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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적체 현상 심각 전 세계 물류대란

업계 “제품 수출 두 달 이상 지연”…‘내년 상반기 이후 정상화’ 전망

  • (2021-10-15 08:33)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주요 선사들의 선박이 모이는 미국에서 시작된 항만적체 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수출입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줄었던 수요가 회복된 상황에서 연말을 앞두고 물동량이 늘어난 데다, 항만 하역·트럭기사 인력 부족 등으로 현지 항만과 내륙운송 적체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외신에 따르면 미국 LA·롱비치항만 인근에 선박 60여 척 이상이 하역을 기다리고 있고, 대기 시간도 수주가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국 내 주요 항만의 선박들이 물량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포화현상은 한국의 부산항 등을 비롯해 전 세계 항만으로 번졌고,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국내 기업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외 내륙 운송비, 창고 보관비 상승 등의 부담까지 증가하고 있다. 10월 13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0월 8일 기준 4647.6으로 작년 10월 9일보다 3배(1438.22) 이상 늘었다.

항공 화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0월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항공 화물 운임을 나타내는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9.74달러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 기록인 5월의 8.70달러를 넘어섰고 작년 9월보다 80% 상승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수출입 화물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세계 주요 항만의 연쇄적 적체로 인해 부산항의 화물처리가 다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분기 들어 미국 등 주요 항만의 적체가 심화되고 있으며, 해외 해운전문기관들은 내년 상반기 이후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 블프, 크리스마스 앞두고 항만적체 지속될 듯
제품의 운송 차질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유통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휴지, 생수 등 생필품의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을 정도다. 여러 나라가 일상을 회복하면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생산량은 줄어든 탓이다.

10월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패스트푸드점에서는 감자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맥도날드 일부 매장에서는 해상운송 차질로 감자튀김의 재료가 부족해지자 맥너겟 또는 치즈스틱 등의 대체품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인 ‘아이폰13 프로’도 제품을 배송받는 데까지 최대 4주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자동차를 사는 일도 쉽지 않다. 이달 계약 기준 제네시스 G80을 사려면 3개월,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1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제품을 해외에서 들여오거나 수출하는 일부 다단계판매업체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에 따라 4분기에 항만적체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업체의 한 대표는 “보통 배를 통해 한국에서 미국지사로 제품을 보내면 한 달이면 도착했지만, 최근에는 두 달 반에서 석 달까지 지연되고 있다”며 “미국으로 보내는 제품 중에는 유통기한이 있는 식품도 있어 기업으로서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외국계 기업의 한 임원 역시 “어느 정도 재고량을 넉넉하게 확보하고는 있지만, 급할 때는 비행기를 통해 제품을 들여온다”면서 “다만 항공 같은 경우는 항만보다 운임이 3배 이상 비싸고, 정기적으로 비행기를 이용하면 결국 제품의 가격 상승 요인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과 달리 규모가 큰 기업은 상황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물류팀에서 수요량을 파악해 시기적절하게 대처하고 있고, 건강기능식품 같은 스테디셀러 제품은 재고를 넉넉히 확보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배송에 관한 정비를 하는 등 미리 대비를 했기 때문에 현재 큰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올해 3억불 수출탑 수상이 확정된 애터미 또한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해외지사가 자회사다 보니 서로 재고 파악을 하고,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있어 피부로 와닿을 만큼 어려운 점은 없다”며 “물류팀에서 상황이 어려운 점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여러 가지로 수출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부, 내륙운송 수단 확보 등 지원대책 추진
항만적체 현상으로 국내 기업이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지난 10월 12일 3차 ‘수출입물류 비상대응 전담반(TF)’ 회의를 열고,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TF는 해외물류거점 제공, 현지 내륙운송 지원, 화물기 운송 확대 등 다각적인 물류 지원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먼저, 현지 물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을 위해 부산항만공사와 코트라(KOTRA)는 10~20% 낮은 비용으로 화물을 보관할 수 있는 공동물류센터를 해외 물류 수요가 높은 곳에 조기에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우정사업본부와 현지 물류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상운송과 트럭 등 현지물류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해 내륙운송 수단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해당 사업은 10월에 출항하는 미주 서안향(向) 선박부터 적용되며 사업참여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지역 우체국 및 고비즈코리아에서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문동민 무역투자실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글로벌 물류의 대내외적 불안정성이 수출 환경에 지속적인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며, “현재까지의 양호한 수출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비상대응 전담반 관계기관들과 힘을 합쳐 수출입물류 관련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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