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폐업 신고를 한 자영업자의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다단계판매 업계에서는 점포를 활용한 마케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자영업을 하면서 다단계판매 사업을 병행하는 사업자가 숍인숍 개념으로 점포를 활용하거나 회사 마케팅 기준에 부합한 매출 실적이 있는 사업자에 한 해 점포 운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품 체험 및 상담, 사업자 미팅을 위한 공간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사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다단계판매 사업을 위한 점포의 증가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합금지 및 제한 조치로 사내 교육장을 이용이 불가했고, 사적모임 인원도 코로나 확진 상황에 따라 제한되는 등 오프라인 사업 활동이 여의치 않자 소규모 점포를 이용한 사업 활동의 증가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사업 활동 여건에 따라 다단계판매 사업에 점포를 활용하고 있지만, 사업자의 점포 운영에 대해 갑론을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제품 체험, 신규 소비자 확대 용이
먼저 장점으로 꼽히는 부분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 체험이 쉽다는 것과 독립된 조용한 공간에서 리크루팅할 수 있는 점이다. 또한, 인근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파트너들과의 교류 장소로도 활용돼 팀 또는 그룹간 미팅이 자유롭다.

점포를 활용하는 A사의 B 사업자는 “부피가 다소 큰 의료기기나 뷰티케어를 위한 디바이스 등을 비치해 두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며 “제품 카탈로그만 보여주고 말로 설명하는 것에 비해 직접 체험한 고객들이 월등히 높은 비율로 제품 구매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미팅이 가능한 점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고객이 방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업자는 본인 외에도 함께하는 파트너들도 함께 점포를 이용할 수 있게 해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도 같이 한다고 전했다.

C사의 D 사업자는 “소비자 또는 예비 사업자를 회사로 데리고 가는 것보다 점포로 안내하는 것이 훨씬 더 편하다. 그들도 회사 방문은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유지비, 재고 부담으로 리스크 커
반면 다단계판매 사업에 점포는 리스크만 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E사 F 사업자는 “다단계판매 사업은 전통적으로 무자본, 무점포로 하는 사업”이라며 “점포 운영은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계속 사업이 잘 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장기적으로 분명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G사 H 사업자도 “점포를 운영하면 재고 부담에 임대료까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회사가 점포 운영을 장려하고 운영 기준을 세우기도 하는데 사업자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또, “온라인에서 운동, 카페 등으로 포장한 다단계판매 사업자 점포에서의 좋지 않은 경험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업계 이미지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로운 카페가 생겨 단백질 쿠키와 차를 주문했더니 출발지가 운동하는 곳이었다’라는 글과 ‘프로틴 카페라는 곳을 방문해 수제 쿠키와 차를 구매했는데 내부 인테리어나 메뉴 등만 봐서는 전혀 몰랐지만 만드는 과정을 들여다보니 다단계회사 제품으로 만들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의 점포 운영이 좋다 나쁘다 단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사업에 도움이 되고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소득이 발생한다면 해볼만 하겠지만 무리해서 점포를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업자 본인에게 점포 운영이 득일지 실일지 잘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회사도 점포 운영에 대한 기준을 두거나 막연한 기대 심리를 주면서 사업 소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모두에게 득이되고 실이 되는 것은 아닌 만큼 개인 여력이나 주변 상황 등 여러가지 사항을 충분히 검토하고 점포 운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