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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G 파일’이 수백억 원에 팔린 이유

빙글빙글 세상 이야기

  • (2022-04-01 09:35)
▷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 경매에서 지난 2021년 3월 JPG 파일 하나가 약 780억 원에 낙찰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의 예술가 비플의 디지털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으로,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 무대에서 처음 오른 NFT 작품이기도 하다. 이후 미술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NTF로 관심이 몰리고 있다. NTF는 도대체 무엇일까? 


블록체인, 메타버스에 이은 새로운 기술
블록체인의 기술이 뛰어나다, 아니다를 놓고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메타버스가 등장했고 여기에 NFT 기술이 가세했다. NTF가 정확히 무엇이냐를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사회·경제적 가치는 날로 급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NFT(Non-Fungible Token)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값을 부여한 인증서다. 디지털 토큰(token) 형태로 발행되어 해당 자산의 소유권, 구매자 정보 등을 기록하고 그것이 원본임을 증명한다. 최초 발행자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어 위조 등이 불가능하고, 복사 또는 다른 NFT와 대체(맞교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체불가 토큰’이라고도 한다.
▷ 크리스티 홈페이지에 게시된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사진: 크리스티 홈페이지 캡쳐)

NFT는 여전히 성장 초기 산업이며, 저작권 및 세금 과세 등 해결해야 할 것이 많이 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NFT 시장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행한 ‘NFT·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지식재산)의 가치창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NFT 마켓 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의 누적 거래액이 2021년 12월 16일 기준 133억 달러(15조 7억 원)를 돌파했다. 뒤이어 엑시 인피니티(38억 달러), 크립토 펑크(23억 달러)의 성장세도 무섭다.

IT 관련 글로벌 컨설팅기업 가트너(Gartner Inc.)는 지난해 8월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을 발표하며 ‘향후 2~10년간 경제·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칠 유망기술’ 25개에 NFT를 추가하기도 했다.


토큰은 도대체 무엇인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화(또는 암호화)한 자산은 본질적으로 토큰(token)이라고 할 수 있고, 이를 가능케 하는 도구가 토큰화 기술(tokenization tech)이다. 이렇게 생성된 토큰은 해당 자산의 가치를 저장하고 대변하는 디지털 증표가 된다.

만약 토큰이 지급·결제 수단으로 쓰이거나 다른 토큰과 교환 가능하다면 FT(대체가능 토큰)가 되고, 불가능하다면 NFT(대체불가 토큰)가 된다. 토큰화된 디지털 자산에 마침내 NFT가 꼬리표로 붙으면 소유권과 희소성 등을 인증받고 가치가 상승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서로 동일한 가치로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은 모두 대체가능 토큰(FT)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NFT는 각 토큰이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고유한 자산을 의미하기 때문에 희소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대체가능 토큰과 차이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는 어떤 것을 주고 받아도 동일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대체가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2009년 5만 원권 최초발행 당시 일련번호가 빠른 것을 경매에 올렸던 지폐는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 NFT는 게임 아이템, 예술품 등의 토큰화에 주로 활용된다(사진은 기아가 공개한 EV NFT 작품 ‘Opposites United of EV6’)

NFT는 ▲게임 아이템 ▲예술품 ▲사치품 ▲수집품의 토큰화에 주로 활용된다. 최근 국내에서는 개그 콘텐츠를 NFT로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이 론칭되기도 했다. NFT플랫폼사업과 MICE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중인 (주)NFTNM과 개발사 블록인은 지난 3월 25일 개그맨들의 개성으로 만든 개그 콘텐츠 NFT를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서비스 ‘개체불가’(www.gagnft.co.kr)를 오픈했다.

개체불가는 국내 최초 개그맨들의 NFT 콘텐츠 마켓 플레이스이며, NFTNM 대표 개그맨 조윤호에 의해 기획되고 만들어졌다. 코로나19로 무대에 설 기회를 잃은 개그맨들의 창의적인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함과 동시에 NFT를 활용해 창작권과 저작권에 대해 정당한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개그 콘텐츠 NFT를 판매하는 플랫폼 사업서비스 ‘개체불가’


NTF,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유진투자증권은 ‘NFT, 메가트렌드가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NFT의 가치에 대한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은 그것이 디지털 자산이며, 값을 지불하지 않아도 인터넷 상에서 쉽게 Ctrl+C, Ctrl+V(복사, 붙여넣기)를 할 수 있고, 오른쪽 버튼 클릭으로 이미지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컴퓨터상에 존재하는 이미지 파일을 수십, 수백억 원을 주고 사는 일이 ‘합리적인 소비인가’라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명품 가방을 통해 NFT의 가치에 관해 설명했다. 예컨대 몇천만 원짜리 가방을 준다고 한들 그것의 가치를 알기 힘들다. 하지만 그 가방의 아이덴티티를 모방한 이미테이션이 만들어지고 하나둘씩 그 가방을 들기 시작한다면 가방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여기저기서 그것을 목격한다.

이후 ‘저 가방은 뭘까?’라는 의문이 생기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예전에 받았던 몇천만 원짜리 가방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즉, 많은 사람들이 본품을 사지 못하여 이미테이션 가방을 들고 다닐수록 오리지널 제품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것이며,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고, 미디어 노출이 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이미테이션 제품을 가진 사람도 결국에는 오리지널 제품을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 시인의 <꽃>이 떠오르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이름 부르기를 통해 사물의 의미가 부여되고 사물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 NFT를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시각인 셈이다.

아담 스미스 이래 자본주의 경제는 재화의 사적소유를 강력히 인정해 왔다. 이때의 재화는 배타적 권리(물권, 지적재산권, 인격권 등)가 부여된 자산이다. 현재 NFT는 희소한 재화를 소유(수집)했다는 데서 오는 효용, 즉 만족감이 절대적이지만 NFT가 해당 재화의 고유한 가치를 인증함으로써 거래와 투자를 일으킨다면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즉 NFT 그 자체보다는 디지털화된 재화 및 그 재화를 소비하는 플랫폼(마켓 플레이스, 메타버스 등)이 결합되어 투자·거래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창출할 때 비로소 이것이 가능해진다. 최근 시장은 바로 이 잠재력에 주목하여 성장 중이라고 볼 수 있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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