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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부스터 샷

  • (2021-11-25 17:23)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사적 모임 제한이 완화되고 음식점, 술집 등의 영업시간이 늘어나면서 예상했던 것처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숫자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1월 22일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처음 발표한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에서는 수도권을 가장 위험한 단계로 판단하고, 방역 패스 유효기간 도입과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방역 패스 적용 확대를 언급했습니다.

최근 수도권 병상 대기자는 900명을 넘어섰으며, 서울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5%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숫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방역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입니다.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80%에 육박하지만 위드 코로나 앞에서는 이조차 무기력해 보입니다. 물론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닙니다.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나라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도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아직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방역을 강화하는 ‘비상계획조치’를 검토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악화되는 방역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추가 병상 확보와 부스터 샷 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문제는 추가 병상 확보에 대해서는 병원 의료진의 반발이 심하고 부스터 샷에 대해서는 상당수의 국민이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부스터 샷이란 백신의 면역 효과를 강화하거나 효력을 연장하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추가 접종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얀센을 제외한 화이자, 모더나 등 대부분 백신이 2번 접종하는 방식인데, 여기에 한 번 더 추가해 3차 접종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위드 코로나를 먼저 시행 중인 영국과 프랑스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정부는 방역지침 강화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영국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은 11월 21일 영국 BBC 방송에 출연해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부스터 샷은 굉장히 효과적”이라며 “부스터 샷이 코로나19를 막는 열쇠”라고 강조했습니다. 프랑스 고등보건청(HAS)도 11월 1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부스터 샷 대상을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40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나섰습니다.

부스터 샷이란 용어가 생소하긴 하지만 코로나19 백신만의 특성은 아닙니다. 일례로 파상풍 백신은 10년마다 접종할 것이 권장되는데, 이는 10년을 주기로 파상풍에 특화된 기억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세포자살을 하기 때문입니다. A, B형 간염 백신처럼 어떤 백신은 한 번 접종하면 평생 효과가 지속되는 반면, 코로나19나 파상풍 백신은 추가 접종이 필요한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상당수의 국민이 부스터 샷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정확한 과학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고 부작용에 대한 어떤 데이터도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은 접종 완료 8개월이 지난 16세 이상에게 부스터 샷을 접종토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던 이스라엘은 이미 부스터 샷을 접종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부스터 샷을 접종하면 중증 예방 효과가 5~6배 높았다고 주장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단 한 건의 데이터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두 번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서 개인차는 있겠지만 많은 것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백신 접종 후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사람도 있는 반면 고열, 두통, 몸살, 하혈 등에 시달린 사람도 많습니다. 여기에 언론에서는 연일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계속 떠들어댑니다. 처음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이 시작되었을 때 “당연히 맞아야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한 번 더 접종하라고 하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두 번만 맞으면 된다던 제약사와 정부도 무조건 세 번은 맞아야 한다고 슬그머니 말을 바꿨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바이러스의 위험성과 함께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거리 두기는 영세 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 빈곤층의 생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기업과 부동산 등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백신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진국들은 부스터 샷까지 세 번의 백신 접종을 국민에게 권고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국민은 현재 단 한 번의 접종도 하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끼리 백신을 수없이 맞아도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국가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면 말짱 도루묵이 될 것입니다.

정부도 국민에게 부스터 샷이 감염병 자체를 예방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중증, 입원, 사망을 예방하려는 것인지 정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방역 패스’, ‘백신 패스’와 같은 말로 뭉뚱그려 국민을 설득하려 한다면 부스터 샷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은 지속될 것이 자명합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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