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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102주년 3·1절을 맞으며 (2021-03-05)

지난 설 연휴에 산책을 하다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눈에 띄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대한독립, 평범한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였습니다. 책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유명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가 아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련된 책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학창시절 역사 공부를 잘했던 기억은 없습니다. 당시에는 점수를 받기 위해 의미 없이 줄줄이 암기하는 수준이었죠. 그랬던 역사를 군대에서 람세스, 로마인 이야기, 조선왕조실록 등을 읽으면서 점차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제대 후에는 사극에도 심취하게 됐죠.

다소 지루하고 딱딱하게 여겨질 수 있는 역사일 수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인 방송 프로그램으로 단편적이지만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장대하고 긴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지만 개인적으로 일제강점기를 포함한 근현대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시대와 가장 가깝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앞서 언급한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고, 대표님의 선물로 책을 손에 쥐게 되었을 때는 설레기까지 했습니다. 책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잔인한 만행에 맞서 싸웠던 독립군을, 그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가면 세 벽면을 가득 채운 수감자 카드를 볼 수 있는데 그 카드 속 인물들 한 명 한 명에 대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 소개와 함께 잘 알려지지 않은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었던 이들은 말도 안 되는 각종 죄명으로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에 이르는 옥고를 치러야 했습니다. 앳된 학생도 많았고, 아녀자도 많았으며, 백발의 노인도 있었습니다. 학생, 주부, 상인, 기자, 교사, 양반 등 그 시대를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었죠. 책 한 권에 모아놓는 것이 어찌 보면 어울리지 않을 법한 이들은 모두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단 한 가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현재 우리가 상상할 수조차 없는 끔찍한 옥고를 치러야 했던 분들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이다 보니 간혹 이름 석자와 출생지, 나이 정도를 제외하고 부연 설명이 없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단지 사진만 있어도 쉽사리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못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일부는 사진을 찍기 전 일본군에 의해 심한 구타와 고문을 당했는지 퉁퉁 부은 얼굴을 하고 있는 분들도 있었지만, 책에서 소개한 이들 모두의 사진을 들여다 보면 모두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빳빳이 든 고개와 결의에 찬 눈매, 당당한 표정, 일부는 사진 찍는 일본군을 무시하는 듯한 옅은 미소 등. 수형소에 입소하기 전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된 것이 분명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어찌 저렇게 당당할 수 있는지 절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의병에 대한 소개와 사진이 등장하는 대목에서는 얼마 전 OTT를 통해 다시 정주행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이 떠올랐습니다. 드라마에서 배우 이병헌이 열연했던 유진 초이 미군 장교는 “저물어 가는 조선에 그들이 있었다. 그들은 그저 아무개다. 그 아무개들 모두의 이름이, 의병이다. 원컨대 조선이 훗날까지 살아남아 유구히 흐른다면 역사에 그 이름 한 줄이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파란 눈의 이방인 기자가 의병을 인터뷰했던 대목도 떠오릅니다. 의병 중 한 명은 “우리가 일본을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라가 있어야 부모가 있고, 부모가 있어냐 내가 있는 겁니다. 우리는 어차피 싸우다 죽겠지요. 그러나 괜찮습니다. 일본의 노예가 되어 사느니 자유민으로 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라고 말이죠.

독립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안팎에서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운동가는 1만 5,000여 명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중등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인물은 150명도 채 안됩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책을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전부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따금씩 펼쳐보더라도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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