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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고객님’ Z세대, 메타버스에 빠졌다 (2021-08-11)

유통·금융·엔터업계 등 주목…“2025년 시장규모 6배 성장 315조 원”



▷ 일러스트: 노현호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상세계 속 경제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메타버스 시대가 가속화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가상세계에 기반을 둔다는 것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현실과 연동된다는 점에서 더 발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삼성, 애플 등 대형 IT 기업들이 메타버스로 선회하면서 투자자금도 메타버스에 몰리는 상황이고, 다단계판매, 방문판매업계 등 유통업계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 달 동안 97억 시간 사용…페이스북 “메타버스로 전환”
증권가 내에서는 메타버스가 인기 키워드로 자리 잡았으며,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강력한 연결성이 있는 메타버스는 꾸준히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가 대장주로 꼽히는데,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8월 10일 현재 시가총액이 56조 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기준 로블록스를 이용한 사람은 하루 평균 4,210만 명이고, 지난해보다 79% 늘었다. 특히 이들이 3월 로블록스에서 소비한 시간은 무려 97억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가상세계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의 시장규모는 현재 460억 달러(약 52조 원)에서 2025년 2,800억 달러(약 31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 열풍이 불자 현재 국내 유통업계, 금융업계, 엔터업계 등의 산업현장과 생활양식도 가상세계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 역시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 2.0 정책을 발표하며 핵심 과제로 메타버스 등 초연결 신산업을 육성하기로 새롭게 추가했다.

또한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7월 28일 “메타버스는 게임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처음 내놓기도 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비교적 엄격한 게임법의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 메타버스로 한국판 뉴딜 2.0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경제부총리(사진: 유튜브 캡쳐)

2010년 초부터 꾸준히 SNS 시장을 주도해 온 페이스북도 메타버스의 확산세에 따라 관련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최근 “페이스북은 5년 내 소셜미디어(SNS)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VR 헤드셋을 만드는 오큘러스를 2조 원에 인수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공을 들이기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놀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상세계 속에서 얻은 가상화폐를 현실의 화폐와 교환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로블록스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 ‘로벅스(Robux)’를 이용해 게임이나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으며, 로벅스 1개당 0.0035달러로 환전할 수도 있다.

로블록스에서는 이용자가 자신만의 게임을 개발해 유통할 수 있는데, 현재 5,000만 개가 넘는 게임이 제작됐다. 지난해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개발한 사람들은 1인당 평균 1만 달러(약 1,100만 원)를, 상위 300명은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 넷플릭스·유튜브보다 메타버스 더 본다
메타버스가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의 인기 플랫폼으로서 급부상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SNS를 애용했던 세대들이 그랬듯이, 이들이 성인이 되면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아 메타버스가 유통업계의 주요한 마케팅 채널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미국의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나이트’라는 게임을 통해 자신의 아바타가 노래하는 방식의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1,230만 명이 접속했으며, 약 22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당시 스콧의 아바타가 신고 있던 나이키 신발이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수 개인이 벌어들이는 수익도 화제가 됐지만, 홍보를 톡톡히 해낼 수 있는 메타버스의 광고효과도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로블록스는 미국 초등학생들의 놀이터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미국 어린이의 70%가 이용하고 10대들의 로블록스 사용량은 유튜브의 2.5배, 넷플릭스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에서 지난 2018년 8월 출시한 3D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 ‘제페토(ZEPETO)’는 올해 2월 기준 가입자 수 2억 명을 돌파했고, 이 중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를 기록했으며 10대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작년 9월 제페토에서 열린 블랙핑크 가상 팬사인회에는 4,6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다녀가기도 했다.

▷ 3D 아바타 기반 소셜 플랫폼 제페토(ZEPETO)의 실제 플레이 모습

제페토는 아바타를 직접 만들 수도 있고, 실제 사진을 올리면 자신과 닮은 외모의 아바타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전 세계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놀이, 쇼핑, 업무 등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제작하고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명품 브랜드 사고, 여행가는 일도 가능
메타버스의 특별한 매력 중의 하나는 비싸서 사지 못했던 명품 브랜드, 자동차 등을 아바타에게 체험시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제페토에서 차량을 구현해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게 했고,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업체들도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구찌는 지난 2월 제페토에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구찌 빌라’에서 직접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을 제작했다. 구찌 빌라에 방문하면 아바타를 통해 구찌 의상을 입어보고 포토존에서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수백만 원이 넘는 명품 가방을 단돈 몇백원, 몇천원에 구매해 아바타를 꾸밀 수 있다.
▷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제페토에서 차량을 구현해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게 했다(사진: 현대자동차)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환경과 문화가 변화하면서 학교에서도 메타버스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신입생 입학식을 가상세계에서 열었다. SK텔레콤의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마련된 가상공간에서 학생들은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학과 점퍼를 입고 참석했다. 소속 학과에 따라 따로 마련된 방에서 학과별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 순천향대학교가 메타버스에서 진행한 신입생 입학식(사진: SK텔레콤)

관광 업계에서도 여행과 메타버스를 결합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6월 제페토에 한강공원을 구축해 하루 만에 전 세계에서 25만 7,000명이 방문했다. 이 밖에도 관광 데이터 유통 기업 트래볼루션이 석촌호수와 롯데월드 맵을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용자는 실제 석촌호수, 롯데월드와 유사한 가상공간을 여행했다.


직판업계도 도입…“메타버스로 직급인정식 하자”
다단계판매업계에서도 가상세계에 매장을 만들거나 판매원들이 함께 모여 회의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메타버스를 접목한 실내용 자전거에 대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이는 가상세계에서 함께 만나 바이크를 타면서 운동하고, 소통하며 비즈니스 미팅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티 플랫폼이다. 제품의 이름은 ‘25센트 라이드’. 가상세계를 통해 뉴트리라이트 농장과 암웨이 본사에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메타버스를 접목한 한국암웨이 실내용 자전거, ‘25센트 라이드’ 홍보영상 장면(사진: 유튜브 캡쳐)

애터미는 자체 라이브 커머스 등에 ‘XR(확장현실)’을 접목하는 작업과 창업자 박한길 회장을 본뜬 ‘디지털 휴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창업자가 직접 소개하는 애터미 회사소개, 사업 노하우를 일반인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구성해 회원들의 사업 도구로 활용될 전망이다.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 사옥 애터미 파크를 방문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뉴스킨 코리아는 올해 초 비즈니스, 쇼핑, 브랜드 체험, 상담 등 모든 것이 언택트로 가능한 가상 매장 ‘VR 라이브 센터’를 오픈했다. 뉴스킨 코리아의 제품을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공간이자 오프라인 매장 ‘뉴스킨 라이브 센터’의 모습을 가상세계로 연출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병한 상황에서 ‘VR(가상현실)’ 제품을 들고 업계에 뛰어든 글로벌플랫폼솔루션(GPS)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는 모든 산업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고, 관련 콘텐츠도 지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 반짝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로 원활히 진행하지 못했던 세미나, 직급인정식을 메타버스로 진행하는 등 업계도 메타버스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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