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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적반하장

  • (2022-06-16 17:12)

우리 속담에 물에 빠진 놈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은혜를 입었는데도 오히려 고마움을 모르고 생트집을 잡는다는 의미로, 구해준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지난
68일 백신인권행동이라는 단체의 대표인 충북대 의대 손현준 교수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 등 4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개인의 신념이든, 정치적 목적이든 별로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저 소식을 접한 순간 개인적으로 적반하장이란 말이 자동으로 떠올랐습니다.

코로나
19로 신음하던 지난 2년 동안 언론에 가장 많이 모습을 드러냈던 사람이 바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입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 처음에는 별로 없던 흰머리가 점점 늘어나고 안색이 안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지켜봤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맞아 최전선에서 우리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개인사를 희생해 가며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모습에 감명받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 선정할 정도였습니다.

손현준 교수는 정 전 청장을 고소한 직후
, 기자회견을 통해 정 전 청장은 백신 접종 1회만 하면 100% 효과가 있단 허위사실을 공개 발표했으며, 의료계 우려를 무시하고 방역패스를 지속했다정은경은 해외로 도주해 이들로부터 특혜를 입은 백신 제조사들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신속하게 출국 금지 신청을 하고, 신병을 확보해 엄격하게 수사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반인도 아니고 명색이 국립대 의대 교수라는 사람이 이런 주장을 했다는 사실이 더욱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 물론 코로나19 확산 초기 방역 대책에 문제점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상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의 방역 대책은 정치적 이념과 경제적 분야의 피해를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입니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도 비판과 비난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무엇인가에 대해 비판하라고 하면 그 무엇의 나쁜 점이나 부족한 점만 들춰냅니다. 국어사전에 보면 비판은 현상이나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판단은 논리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활동이 비판입니다.

국어사전에서 비난은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한다는 뜻입니다. 결국, 합당한 근거를 갖추지 못한 비판은 비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이 혹은 단체가 느끼기에 지난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 근거를 기반으로 잘못을 지적한다면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또 다른 감염병의 침입에 이전과는 다른 방역 정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방역 정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한 정은경 전 처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예방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94년 경기도 양주시 보건소에서 첫 의사 생활을 시작해, 그곳에서 전염병 신고 기준을 마련했고,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1998년 국립보건원 역학조사담당관으로 특채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국립보건원에서는
2000년 홍역 유행 당시 예방접종 지침 수립에 기여했고, 2009년 질병정책과장을 역임하면서 신종플루 대응을 맡았고, 응급의료과장을 하다가 2014년 질병관리본부로 이동해 질병예방센터장으로 메르스 대응의 최전선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 2015년 여름 메르스가 확산되자 박근혜 정부는 그 책임을 정은경 센터장에게 물었고 정직을 당하게 됩니다. 이후 민간 전문가를 초빙해 대응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감염병 대책이 어땠는지는 다들 알고 계실겁니다. 당시 정은경 센터장은 공직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임상 의사의 길로 돌아가려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17년 메르스 대응 당시 정은경 센터장이 옳았다는 재평가를 바탕으로 첫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이 됩니다. 이후 그가 걸어온 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2년 동안의 방역 정책으로 피해를 본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은경 전 청장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미지의 감염병과 싸움을 공적 업무로 수행한 사람에게 있지도 않은 잘못이나 결점을 고의로 책잡아서 나쁘게 말하는 것은 현재에도 미래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건설적 비판이 아닌 개인적 욕심과 술수만이 가득한 비난은 물리적 폭력과 다를 바 없습니다. 누군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밤잠을 줄여가며 노력할 때 당신은 무엇을 했길래 그렇게 당당하게 고소를 하는 것인지 지극히 정상적인 제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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