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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위트, 우리 삶의 청량제 (2021-12-03)

오래간만에 집 책장에 있는 책들을 죽 훑어봤습니다. 오래전에 사서 읽었던 책들인데 한 번 읽은 후에는 계속 책장의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책들이었습니다. 그중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이 있었습니다. <비범하고 기발하고 유쾌한 반전, 위트 상식사전>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출간연도를 확인해보니 15년 전 구매했던 책이었습니다.

당시에 무거운 주제나, 심오한 생각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책에서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 위해 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분명 내돈내산 책은 끝까지 다 읽는 버릇이 있었기에 다 읽은 책임에도 15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였을까요?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모두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가벼운 농담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책은 시간이 흐른 만큼 종이의 색도 많이 바래져 있었고 오래된 책 특유의 냄새도 진하게 풍겼습니다.

롤프 브레드니히라는 저자가 책이 시작되기 전 남긴 글을 먼저 읽었습니다. 그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세계화의 와중에, 벽이 가장 얇고 세계인들의 소통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공간은 누가 뭐랄 것도 없이 인터넷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시나 지금이나 인터넷은 여전히 전 세계를 이어주는 가장 큰 소통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예전에 비해 외부활동의 감소는 더욱 많은 사람들을 인터넷이라는 공간으로 모이게 했습니다. 우리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더욱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외부 만남이 줄어든 대신 온라인에서의 만남은 날로 증가하고 있죠. 화상 미팅을 하고, 채팅을 하고, 블로그를 방문하는 등 뉴스를 접하고, 다양한 정보를 온라인에서 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인지 늘 키워드 상단에는 ‘코로나’라는 단어가 자리하고 있고,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 ‘사망자가 증가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등 암울한 소식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온라인에서 마저도 우울한 소식들로 가득 차 있는 요즘, 어쩌면 이 책이 더욱 필요한 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은 15년 전 온라인 상에서 떠돌던 전 세계의 위트 모음집입니다. ‘위트’는 말이나 글을 즐겁고 재치 있고 능란하게 구사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읽어보니, 지금은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의 위트도 있지만, 상당수의 내용이 현재도 공감할 수 있는 재치있는 위트가 많았습니다. 그중 많은 직장인이 공감하는 내용의 위트입니다.

「감옥과 직장의 차이」
- 감옥: 대부분의 시간을 3×4미터의 공간에서 보낸다. 하루에 세 번 따뜻한 식사를 얻어먹는다. 행실이 좋으면 감형을 받을 수 있다. 간수가 당신을 위해 손수 문을 열어주고 닫아준다. 당신만의 전용 화장실이 있다.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을 방문할 수 있다. 당신이 생활하는 모든 비용은 납세자들이 지불하지만, 그 대가로 꼭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살(bar) 사이로 밖을 내다보며, 언젠가는 밖으로 나가리라는 희망을 품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메일이나 인터넷 위트를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무한정 있다.

- 사무실: 대부분의 시간을 2×3미터의 공간에서 보낸다. 식사를 하기 위해서 단 한 번의 휴식을 취하고, 더구나 식비도 직접 내야 한다. 일을 잘하면 잘할수록 마치 벌을 받듯 더 많은 일이 할당된다. 문을 열고 닫는 건 당연히 자신의 몫일뿐더러, 보안 카드를 지니고 있지 않으면 드나들 수도 없다. 화장실을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사용해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전화통화 또는 이메일을 주고받는 문제로 때로는 해고의 위험까지 무릅써야 한다. 직장까지 오는 교통비마저 직접 지불해야 하는 반면, 급여에서는 감옥 수감자가 생활하는 비용을 대기 위한 세금이 원천징수된다. 사무실에 있는 동안 밖에 있는 술집(bar)에 가겠다는 소망을 품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사무실에서 무작정 인터넷 위트를 읽다가 들키면 당장 해고된다.

자. 여러분은 어느 곳에 있기를 원하시나요?

위트는 즐겁고 유쾌한 상황에 대한 재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세태, 또는 심지어 커다란 비극에서도 뽑아 올려집니다. 어떤 학자는 끔찍한 상황을 희화화해서 웃고 넘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견디기 힘든 끔찍한 현실을 그래도 견뎌내기 위해 현실과 일정한 거리감을 가져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위트를 동원한다고 합니다. 위트를 통해 얻게 된 이런 거리감이 우리로 하여금 현실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2년여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울한 우리에게 어떤 것보다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청량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선호 기자ezang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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