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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직무유기가 금융범죄 부추긴다 (2022-06-16)

브이글로벌 징역 22년 MBI는 4년…엇갈린 판결

변호인 “현행법에는 판매원 처벌 근거 없어”

사기, 방문판매법 위반이라는 동일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지만, 한국에 본사를 뒀던 브이글로벌은 최대 징역 22, 말레이시아에 본사를 뒀던 MBI는 최대 징역 4년을 선고받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판매원들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무기징역을 구형받은 브이글로벌 최상위사업자 양 모 씨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거인멸
, 도주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양 씨는 1심 판결을 앞두고 검사장, 판사 출신 등이 포함된 약 20명의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


처벌 수위 다른 이유 입법기관의 직무유기
국내에서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MBI 관련 수사와 재판은 전국적으로 줄지어 계속되고 있지만 상반된 검찰의 기소, 재판부 판결 등으로 혼란만 커지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MBI 사업에 참여했던 이들이 한때 피해자모임을 꾸리면서 단체 행동에 나섰으나, 피해자들끼리 서로 소송전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으면서 피해자모임이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이 바람에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인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사법당국 역시 통합수사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난
429일 울산지방법원은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MBI 사업자 신 모 씨에게 징역 1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MBI와 관련된 가장 최근의 유죄판결 사례다. , 현재 대구지방법원에서는 MBI 국내 총책 안 모 씨의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안 씨는 지난 215일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이밖에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에서 MBI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은 MBI 최상위사업자로서 무등록 다단계판매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김 모 씨와 유 모 씨의 형을 확정했다. 이것이 MBI 사건 중 최고형을 받은 유일한 사례다. 대법원이 지난해 415일 MBI 강릉지역 조직을 관리한 2명에 대해 MBI 사건 중에서는 처음으로 사기죄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처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은 피하지 못하고 있다.


브이글로벌 양 모 씨 보석으로 석방
이와 달리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11일 사기, 유사수신행위,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브이글로벌 대표 이 모 씨에 대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모든 혐의에 대해 죄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검찰은 지난 44일 수원지방법원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브이글로벌 최상위 사업자양 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함께 구속기소 된 공범 4명에게는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무등록 다단계방식으로 코인 사기를 벌인 유사한 사건임에도
MBI와 브이글로벌의 처벌 수위에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MBI, 브이글로벌 사건의 피고인 측 변호인은 코인 다단계 사건은 처벌 근거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 무등록 다단계판매인 사실을 알고 가담한 소속 판매원에 대해 무등록 다단계판매업자와 똑같은 법률을 적용하면 된다처벌할 수 있는 근거 법률을 만들어야 한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누누이 얘기했다. 법이 없어서 무죄가 되는 건 입법기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법이 없어서 무죄인 거지, 죄가 없는 게 아니다. 의뢰인들에게도 공탁, 변제 등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이야기한다재판부도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선이 불명확하다고 한다. 똑같은 행위를 했는데, 먼저 시작했다고 가해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재판부가 고심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브이글로벌 최상위사업자가 무기징역을 구형받은 것에 대해서는
구형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판결의 문제라고 답했다. 이 밖에도 브이글로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최상위사업자에 대한 무리한 수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실제 형량 역시 그렇게 높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 무등록 다단계에 가담한 판매원들의 처벌 근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현재 재판을 받는 브이글로벌 사업자들 역시 MBI와 비슷한 처벌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피해 회복해주겠다며 또 다른 코인으로 유혹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다단계판매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다단계판매조직을 개설·관리 또는 운영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불법 업체에 가담한 대부분의 판매원들은 개설·관리, 운영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이 재판에서 맹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유사수신행위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는 것도 애매하다
. 유사수신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원금 또는 이자 보장 약정을 하면서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금전을 수취해야 한다. 그런데 가상자산(암호화폐)금전으로 볼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가상자산이 금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를 입증하기도 까다롭다. 또한, 지난 2009년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이후 1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코인을 제재할 수 있는 이렇다 할 법률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암호화폐니 가상자산이니 이름을 두고 입씨름하는 동안 MBI, 브이글로벌 같은 거대 범죄조직이 탄생한 것이다.

한편 브이글로벌의 잔당세력들이 제
2의 사기 아이템을 들고 투자금을 회복해주겠다며 피해자들을 현혹하고 있어 MBI의 전철을 밟는 모습이다.

브이글로벌 피해자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관계자는
브이글로벌에서 피해 본 것을 복구해 줄 테니 다른 금융다단계를 하자며 부추기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현재 브이글로벌을 통해 상당한 범죄수익금을 취한 사람이 400명인데, 그들에 대한 수사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브이글로벌 최상위사업자 양 씨가 보석으로 풀려난 것에 대해서는 사실 불가능한 사례인데 돈을 좀 많이 쓴 것 같고, 재구속될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브이글로벌 대표 이 모 씨와 운영진 등은 가상자산 브이캐시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거나 다른 회원을 유치하면 120만 원의 소개비를 주겠다는 수법으로 지난 20207월부터 20214월까지 회원 5만여 명에게 22,000여억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MBI와 자회사 엠페이스는 전산상 숫자에 불과한 자체 가상화폐 ‘GRC’ 판매를 가장하여,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벌 수 있다고 속여 투자금을 가로챈 금융 피라미드 회사라는 게 피해자들 측 설명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MBI로 피해를 본 사람만 8만여 명이고, 피해액만 5조 원에 달한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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