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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2022-05-12)

[기획] ①경영미숙 - 사례로 보는 다단계판매기업 실패 요인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기업에도 생존 사이클이 있어 지속적이고 건강하게 발전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화려한 초창기를 보내고도 폐업에 이르거나 현저하게 몰락하는 기업이 있다. 과연 다단계판매기업들은 어떠한 요인으로 성장하고 어디에 발목이 잡혀 주저 앉게 되는 것일까?

다단계판매기업뿐만이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들이 몰락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경영미숙, 둘째 의지박약, 셋째 부패가 그것이다. 다단계판매업계만 놓고 본다면 이렇다 할 준비 없이 무모하게 창업했다가 코로나19와 같은 의외의 복병이 등장하는 바람에 속수무책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몰락하는 것이다.

의지박약으로 경영을 포기하는 사례는 중견기업이 노름판에 배팅하듯이 뛰어들었다가 첫술에 배부르지 않아 포기하는 사례. 경영진의 부패로 인한 몰락은 대체로 외국계 기업의 지사장 또는 경영진이 회사를 위해 일하기보다는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각종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바람에 본사 차원에서 지사 운영을 포기한 사례라고 하겠다.

다단계판매 실패의 이유를 굳이 세 가지로 나누기는 했지만 사실상 한 가지 사유로 몰락하기보다는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이상의 부정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경영 능력도 의지도 없는데 부패까지 개입한다면 몰락의 속도와 시기는 훨씬 빨라진다.


약속을 헌신짝으로 아는 ‘하이에나들’
A사는 올해 초 문을 닫았다. 나름대로는 성공한 상장 기업이 의욕적으로 출자했으나 채 4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했다. 이 업체의 경영자는 “창립 초기에 몰려든 ‘꾼’들을 리더로 착각하는 바람에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불행하게도 다단계판매업계에는 신생 기업에만 몰려드는 하이에나 떼가 득실거린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간 이 바닥을 떠돌면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단지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양식과 말투를 흉내내면서 ‘리더’인 척하는 것이다. 웬만큼 경험을 쌓은 경영자가 아니라면 이들을 구별해내기가 쉽지 않다.

A사는 바로 이 하이에나 같은 판매원을 리더로 잘못 알고 받아들이는 바람에 실패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영업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어쩌다 받는 돈의 액수만큼이라도 매출을 올리는 판매원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돈을 받는 그 순간 이미 마음속으로는 이별을 고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돈을 요구하는 판매원은 리더가 아닐 확률이 높다. 또 능력 있는 리더가 썩은 고기를 찾아 테헤란로를 어슬렁거릴 리는 없다. 현금 이외에 회사의 지분을 요구하거나, 자신과 연결된 제조사 또는 벤더사의 제품을 받아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당장 매출이 급할 경우라면 독이 들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들이키게 되는 독배가 된다.

A사는 특정 제품을 수억 원어치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아 들였으나 3개월여 만에 이들 조직이 떠나면서 재고부담에 시달렸다. 또 그 이후에 들어온 판매원은 자신이 연결한 제품을 갖고 들어왔으나 어떠한 제품도 판매하지 못했고, 그가 있다는 이유로 시중의 판매원들이 외면하면서 파국을 맞이해야 했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도 실패요인
지방에 본사를 뒀던 B사는 회원가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바람에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판매원 출신의 경영진이었으므로 하이에나들의 출몰은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지만 경영자로서 원가산출 등 복잡한 매카니즘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이미 시중에 널리 유통되는 제품이었다는 것도 폐업을 앞당긴 원인 중의 하나였다. 온라인 쇼핑몰 등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높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회사는 대표를 포함해 3명의 임직원이 운영비를 최소화하면서 분투했으나 고배를 들었다.

B사의 대표는 “직접 제조했던 주력 제품은 가격이 공개돼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았고, 제조사로부터 공급받았던 다른 제품은 느닷없이 납품가격을 두 배로 올리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납품했던 회사의 임원진들은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에 걸렸다가 자사의 제품을 먹고 완치가 됐으며, 그로 인해 수 조원의 제품 수출계약을 했다는 식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판매원 간 갈등 중재 못해 ‘휘청’
최근 들어 현저하게 매출이 빠지고 있는 C사는 판매원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지 못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업 초기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지던 한 사업자가 갈등 국면을 버티지 못하고 탈퇴한 직후 대표이사도 내쳤다. 그러나 혼자 남은 리더가 탁월한 능력을 보이면서 승승장구했으나 사사건건 다른 판매원과 부딪치면서 조직에 균열을 냈다.

그는 새로운 대표와도 갈등 구도를 형성했고 오너가 경영진이 아닌 이 사람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회사의 위계질서가 무너졌고, 임직원은 심부름꾼으로 전락했다. 2년 이상 근속한 직원도 찾기 힘들다는 게 내부를 잘 아는 인사의 전언이다.

그러나 오너의 적극적인 지원과 편들기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이 회사를 떠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결국 회사를 지탱하고 성장시킨 것은 오너도 경영진도 아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그는 최근 다른 회사의 대표사업자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사를 떠났던 대표이사 두 사람은 다단계판매업체와 방문판매업체에서 각각 활동하면서 복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또 가장 먼저 회사를 떠난 판매원은 모 업체의 대표사업자로 참여해 월 3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가파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     


상명하복 기업문화는 ‘독’
모 중견기업은 세 번째 다단계판매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명을 바꿈으로써 실질적으로는 네 번째 도전이 시작된 셈이다. 방문판매업을 통해 일가를 이뤘고 대기업군으로 성장했지만 유독 다단계판매에서는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기업의 고전이 다단계판매와 방문판매를 혼동하고 있어서 제대로 된 경영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다단계판매 출신의 경영자를 영입하고도 모든 걸 맡기지 못하고 개입하면서 성장의 적기를 놓친 것이 패인이라는 것이다. 형식상으로는 전권을 위임했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해 상부의 ‘오더’가 내려오면서 방향이 급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경영진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는 “이질적인 조직문화로 인해 내부조직의 다단계판매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게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너의 눈치를 봐야하는 임원진들이 조속히 결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고, 판매원과의 릴레이션십은 등한시 하면서 오너에게 잘 보이기 위한 쪽으로만 골몰하는 것도 부차적인 원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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