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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깃 빳빳하게 세우고 걸어보는 단풍길

속 터지는 코로나 어디로든 가보자⑩

  • (2021-09-09 17:51)

공연히 울컥하는 가을이다. 잎 다 지고 겨울이 그 차가운 손길을 뻗어올 때까지 전전긍긍 가을을 앓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계절. 코트 깃 높이 세우고 우수수 잎이 지는 길을 걸어야 위로가 되는 계절.

꾹꾹 눌러뒀던 역마살도 도져서 멀든 가깝든 어디로든 가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슴 속 가장 깊은 곳까지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날엔 떠나는 수밖에. 어디로든 가보자.


◇ 노이슈반슈타인성
디즈니랜드 신데렐라 성의 모티프가 된 건물이 바로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성이다. 이 성은 리하르트 바그너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바이에른의 루트비히 2세가 건립했다. 결국 국고를 낭비한다는 이유로 정신병자 판정을 받고 왕위에서 쫓겨난 지 사흘 만에 의문사 했지만 건축물에 쏟아부은 모든 과소비는 후손들에게는 엄청난 자산이 됐다. 만리장성, 타지마할, 피라미드 등등이 전 세계 여행자들을 불러들이는 것처럼.

▷ 독일, 유럽 바이에른 남서부 퓌센 근처 슈반가우 마을과 멀리 보이는 노이슈반슈타인성(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노이슈반슈타인성(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쉽사리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뮌헨에서 퓌센까지 기차로 2시간. 퓌센역에서 다시 73번 버스를 타고 입구까지 간 다음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노이슈반슈타인성까지는 도보, 버스, 마차를 선택하면 된다.

이 멋진 성을 가장 아름다운 위치에서 보자면 계곡 사이에 걸쳐놓은 마리엔 다리까지 가야 한다. 어마어마한 인파를 헤치고 들어가더라도 인증샷 몇 장 찍고는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단풍과 어우러진 노이슈반슈타인성의 가을을 여유롭게 감상하자면 마리엔 다리 건너 산을 조금 더 올라가면 다리 위의 인파와 디즈니 성과 꼭 같은 모습의 성과 드넓게 펼쳐진 퓌센의 들판까지 샅샅이 눈에 들어온다.


◇ 벤프

알버타 주의 벤프는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대한민국 면적 10%에 이르는 광대한 넓이를 자랑한다. 북아메리카의 등뼈 격인 로키산맥 일대로 캐나다로의 여행을 유혹하는 포스터 등에 단골로 등장하는 파이토 호수가 있고,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소백(saw back)산맥도 있다.

선샤인 메도우는 캐나다의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론리 플레닛이 선정한 최고의 코스로 인정받기도 했다. 올레길이나 둘레길 좀 걸어본 사람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완주할 수 있다. 

▷ 벤프 버밀리언 호수전망대(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캐나다, 로키산맥, 벤프 국립공원의 도로(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벤프는 단풍만이 아니라 운이 좋으면 오로라도 만날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오로라를 보기위해 벤프를 선택하는 신혼부부들도 많았다. 또 세계에서 가장 멋진 스키장도 즐비해 자연설에서 여유로운 스키를 즐기려는 마니아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곳.

벤프에서도 캐나다의 국민 간식이랄 수 있는 ‘비버 테일’의 인기는 여전하다. 비버테일은 비버 꼬리 모양의 도우 위에 누텔라, 메이플 시럽 등을 뿌린 다음 바나나, 딸기 등등을 취향대로 올려 먹을 수 있다.


◇ 구채구
중국 사람들은 황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을 볼 필요가 없고, 구채구를 보고 나면 다른 물은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아름다운 산과 물이 있을 리 만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해발 2,000m에서 3,400m 사이에 형성된 구채구는 무려 100개 이상의 연못이 고리처럼 연결돼 장관을 이룬다. 석회질의 토양에 담긴 물빛은 사람의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비한 빛을 띤다.
▷ 구채 계곡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가을 숲 풍경(사진: 게티이미지뱅크)

▷ 중국 구채구의 가을 숲 사이에 있는 오화호(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크고 작은 폭포가 호수와 늪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계단식 밭 사이를 한 마리 물뱀처럼 흘러가는 등 지상에 구현된 신의 예술작품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연못과 호수, 폭포를 가리지 않고 모든 물은 낮과 밤의 물색이 다르다. 주로 낮에는 푸른색으로 밤에는 주황색으로 바뀌면서 여행자의 혼을 빼놓는다.

이 신비로운 숲은 더욱 화려하게 물들이며 단풍이 들면 그야말로 구채구는 신의 나라가 된다. 물빛도 산빛도 땅의 빛깔도 도저히 지구상의 그것 같지가 않다.

구채구가 자리 잡은 쓰촨성은 매운맛에 빠진 젊은이들이 즐기는 훠궈와 마라탕의 고향이기도 하다. 바이주 중 향기가 가장 좋다는 농향바이주도 쓰촨성 출신이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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