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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2천억 미등록 다단계 징역 20년 (2022-05-12)

美 다단계업체 ‘뉴유라이프’ 또다시 활개

미등록 다단계판매방식으로 불법 영업을 벌인 이들이 줄줄이 사법처리 되고 있다. 회장품 사업 투자를 미끼로 1조 2,000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업체 아쉬세븐 엄 모 회장이 최근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잇따른 사법처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등록 다단계판매방식으로 영업을 벌이는 조직이 중구난방으로 퍼져 있어 이들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쉬세븐 관계자 모두 실형 법원…“사회에 심각한 악영향”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종채)는 지난 5월 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쉬세븐 엄 모 회장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임원, 본부장 등 12명에게는 징역 2년~11년을 선고했다. 아쉬세븐 법인에는 벌금 10억 원을 부과했다.
▷ 서울동부지방법원

이날 재판부는 “대표인 피고인은 범행을 계획적, 조직적으로 주도해 동종 전력이 없음에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다단계 조직을 활용해 돌려막기 방식으로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고 그 피해가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거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또 “본부장인 피고인들은 투자자 모집 등 범행 실행을 전담하며, 다른 투자자들보다 회사 정보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았음에도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며 “그런데도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면서 진정으로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엄 회장, 임원, 본부장 등 피고인 12명은 지난 2015년 7월부터 6년여 동안 약 7,300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에게 “화장품 사업에 투자하면 위탁판매를 통해 4개월간 투자금의 5%를 이자로 주고, 다섯 번째 달에는 투자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또 가동하지 않는 공장에서 화장품 생산이 이뤄지는 것처럼 속이거나 유명인을 모델로 내세워 정상적인 회사인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특히 신규 투자자들이 줄어들기 시작한 2019년부터는 아쉬세븐을 주식 시장에 상장시키겠다고 말하며 추가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 일당이 가로챈 금액만 모두 1조 1,49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약정한 수당 등을 지급하는 사실상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 운영을 이어오던 이들은 지난해 4월 갑자기 “회사 사정이 안 좋아졌다”는 이유로 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서울 송파경찰서가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받아 수사해왔고,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11월 아쉬세븐 엄 회장과 임원들을 구속기소했다.


뉴유라이프 본사, 침묵으로 불법행위 방관
이러한 가운데 미국 다단계판매업체 뉴유라이프의 국내 판매원들이 조만간 한국지사가 오픈된다며 또다시 미등록 다단계 방식으로 사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들 조직이 다시금 활동하고 있는데 대해 해외에 본사를 둔 업체의 경우 이렇다 할 처벌을 받지 않는 점이 재기의 원동력이 됐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 업체의 국내 판매원들은 지난 2020년 제품을 받지 못하거나 수당이 미지급되면서 한때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이후 일부 조직이 와해되거나 상위 판매원이 코인 피라미드 사건에 연루되는 등의 문제로 한동안 잠잠했으나, 지난해 5월부터 다단계판매방식의 보상플랜을 앞세워 다시 조직 구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뉴유라이프 국내 사업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홍보물 중 일부

무엇보다 뉴유라이프의 일부 국내 리더 사업자들이 올해 2월 한국에서 공식적인 영업을 시작한다고 했다가 영업일을 차일피일 끌며 말을 바꾸고 있어 피해 재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들의 경우 일반적인 다단계판매업체와 달리 소비자피해 보상을 위해 공제조합과의 공제계약을 체결하거나 소비자피해 보상 보험 또는 채무 지급 보증 계약을 맺지 않아 피해를 봤을 경우 법적으로 보상받을 길이 없다.

5월 10일 직접판매공제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에 따르면 현재 뉴유라이프와 진행되고 있는 공제계약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불법 피라미드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양 조합은 해당 업체에 대해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 사업자에 따르면 뉴유라이프의 국내 사전영업은 지난해 5월부터 홍콩법인을 통해 다시 시작됐다. 이후 사업설명회를 진행한 일부 리더들이 올해 2월 한국에서 다단계판매업 라이선스가 나와 공식적인 영업에 나선다고 했다가 3월, 4월, 5월로 미루더니 이제는 6월에 나온다고 했다는 것이다.

현재는 뉴유라이프가 9월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모 국내 사업자는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 홍콩 라인으로 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9월에 한국지사가 오픈하면 현재 라인이 그대로 이동할 것”이라며 “9월 전까지 제품(소마덤젤)을 4통까지 살 수 있고, 제품은 미국에서 배송되는데 넉넉히 1달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뉴유라이프는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다단계판매업체로, 성장호르몬이라는 물질을 담은 바르는 의약품 ‘소마덤젤’ 등을 팔고 있다.

현재 뉴유라이프는 한국에서 다단계판매업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사업자들은 해외직구 방식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해외 의약품을 국내에서 유통하려면 정식 수입 절차를 거쳐야만 하고, 판매 경로 역시 약국 및 허가 점포에서만 가능하다.

식약처가 운영하는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소마덤젤은 수입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이다. 이 제품을 국내에서 유통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사업자들은 카드번호, 개인통관번호 등의 개인정보를 받아 가입신청을 받고 대리 구매를 해주는 방식으로 조직을 꾸리고 있다.

국내 사업자들이 뉴유라이프의 제품을 마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소개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들은 제품을 바르기만 해도 당뇨, 요실금, 불면증, 류마티스관절염, 치매 등이 회복됐다거나 성기능, 시력이 향상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뉴유라이프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는 소마덤젤에 대해 “질병의 진단, 치료, 완치 또는 예방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 사업자들이 홍보하는 내용과는 정반대의 문구가 표기돼 있다.

한편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미등록 다단계판매조직을 개설·관리·운영 또는 재화 등의 거래 없이 금전거래만을 위한 다단계판매조직을 구성하면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와 관련 5월 9일 미국 뉴유라이프 측에 한국 진출 여부, 국내 사업자들의 사전영업 등에 대해 이메일을 통해 물었으나, 5월 11일 현재까지 어떠한 답도 듣지 못했다.

 
김선호, 두영준 기자yahoo3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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