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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징역 25년과 맞바꾼 브이글로벌 (2022-09-22 17:54)

브이글로벌을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이 모 씨에게 수원고등법원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징역 25년은 122년보다 3년 더 늘어난 것으로 상급법원이 오히려 브이글로벌의 범죄를 더 중대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대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써는
25년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 갓 30세를 넘긴 이 씨가 형량을 다 채우고 출소한다면 50대 중반을 훌쩍 넘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될 것이다.

브이글로벌 광풍과 그에 이은 검찰과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면서 과연 돈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꽃다운 청춘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 어쩌면 그 시간 동안 그의 부모는 출소를 기다리지 못하고 이 세상과 작별할 수도 있고, 그의 형제들과 친구들 또한 눈에서 멀어진 세월처럼 마음속에서도 그를 잊을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그의 가족들은 그가 저지른 범죄로 인해 그를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 친구로부터 친지로부터 하물며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당하고 버려진다는 것은 슬프고 참담한 일이지만, 집안의 골칫거리가 사회로부터 격리당해 사라진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개운한 일이면서 다행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사수신 범죄자의 말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테헤란로에는 제
2의 브이글로벌을 꿈꾸며 코인을 매개로 한 유사수신 행위를 자행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즐비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제4차산업혁명이니 블록체인이니, 메타버스니 하는 가장 앞선 IT산업의 흥행대열에 노인들만 즐비하다는 것이다. 코인 맛을 본 젊은 범죄자들이 노인들을 선호하는 것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고소할 정신적 육체적 능력이 미약하고, 이 노인들 대부분은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식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의 앞일은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브이글로벌의 대표 이 씨 역시 자신의 청춘이 고스란히 감방에서 썩게 될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사수신 범죄의 재판장에 가보면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들어와 재판을 받던 여성이 법정구속이 떨어지자 그 자리에서 실신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자신이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도 모른 채로 짧지 않은 세월을 감방에서 보내게 되는 것이다.

범죄자는 감옥에 갇힘으로써 동병상련의 심경을 토로할 수 많은 동료들을 만나 위안을 얻을지도 모르지만
, 범죄자의 가족은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로 이웃들이 수군대는 세월을 견뎌야 할 것이다.

유사수신 범죄가 악질적인 것은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 즉 범죄자들 또한 대규모로 발생한다는 것도 유사수신 범죄가 반드시 척결돼야 하고, 반드시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하는 이유다. 브이글로벌과 같은 유사수신 범죄는 번 돈뿐만 아니라 생돈까지 법정 비용이라는 이름으로 탕진하게 되고, 돈을 못 번 사람은 원금 되찾기를 기다리다가 세월을 다 보낸다는 말이 있다.

코인으로 돈을 번다는 것은 그야 말로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일보다 더 어렵고 더 드문 일이다
. 30대 초반의 젊은 대표에게 25년이라는 중형이 떨어졌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것이 바로 죗값이라는 것이다. 유사수신을 동경하는 모든 잠재적 범죄자에게 경종을 울리는 판결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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