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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여자 화장품 따로 있을까? (2022-01-28 09:44)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남성을 겨냥해 출시된 화장품에는 대부분 ‘옴므’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이는 치명적인 남자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옴므 파탈(Homme fatale)’에서 온 것이다. 유통업계에서 ‘꾸미는 남자를 위한’이라는 표제를 앞세워 화장품, 의류 등에 자주 쓰이곤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남성은 옴므 화장품만을 써야 한다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자리 잡혔다. 정말 남성용 화장품과 여성용 화장품이 따로 있을까?


2000년대 중반 옴므 마케팅 본격화 
유통업계에 따르면 옴므 마케팅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이다. 지금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의미하는 ‘그루밍족’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20~30대 젊은 남성들의 소비가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었다.

이때 유통업계에서 공략한 것이 바로 40~50대 ‘중장년 아담’들이었다. 의류를 구매하는 중장년의 비중이 크게 늘면서, 이들은 겨냥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된 것.

중장년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제품은 화장품과 탈모 관련 상품이었다. 주요 화장품 기업들은 화장품 이름에 ‘옴므’라는 단어를 붙여 출시하기 시작했고, 매년 10%에 달하는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탈모 제품의 경우 제약회사와 한의원에서 관련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옴므 마케팅을 펼쳤다.

여기에 평범한 남성을 코디해주는 TV프로그램 등의 등장으로 인해 옷에 신경쓰는 남성들이 늘기 시작했고, 동안 피부를 갈망하는 남자들이 늘면서 피부 관리숍을 찾는 남성들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남성들이 스스로를 가꾸기 시작하면서 당시 자주 쓰이던 말이 ‘꽃미남’이기도 했다.


성별이 아닌 자신의 피부에 적합한 화장품 써야
남성용 화장품과 여성용 화장품이 구분된 이유는 남자와 여자의 피부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25% 두껍고 두꺼운 피부층 때문에 여성보다 비교적 노화가 늦게 시작된다. 두꺼운 피부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서 피지분비도 남성이 더 많고, 땀도 많이 나 모공이 넓어지게 된다. 여기에 잦은 음주, 흡연 등 건강하지 않은 라이프스타일까지 가지고 있다면 넓은 모공에 피부노화가 급격하게 진행된다.

남성은 면도로 피부에 작은 상처가 나기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킨로션에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소독해주는 알코올이 함유돼 있고, 여성용 제품보다 유분이 적으면서도 흡수가 빠른 편이다.

여성의 피부는 남성에 비해 촉촉한데, 그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히알루론산의 합성을 돕고 이 물질은 주변의 수분을 끌어당겨 머금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성은 여성보다 더 보습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남성의 표피층은 여성보다 두꺼워 진피층에 작용하도록 만든 여성용 화장품을 바르면 성분이 작용해야 할 곳에 흡수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남자 중에도 의외로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매일 수염을 깎고 독한 남자 화장품을 써도 괜찮은 건강한 피부가 있는 반면에 트러블이 자주 발생하는 민감성 피부도 있는 것이다.

즉 피부의 구조가 다르므로 남성용 화장품과 여성용 화장품을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이 모두에게 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남자 중에도 피부층이 얇은 사람이 있고, 땀이 덜 나고, 촉촉한 피부를 가진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여성과 남성의 화장품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고,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고 순한 화장품을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남자와 여자의 피부 구조를 떠나서 남성용, 여성용 화장품이라는 이분법적 성별에 따라 나눈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사회적인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는 이미 핵심 소비자층인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세대를 필두로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뷰티업계에서는 특정한 성별만을 타깃으로 삼지 않는 ‘젠더 인클루시브’ 트렌드가 이미 자리 잡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더 많은 젠더리스 뷰티 브랜드가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스킨케어 뷰티 브랜드 이솝, 우르사 메이저 등은 특정 성별을 타깃으로 한 ‘젠더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유명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에서 투자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인디 클린 뷰티 브랜드 밀크 메이크업이나 퀴어 뷰티를 적극적으로 표방하는 젠더리스 메이크업 뷰티 브랜드 플루이드 등도 잘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별에 초점을 맞춘 것보다는 자신의 피부가 어떤지 체크해보고, 거기에 적합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을 구매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업계 내에서도 특정 피부 고민이나 피부 컨디션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내놓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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