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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상자산 과세, 서두를 일인가? (2021-10-15)

가상자산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당정 간의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가상자산을 자산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최근 돌연 입장을 바꿔 세금을 매기겠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은 곧 가상자산 또한 자산이라고 인정하는 것이어서 입장을 바꾼 배경이 궁금해진다.

현재 정부는 2022년 1월부터 가상자산에 대해 과세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세금을 거둬야 하는 국세청은 가상자산을 통해 얻은 소득의 성격조차 규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명목으로 세금을 부과해야 하는지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부총리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곳간을 채워두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양적완화가 잇따라 발생했고, 이로 인해 정부의 재정 상황이 유례없이 악화됐기 때문에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또한 서두르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맬 수는 없는 일이다.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가졌다고 해도 길 없는 길을 달릴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세를 강행하겠다는 의도와 의지는 높이 사지만 제반 사항을 고려하지 않은 강공책은 오히려 시장에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과세대상이 제한적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현재 원화를 이용해 가상자산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개뿐이다. 여타의 국내 거래소나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수익에 대해서는 과세는커녕 거래 자료 확보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해외 거래소를  통한 거래라고 해도 원화로 출금하기 위해서는 위의 4대 거래소를 이용해야 하지만, 거래가 아닌 출금 내역만으로 세금을 부과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국내 거래소뿐만 아니라 바이낸스나 후오비 등 다양한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과세가 확정된다면 현재 사용하는 4대 거래소 지갑에서 개인지갑으로 옮기거나, 해외 거래소의 지갑으로 옮기겠다는 의사를 피력한다.

이렇게 된다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고액의 투자자들은 해외의 거래소를 이용하면서 세금을 회피하고, 해외 거래소 이용에 불편을 겪는 고령자나 소액으로 생활비나 벌겠다는 심산으로 투자하는 주부들만 과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세원 확보를 위한 노력은 가상하지만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짚어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나 답답한 것은 이미 2017년부터 가상자산 광풍이 불었는데도 지금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일시적인 붐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이라면 근시안적인 행정을 탓할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래의 유망산업으로 꼽혀왔다. 그렇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관료집단은 올해 초까지도 가상자산을 부정해오다 과세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없이 세금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뜻만 밝히고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과세가 따라야 한다. 그것이 국가의 기본이다. 납세의 의무는 국방의 의무, 교육의 의무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졸속으로, 불평등하게 이루어지는 과세라면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해외 거래소로 자산을 옮기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피해갈 수 있다면 조세정책의 허점만 부각할 뿐이다. 늦더라도 만인이 공감하는 과세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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