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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고향, 선비의 고장 영주래요 (2022-09-23)

속 터지는 코로나 어디로든 가보자<48>


영주는 선비의 고장이다아무래도 최초로 정부 승인을 받은 서원인 소수서원이 건립된 것이 그 이름을 다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선비의 명맥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지금도 영주 사람들은 영주가 없었더라면 대한민국의 학문도 없을 것처럼 엄청난 자부심으로 뭉쳐 있다.


그렇지만 소수서원 최고라는 수식어를 떼고 나면 일반인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인 여행지는 아니다
. 아무리 최초라고 하더라도 학교가 구경거리가 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오히려 인근의 선비촌이 더 관심을 끈다.

영주는 동해를 따라 내려오던 백두대간이 태백산을 거치면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지리산으로 향하는 초입에 자리하고 있다
. 과거에 소백산맥이라고 불리던 산줄기 중에서 지리산 다음으로 높은 산(비로봉 1,439m)을 이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철쭉축제가 열릴 정도로 봄날의 소백산은 찬란한 꽃빛으로 장관을 연출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사찰이라고 불리고도 남을 부석사는 소백산과 더 밀접하게 붙어 있으면서도 소백산 부석사라고 하지 않고 태백산 부석사라고 일주문에 큼직하게 써 붙여 놨다. 소백산이 싫었다면 가람의 뒤에 자리 잡은 봉황산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았을까?

부석사는 배흘림기둥으로 유명한 무량수전이 자리잡고 있다
.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중의 하나로 기둥에 인위적인 손질을 최대한 자제해 자연 그대로의 나뭇결이 잘 살아 있다. 배흘림기둥이란 항아리처럼 가운데가 불룩하게 튀어나와 유려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기둥을 말한다. 대체로 가정집이나 소규모 건물에서는 민흘림기둥을 쓰고 사찰을 비롯해 권위적인 인상을 주고 싶어하는 건물에는 배흘림기둥을 썼다고 한다.

아무려나 배흘림기둥은 조금 멀찍이서 떨어져봤을 때, 부석사 무량수전의 그것이라면 추녀에서 좀 떨어져서, 가급적이면 대각선 방향에서 바라보면 옛 건축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부석사에는 무량수전을 비롯해 당간지주 등 국보급 문화재가 몇 가지 산재해 있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부석사를 찾는 이유는 무량수전 앞에서, 무량수전 앞 안양루에서 바라보이는 전망때문일 것이다.

요즘처럼 대기질이 좋은 날에는 겹겹이 메산
()자를 그리며 출렁출렁 울퉁불퉁 오르락내리락 흘러가는 산맥이 고스란히 내다보인다. 특히 해질 무렵의 그 광경은 그야말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더구나 부석사라면 신라시대 의상대사와 선묘 아씨의 로멘스도 한몫 거드는 바람에 해지는 가람은 어쩐지 에로틱하여 가슴속으로 물결처럼 밀려드는 연정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한다.

영주는 작은 도시지만 기대 이상의 볼거리를 숨겨놓고 있다. 부석사야 워낙 유명한 사찰이므로, 더욱이 그 예산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이후 거의 전국민이 다 다녀갈 절도로 인기를 누렸으므로 그러려니 하게 된다. 하지만 무섬마을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아 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는 한다.

무섬마을은 낙동강으로 몸을 불리기 직전의 내성천이 아름답게 마을을 휘감아 도는 바람에 마치 섬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 여전히 한국의 영주 무섬마을은 반남 박씨와 선성 김씨의 집성촌이다. 17세기쯤 형성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다. 무섬마을 주민들은 일제에 맞서기 위해 아도서숙을 세워 안동과 봉화 등을 아우르는 지역 항일운동의 거점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내성천을 가로질러 놓인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맛도 쏠쏠하지만 둑방길에 우두커니 앉아 강물이 흘러가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재미도 있다
.

꽃담 넘어 접시꽃이 피고, 능소화가 꽃담을 흔들고 지나가는 바람을 따라 함께 흔들린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보다 더 느린 사투리를 듣다 보면 적어도 이틀은 묵어가야 할 것 같다. 아름다운 곳이라면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저 고색창연한 기와집 한 채 사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고 투자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경제 관념 없는 한량이 아니라면 굳이 집을 살 것까지야 없을 테지만.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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