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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법업체 진입 철저히 막아야 (2021-09-17)

사세가 커진 불·탈법 업체들이 사법처리를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제조합 가입을 노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업체들은 가상화폐나 주식 등을 미끼로 내걸고 다단계영업을 벌여오다 규모가 커져 업계의 주목을 받게 되자 공제조합에 가입해 신분 세탁을 꾀하는 것이다.

최근 공제조합 가입을 타진하는 모 업체의 경우도 내부적으로는 가상화폐 투자를 주 종목으로 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생활필수품 유통을 표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주식 제공과 회사 매출의 일부를 전체 회원들에게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는 또 다른 회사는 한국에서 영업 중인 해외 업체의 본사와 M&A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한다. 본사에서 인수합병이 이루어진다면 해외의 지사 또한 자연스럽게 합법적인 지위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코인 판매 사실을 숨기고 공제조합에 가입해 피해자를 양산했던 ‘더 리코’와 마찬가지로 다단계판매업계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업계는 이러한 불·탈법 업체들의 진입을 적절하게 차단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한 모든 권한과 책임은 공제조합에 있는 것이지만, 무엇보다 회원사 및 판매원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신고 없이 이들 업체를 완벽하게 걸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제조합 가입 전의 심사와 실사만으로는 내부적으로 숨겼거나,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하는 불법 조직을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들이 불법 영업을 통해 조성한 자금으로 대형 법무법인을 고용할 경우에는 공제조합도 공정거래위원회도 엄청난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크고 작은 시민단체가 활약하면서 불·탈법 업체에 대한 정보가 데이터 베이스화 되거나 일목요연하게 정리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렇다 할 감시 단체도 없는 형편이다. 그러므로 공제조합에 가입한 업체들은 자체 교육 시간을 활용해 불법 업체에 대한 신고를 독려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불법 업체라고 해도 새로운 기회를 줘야 한다는 동정론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동정론에 입각한 감상적인 접근은 그동안 강력한 규제를 통해 세워놓은 질서를 허물어뜨리는 빌미로 작용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특혜로 비칠 수 있어 공제조합이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뜻하지 않은 오해와 소문에 휩싸일 수 있다.

또 불법적인 영업을 통해 돈맛을 본 경영자는 마약이나 알코올, 도박 중독자와 마찬가지로 불법행위를 멈추기가 쉽지 않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국민들의 다단계판매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새로운 사고가 발생한다면 800여만 명을 헤아리는 다단계판매원의 자존감을 꺾는 일이며, 사업 진행에도 엄청난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근래에 급증하기 시작한 후원방문판매업체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부 이름 난 업체들 또한 내부적으로는 다단계판매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면서도 법적 처분을 면제받음으로써 각종 법률과 규정과 간섭을 감수하는 공제조합사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판국에 이들과 연관된 업체에 대해 다단계판매영업을 허용한다는 것은 범죄에 동조하는 꼴이 되고 만다. 불·탈법 업체의 업계 진입은 사활을 걸고 저지해야 할 당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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