이 안쓰럽기도 하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자신의 주머니를 채워주고, 책을 팔아준 업계와 종사자들의 뒤통수를 칠 것까지야 없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김 씨는 자신이 다단계판매와 연루됐다는 자괴감을 극복하기 위해 느닷없는 공격을 택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본심과 어긋나게 행동한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치유한 것일 수도 있다.

김 씨의 한 시간 강의료는 400~500만 원이라고 한다. 어림잡아도 꽤 많은 돈을 다단계판매업계에서 챙겨 갔다. 생계에도 회사 운영에도 엄청난 도움이 됐을 것이다. 다단계판매업계는 김 씨와 김 씨의 회사를 금전적으로 밀어주고 봉변은 봉변대로 당한 것이다.

강사라는 직업은 어쩔 수 없이 초청한 쪽의 눈치를 보게 돼 있다. 김 씨 역시 조합이나 다단계판매업체 초청 강의에서는 꽤 괜찮은 일이라고 다단계판매를 추켜줬을지도 모른다. 또 어떤 곳에 가서는 다른 일은 다 하더라도 다단계판매는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을 수도 있다. 상대방이 없는 곳에서는 무슨 말을 하더라도 흠도 되지 않고 흉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팬 클럽 회원이랄 수도 있는 다단계판매원에게까지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다단계판매가 위험한 일인 것처럼 이야기했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무의식 중에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머릿속에 이미 그렇게 정리돼 있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김 씨는 왜 그토록 혐오스럽고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다단계판매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싶어했을까?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해도 자신이 혐오하는 대상을 마치 자랑스러운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강의를 해야 했을까? 다단계판매업계는 또 왜 그녀의 강의를 듣고 싶어하고 들려주고 싶어 했을까? 어쨌든 김 씨와 다단계판매업계의 인연은 이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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