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연평균 12.8% 성장했으며, 지난해 시장 규모는 4조 9, 000억 원으로 올해는 무난히 5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자 관련 업체들 외에도 제약, 화장품, IT 심지어 패션 업체들도 너도나도 신제품을 출시하며 뛰어들고 있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건강기능식품 개발부서에서 가장 고심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점이다. 좋은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도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된다. 


가파른 상승 보이는 20.30 구매율에 주목
그동안 홈쇼핑의 주력 상품은 패션이었다. 해외에서 들여온 고급 브랜드 등이 항상 매출 상위권에 포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실외활동이 대폭 위축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건강기능식품, 마스크 등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롯데홈쇼핑이 최근 3년 동안 건강기능식품(건강식품 포함)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너뷰티, 면역 강화 제품 등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수량을 기준으로 집계한 연도별 건강기능식품 TOP10에는 전통적인 건강기능식품의 강자 ‘홍삼’외에 ‘콜라겐’, ‘프로틴’ 등 이너뷰티 상품이 지난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여기에 ‘프로바이오틱스’, ‘프로폴리스’ 등 면역 강화 제품도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됨에 따라 다이어트 관련 제품은 절반가량 줄었다.

지난해 GS홈쇼핑에서는 종근당건강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순위 4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프리미엄 유산균 브랜드 락토핏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K쇼핑도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상승했는데 전년 대비 매출 상위 품목 구성에 변화가 확연했다. 2019년 건강기능식품 판매 제품군 순위는 1위 프로바이틱스, 2위 루테인, 3위 오메가3였다. 반면, 지난해에는 1∼3위 모두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차지했다. 2019년에는 소비자들이 오메가3, 루테인 등을 골고루 소비했다면 지난해에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제품으로 쏠림 현상을 보인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업체 관계자는 “홈쇼핑의 경우 소비자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어 트렌드에 빠르고 민감하다”며 “당연히 건강기능식품의 트렌드 변화에도 민감하다. 어찌 보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소비자 반응에 최전선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올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는 무엇일까? 홈쇼핑 업체들은 기능성보다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셀프 메디케이션이 확산됨에 따라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매출에서 20.30 구매율이 30% 이상 증가했다. 홈쇼핑 업체들은 이미 20.30 구매율이 주 고객층인 40.50세대 구매 신장률보다 앞선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일 다량 제품보다 휴대가 간편하고 복용하기 편한 ‘복합 소포장’, 1회 분량의 ‘스틱/액상형’ 제품이 올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롯데홈쇼핑은 3월부터 최근 식약처가 실증특례를 검토 중인 융복합 건강기능식품과 흡사한 액상과 정제 2중 복합 제형 제품인 ‘오쏘몰 이뮨’을 발 빠르게 론칭했다. 여기에 한국인의 가장 부족한 영양소 1위에 꼽히는 ‘칼슘’을 업계 최초 액상 타입으로 선보인다.

송재희 롯데홈쇼핑 H&B부문장은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건강식품 수요는 물론 상품군과 연령대도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성별, 연령대별 선호도가 높고, 적합한 상품들을 분석해 고품질 합리적 가격의 단독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품목 또한 다양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