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보증제한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증부 서민대출 협약보증(햇살론)’ 취급기준이 개정되면서 지난해 12월 13일부터 다단계판매원이 보증제한 대상에서 빠진 것.

‘보증부 서민대출 협약보증’은 대부업 등에서 고금리를 부담하는 저신용, 저소득 서민에게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증상품이다.

이에 따라 다단계판매원은 각 지역의 신용보증재단(예시: 서울-서울신용보증재단, 대구-대구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통해 대환·사업운영·창업 자금 등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지원한도는 2,000만∼5,000만 원 수준으로 지역별 신용보증재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소기업, 소상공인들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위하여 신용보증을 운용하고 있는데, 그동안 다단계판매원은 ‘도박, 유흥, 오락’ 업종과 같이 보증제한 대상으로 지정돼 있었다. 참고로 방문판매원은 보증제한 대상이 아니다.

다단계판매원이 보증제한 대상에서 제외된 데는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과 직접판매공제조합이 다단계판매원과 관련된 제도개선을 계속해서 요구한 점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은 지난해 8월 국무조정실 산하 민관합동규제개선단에 다단계판매업이 각종 규제와 사업적, 제도적 요건을 준수하며 운영되고 있는 점, 30년 가까이 관련 법과 제도가 정착되어 오며 소비자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직접판매공제조합 역시 다단계판매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보증제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재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직접판매공제조합 관계자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보증제한 대상에 다단계판매원이 포함된 것이 정부의 다른 융자지원과도 관련이 있어서 재작년부터 계속해서 민원을 제기했다”며 “작년 11월 말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지역 신용보증재단에서 연락이 왔고, 다단계판매원을 보증제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민관합동규제개선단과 중소벤처기업부 기업금융과는 협의를 거쳐 “다단계판매업이 방문판매법상 명확한 요건과 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점과 건전한 다단계판매업체 및 종사자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지원해 관련 산업의 양성화 및 소비자의 인식 개선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관계자는 “민관합동규제개선단에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지난해 8월 강하게 주장했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제외업종’에 다단계판매업이 포함된 부분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제외업종 기준’은 소상공인들에 대한 정책자금 융자를 지원하는 것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각종 지원을 받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각종 지원금의 지원대상을 이 기준을 바탕으로 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다단계판매를 비롯해 도박 및 사행성, 성인용품, 복권판매업 등이 제외업종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등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에 규제개선을 꾸준히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 내에서는 이번에 다단계판매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재보증·보증 제한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다단계판매원의 처우개선을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제외업종’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 관련 지원금을 받을 때 다단계판매업종이 비즈니스 분야로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다단계판매원이 보증제한 대상에서 빠진 것이 이런 것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며 “판매원들이 이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보다는 인식 개선 측면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