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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야 산다 - 여름 보양식 ‘4대 천왕’

  • (2022-08-05 09:24)
▷ 사진: 게티이미지

끈적끈적 찐득찐득 후끈후끈잠 못 드는 여름이다. 7월에서 8월 사이 약 한 달간 잠깐 스치듯 지나가던 여름이 이제는 6월부터, 이르면 5월말부터 길게는 9월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작열하는 태양과 습식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여름을 건강하게 지나가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먹어야 산다.

아무리 약처럼 생긴 건강기능식품들이 좋다고 해도 음식으로 기운
(氣運)을 섭취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인체라는 것은 영양제 몇 알로 다스릴 수도 없고 보호할 수도 없다. 생명의 근원인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을 고스란히 받아들이자면 음식밖에는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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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삼계탕의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는 게 통설이다. 조선시대 문헌에 잠깐 나타난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삼계탕이라기보다는 백숙에 더 가까웠다. 삼계탕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삼과 닭이 주재료이므로 가난하던 시절에 서민들이 즐겨 먹기에는 한계가 있는 음식이었다. 지금은 복날뿐만 아니라 사철을 두고 누구라도 먹을 수 있게 되면서 계절을 가리지 않는 보양식으로 이름이 높다.
 
대체로 생후 3개월 이내의 어린 닭이 삼계탕용으로 쓰인다. 여타의 보양식과 비교하면 좀 저렴한 편이라 누구나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근래에 들어 경제 사정이 좋아지면서 삼계탕에다 전복이나 송이 등등을 넣어 럭셔리한 가격으로 팔리기도 한다.

삼계탕과 백숙과 닭죽은 엇비슷한 것 같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삼계탕에는 주로 인삼이 들어가지만
, 백숙에는 인삼보다는 황기가 들어가고 찹쌀보다는 녹두가 들어갈 때가 많다. 이렇다 할 약재를 넣지 않았을 때는 그저 닭죽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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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
1인당 GDP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급격하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게 장어다. 특히 민물장어는 없어서 못 먹는 음식쯤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대중화에 성공하면서 개고기의 명성을 가볍게 뛰어넘은 것처럼 보인다. 민물장어의 원래 이름은 뱀장어다. 민물에서 살지만 태어나는 곳은 바다. 민물에서 살다 알을 낳기 위해서는 바다로 나간다. 연어 등의 회귀성 어류와는 정반대의 습성을 보인다. 바다와 민물이 합쳐지는 곳에서 포획되는 장어에 풍천장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다.

일본에서는 복날 삼계탕을 먹지 않고 장어를 먹는다. 탕으로 먹기보다는 카바야키라고 해서 꼬챙이에 꿰어 은은한 숯불에 전용 간장을 발라 굽는다. 장어의 참맛을 즐기려는 사람은 간장을 바르지 않고 구운 시라야키를 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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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탕
, 개고기를 말한다. 개를 먹는다는 말만 들어도 인상이 찌그러지거나 욕설이 튀어나오는 사람도 없지 않을 텐데 고구려 벽화에 개를 잡는 장면이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보양식이다. 지금이야 개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세계적으로 터부시하는 터라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야만적인 일처럼 여겨지지만 그래도 먹어본 사람들은 개고기만한 보양식이 없다고 한다.

겨우 10년 전만 해도 유기견이 지금만큼 사회적인 문제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도둑과 개장수로부터 개를 지키는 일이 급선무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다는 사실에 대해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면서 유기견 문제는 국가적인 일로 커져버렸다.

그렇다고 유기견을 다 잡아먹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고
, 과연 유기견으로 떠돌거나 들개가 되어 산야를 배회하면서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일이 온당한지 한 번 더 따져봐야 한다는 말이다.

개고기는 맛이 진해 묵직한 바디감을 자랑하는 레드와인과 잘 어울린다
. 쇠고기나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과는 달리 새로운 요리법을 창조해낼 틈도 없이 쇠락의 길로 들어섰지만 그래도 오랜 병을 겪은 사람이 원기를 회복하는 데는 이만한 보양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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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어
겨울이 방어의 계절이라면 여름은 민어의 계절이다. 민어는 전라도 부자들의 보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서민들은 푹 삭힌 홍어로 보양을 하지만 귀한 민어는 부자가 아니면 살아생전 한 점도 먹어보기 힘든 생선이었다. 민어는 최대 1미터 가까이 자라는 대형 어종이다. 큰 만큼 대가리나 등뼈를 끓여 우린 민어탕은 보양식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민어부레는 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하는 별미 중의 별미. 민어 알로 만든 어란은 최고의 식재료로 각광 받는다. 주로 숭어로 어란을 만들지만 6월에서 8월에 이르는 여름철엔 민어로 만든다고.

민어는 성질이 급하고 못 돼 활어로 먹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중에 나와 있는 민어회는 대체로 가짜 민어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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