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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만 이득 보는 건기식 실증특례 (2021-09-30)

시장활성화? 중소업체엔 ‘그림의 떡’

▷ 지난 9월 15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제4차 규제특례 심의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9월 15일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등 총 25건의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정제, 캡슐)과 식품(액상)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일체형으로 포장한 제품 생산이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소에서 제조한 건강기능식품을 식품제조가공업소에 위탁해 식품과 함께 소분·제조하는 행위는 금지됐다. 하지만 이번 실증특례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을 인증받은 식품제조가공업소에서 정제, 캡슐 등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을 1회 분량으로 소분해 액상 등 형태의 일반식품과 일체형으로 포장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을 따로 구매하지 않고 한 번에 섭취할 수 있어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2년간의 시범사업에는 풀무원녹즙, CJ제일제당, 에치와이, 매일유업, 뉴트리원, 그린스토어 6개사가 신청했다. 이들 6개사는 1차로 25개 제품을 포함해 실증 기간(2년)동안 최대 143개 제품까지 제조할 수 있다. 단, 식약처와 사전 협의·승인 후 판매할 수 있다.


맞춤형·융복합, 영세업체 시범사업 참여도 어려워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이 출시될 때 기업에 불합리한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제도다. 이 가운데 임시허가는 정부가 제품과 서비스의 출시를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고, 실증특례는 제품과 서비스를 검증하는 동안 규제를 면해주는 제도다.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증특례를 허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지원해 관련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중소업체, 소상공인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였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지난해 4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가 최초로 실증특례를 승인받았으며, 7월부터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시범사업에는 풀무원건강생활, 아모레퍼시픽, 한국암웨이, 코스맥스엔비티, 한국허벌라이프, 빅썸, 모노랩스, 한국야쿠르트, 한풍네이처팜, 녹십자웰빙, 누리텔레콤, 다원에이치앤비, 바이오일레븐, 온누리H&C, 유니바이오, 투비콘, 필로시스헬스케어가 참여하고 있다.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 참여업체도 풀무원녹즙, CJ제일제당, 에치와이, 매일유업, 뉴트리원, 그린스토어이다. 참여 업체 대부분을 식품 대기업 혹은 계열사, 관련사가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식약처에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소분판매’ 실증특례가 대기업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질문을 했다. 당시 식약처는 “소비자가 소분포장 현장을 확인할 수 없는 온라인판매, 전화권유판매, 홈쇼핑 등에서는 현행과 같이 소분을 금지해서 중소업체, 소상공인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업체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다르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나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을 투입해 설비와 전문 인력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야 한다.

건강기능식품 업체 관계자는 “개인 맞춤형,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이 소비자들의 요구 때문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데 결국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업체들만 참여가 가능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실증특례를 받은 융복합 건강기능식품은 혼합 음료나 과채주스, 액상 차 등 액상 식품의 뚜껑 부분에 정제나 캡슐, 환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하나의 포장으로 하는 형태다. 새롭게 실증특례를 받았는데 설명을 들어보면 어딘가 익숙하다. 지난 2013년 한국야쿠르트에서 출시한 ‘쿠퍼스 프리미엄’은 뚜껑에 정제 형태의 밀크씨슬, 용기에는 액상 형태의 헛개나무 추출분말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해 대박을 터트렸다. 이제는 액상을 식품으로 자유롭게 선택해 판매할 수 있게 바뀐 것이다. 결국, 식품 대기업들은 기존의 생산라인을 이용해 손쉽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된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맞춤형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가졌던 직판업체들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은 시들해졌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없지만, 성공 가능성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직판업체 관계자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에 진출하려고 해도 소분·혼합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을 구하는 것조차 힘들다”며 “여기에 설문조사, 검사, 빅데이터 등에 초기 비용이 들어가면 기존 제품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 그러잖아도 비싸다는 소리를 듣는 직판업계에서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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