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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경영에 멍드는 업계

[기획] ③부패 - 사례로 보는 다단계판매기업 실패 요인

  • (2022-05-26 16:49)
▷ 일러스트: 노현호
글로벌 기업의 한국지사나 전문경영인을 기용하는 기업들이 실패하는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부패다. 자신의 회사가 아니라는 안일한 생각이 쉽사리 횡령과 배임, 각종 리베이트와 엮이면서 좌초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의 지사장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도 만연한 부패에 대한 자각 때문이기도 하다.


부패의 대물림
이중삼중 유통단계
A사는 오너 일가의 부당한 경영 개입과 전통적인 꼼수 경영으로 뛰어난 역량을 지닌 리더들을 다 잃고 말았다. 단적인 예로 특정 제품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두 개 세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끼워 넣어 폭리 구조를 만들거나, 팔릴 가능성은 없지만 오너 부인이 요구하는 제품들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다.

또 잘 팔리는 제품은 납품 회사를 바꾸거나 자신들이 투자해 유사한 제품을 납품하게 하는 등 중소기업과의 상생이라고 설정한 자사의 비전을 스스로 갉아 먹었던 것이다
. 심지어는 관리 법인과 유통 법인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회사 자체를 쪼개는 등 회사의 발전을 도모하기보다는 떡고물에 집착하다가 떡을 잃는 우를 범했다.

가신 그룹 중에서 경영진을 발탁하면서 소비자와 회원
, 제품을 바라보기보다는 오너의 심기를 살피는 일에 더 많은 정성을 쏟은 것도 몰락의 속도를 더했다는 것이 A사를 거친 임직원들의 분석이다.


회사는 망해도 배부른 지사장
최근 한 판매원은 다년 간 글로벌 업체의 지사장을 역임한 A씨가 빌딩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불쾌해했다. 그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다는 그는 큰 회사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은 것도 아닌데 그 정도의 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부패가 아니라면 설명되지 않는다며 언성을 높였다.

실제로 그는 장수하는 경영자는 아니었다고 평가된다
. 대부분의 부패한 경영자들과 마찬가지로 부임 직후 택배와 제품 카탈로그 제작, 불요불급한 제품 론칭 등등 사사로운 돈을 만들 수 있는 일부터 착수했다는 것이다. 그가 거친 몇 몇 업체가 서둘러 철수하게 된 배경에도 이같은 사정이 작용했다고.


중고집기 신제품 가격으로 구입 후
리베이트
또 다른 경영자 B씨 역시 부패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인터뷰를 통과하지만 단 한 차례도 맡은 기업을 성장시키지 못한 원인이 바로 사리사욕에만 몰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증언이다. A씨와 마찬가지로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가 하면 소속 기업으로부터 급여를 수령하면서도 더 좋은 기회를 찾아 끊임없이 이력서를 제출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그의 수완
(?)은 유사한 수준의 지사장 급 인사들보다 뛰어나 창고 비용 부풀리기, 중고 사무실 집기 신제품 가격으로 구입해 리베이트 받기, 본사와 마지막은 협박과 소송으로 끝내기 등등 상상을 초월하는 무용담을 달고 다닌다.


회사정리 하며 헐값에 중고집기 넘기고
리베이트
또 다른 지사장 C씨 역시 중고가구와 관련해 유명세를 떨쳤다. 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무집기를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중고가구업자에 넘긴 다음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다. 갖가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욕을 채우느라 회사를 폐업에 이르게 하고도 최후까지 탐욕에만 몰두한 것이다.


쓰러져가는 물류창고 고가에 임대 후
뒷돈
판매원들은 잘 모르지만 물류창고와 관련된 비리는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대표적인 공공연한 비밀 중의 하나다. 창고 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해서 리베이트로 돌려받는 것이다. 이와 함께 택배사 교체, 제품 박스 교체, 제품 카탈로그 교체 등이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식이다.

대체로 부패의 대물림은 어떤 사수를 만나느냐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다
. 청렴한 사수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면 그 또한 청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위에서 거론한 조항에 부합하는 사수로부터 일을 배운 사람이라면 사수와 비슷한 행위를 답습하거나 오히려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게이바에서 긁은
법카
직원들이 지켜본 지사장들의 부패사례 중에는 법인카드를 게이바에서 사용하거나 일주일에 단 하루만 회사에 출근하는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는 박스제작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기 위해 제품 수량보다 훨씬 더 많은 박스를 제작해 창고를 가득 채운 사례도 있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수입 관세를 높게 책정한 다음 세무법인 등으로부터 돌려받는 방법도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해외여행이나 컨벤션 대형 이벤트를 개최할 때 대행사로부터
10% 정도 리베이트로 돌려받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는 관행이 된 지 오래다. 중요한 것은 해외여행이나 행사비용 또한 판매원들이 수령하는 후원수당 35%에 포함된다는 것. 그러니까 판매원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대행업체와 짜고 착복한다는 말이다. 이것은 중소규모 기업에서보다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얼마면 되겠어?’돈 보내면 레그 옮겨준 회사
A사는 한 때 손꼽힐 정도로 잘 나갔으나 회원들 간의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특정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정리와 감정에 따라 처리하는 바람에 최고 리더가 떠나갔고, 그 이후로는 급전직하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급속하게 무너졌다.

최고 리더가 떠나가게 되면 필연적으로 하부에서 균열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회사 측은 감지하지 못했다
. 더 문제가 됐던 것은 리더들이 떠나면서 비어 있는 코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것이다. 역시 최고 직급에 올랐다가 A사를 떠난 한 판매원은 리더들은 급속하게 빠져나가는 데 회사에서는 레그 정리를 하지 않았다. 누가 누구 파트너인지 스폰서인지 알아야 후원을 할 수 있는데 경영진은 능동적으로 움직일 생각이 없었다. 기다리다 못한 사업자들이 레그 조정안을 올려도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다가 일정 금액의 돈과 함께 보낸 사람 쪽으로 라인이 몰리면서 사업을 그만두게 됐다고 털어놨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짓나니
B사의 아시아 담당 지사장은 한국에 부임한 이후 사랑에 빠져 버렸다. 이미 본사 회장과의 염문설이 파다하던 차에 번진 핑크빛 소식은 사랑의 파트너를 지사장에 앉힘으로써 사실로 드러났다.

지사장에 임명된 그의 애인은 사사건건 회원들과 갈등을 빚고 심지어는 수당마저 임의로 삭감하는 등 전횡을 일삼았으나 그의 상사였던 애인의 눈에는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보였던지 한국 지사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과 상황들에 대해 눈을 감아 버렸다
.

평판에 비해 제품력은 인정받아 주력 제품을 유통하겠다는 사람들이 수차례 본사에 문의하기도 했으나 한국에서의 상품 유통에 관한 독점적인 권리를 애인에게 일임한 터라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기회마저 잃어버렸다
.

이외에도 잠자리를 같이 한 여성파트너를 상위로 올려주는 방식으로 사욕을 채운 경영자도 있고
, 비위 사실이 본사에 알려지지 않도록 임직원이 단체로 명품 쇼핑을 나선 사례도 있었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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