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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속 시원한 결말이 필요한 조희팔 사건 (2021-05-13 17:31)

최근 SBS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 2, 이하 꼬꼬무>에서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범죄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도피한 조희팔에 대해서 방송을 했습니다.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가까운 지인에게 과거 사건·사고들 중 하나를 이야기로 전하는 방식의 교양프로그램입니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새로운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전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로 시즌 1부터 매회 챙겨보며 과거 사건을 좀 더 면밀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방영분은 업계와도 관련이 있는 조희팔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 기대를 하게 됐죠. 사실 조희팔 사건은 대다수의 국민이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만큼 사기 피해 규모도 역대급이었고 피해자도 많이 양산됐기 때문입니다. 많이 알고 있고 잊혀질 만하면 한 번씩 언론을 통해 또는 영화 등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조희팔 사건. 그럼에도불구하고 간략하게 사건 개요를 설명해야겠죠.

조희팔은 다단계판매업체 숭민코리아에서 네트워크 마케팅을 접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숭민코리아 역시 당시 많은 사회적 물의를 불러일으켰던 업체였고 현재까지도 업계 내에서 온갖 불법과 사기를 일삼는 사람들의 명맥을 따라 올라가면 늘 접점에서 거론되는 업체명입니다. 개인적으로 조희팔이 숭민코리아가 아닌 다른 정상적으로 올바른 사업문화를 갖춘 회사에서 사업을 배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숭민코리아 이후 조희팔은 2004년 의료기기 렌탈사업으로 고수익을 낸다는 식의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집합니다. 그런데 회사의 이름이 지역마다 다른 사명을 이용했습니다. 대구와 경상북도에서는 (주)첼린, 부산과 경상남도 지역에서는 (주)씨엔, 서울·수도권 및 충정권에서는 (주)리브 등의 사명으로 사업을 펼쳐나갔습니다. 모두가 알겠지만 조희팔은 후발 투자자의 돈에서 일부를 선 투자자의 수당으로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를 벌였습니다.

조희팔 일당은 얼마나 치밀했던지 무려 4년간 사기행각을 유지했고 전산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가 제기될 시점까지 소요 시간을 예상하는 등 도주 계획도 치밀했습니다. 결국 2008년 10월 회사 전산망을 삭제한 뒤 현금화해 둔 개인 자산을 가진 채 도주했고 경찰은 같은 해 11월 수배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조희팔에게 뇌물을 받았던 경찰의 조력으로 수사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던 조희팔 일당은 유유히 중국으로 밀항을 합니다.

조희팔 일당의 밀항으로 한국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하나둘씩 밝혀지는 조희팔의 사기행각은 일반 사람이 생각하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피해자만 3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피해액도 4조를 넘어서 5조 원에 달했습니다. 피해자들 중 일부는 절망감에 자살하는 등 사회적인 파장이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조희팔 일당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들과 검은 거래가 있었던 국내 조력자들 때문이었죠.

수사에 진척이 없자 피해자들이 직접 들고 일어섰습니다.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수소문하기에 이르렀죠. 큰 수확 없이 시간이 흘러 잠잠해지나 했던 조희팔 사건은 이들이 중국으로 밀항한 4년 뒤인 2012년 5월 조희팔이 2011년 12월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조희팔의 유족은 그의 장례식 영상을 공개했지만 조작 의심이 강했습니다. 조희팔은 인터폴에 의해 수배 중이었으나 사망신고로 인해 수배가 해제됐습니다. 아마 이점을 노린 것이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죠.

또 시간이 흘러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는 2015년 10월 조희팔을 추적한 내용을 방송했습니다. 그리고 방송 뒤 하루 만에 중국에서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드디어 같은 해 12월 16일 한국으로 송환됐고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조희팔의 생사여부를 규명할 핵심 인물로 꼽히던 조카 유 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수사에 부담을 느껴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마저도 명확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태용은 2017년 대법원에서 징역 22년형에 추징금 약 125억 원이 확정됐습니다. 그리고 이에 앞서 2016년 검찰마저도 조희팔의 사망이 확실하다고 결론 내리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지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조희팔의 사망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 일당과 검은 거래로 인해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21년 3월 그동안 검찰이 추징·보관하고 있던 범죄피해재산 약 32억 원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전체 피해액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꼬꼬무에 출연한 피해자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합니다. 조희팔이 도주한 지도 13년이 지났습니다. 조희팔 사건은 그간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재조명됐고 영화로도 개봉됐습니다. 이렇게 조희팔 사건이 계속 언급되는 이유는 다시는 이런 사기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높이기 위함도 있지만, 제대로 된 수사와 그에 따른 속 시원한 결말을 피해자는 물론 온 국민이 바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이다 같은 결과가 밝혀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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