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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향기로운 보성, 녹차밭으로 가는 삼나무길 (2022-11-17)

속 터지는 코로나 어디로든 가보자<56>


적어도 한국 사람에게 보성은 녹차라는 이미지와 연결된다. 더욱이 우아하게 곡선을 그리며 흘러가는 녹차밭은 누구나 한 번쯤 깊은 이랑을 따라 걸어보고 싶은 욕망을 충동질한다. 그렇다고 보성에 녹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찬미했던 득량만이 아기자기한 해안선을 이루며 그 사람을 기다린다.


뜻밖의 고지대
기러기재
뜻밖에도 보성은 전라남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호남자체가 워낙 드넓은 평야지대라 무주, 진안, 장수와 지리산으로 걸쳐진 남원을 제외한다면 이렇다 할 고도로 측정할 수 있는 지역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바로 바다와 인접한 것 같은 보성이 이렇게까지 높은(?) 지역이라는 것은 의외다.

차밭을 제외하고 보성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은
2번 국도 보성과 득량을 나누는 기러기재다. 사실 보성에서 득량으로 내려가는 길은 살짝 높아진 언덕길을 오르는 기분이지만 정작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아득하게 펼쳐지는 득량만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성만이라고도 불리는 득량만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벌써 바다를 메워 농토를 만드는 간척사업이 성행했다. 러일전쟁과 청일전쟁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으나 지금은 보성과 인근의 도시들을 모두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역사적 아이러니를 만들었다.
  
차밭의 천하삼분지계

보성에서도 보성읍과 회천면 지역의 봇재에는 크고 작은 다원들이 자리잡고 있다. 흔히 보성차밭이라고 할 때 거론되는 대한다원은 보성에서 가장 큰 다원이다. 대한다원은 차밭도 차밭이지만 다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조성된 삼나무 가로수 길이 압권이다.

자주 다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차밭보다 아름드리 도열한 삼나무의 풍경에 매료된 사례도 많다
. 이 삼나무 길을 걸어본 사람에게는 차밭의 정리된 풍경보다 하늘을 향해 양껏 솟아오른 삼나무의 위용에 압도되기도 한다고.

차 재배지는 다습한 곳이 많다
. 차나무 자체가 친수성을 띠기 때문에 여름에는 비가 많고 겨울에도 적절한 적설량이 기본이 돼야 한다. 보성과 회천 자체가 남해에 접한 거의 모든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비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고도 부족한 강수량은 보성감 댐 등에서 발생하는 안개를 통해서 수분을 공급받기도 한다.

사실 보성이라고 하면 녹차 말고는 딱히 내세울 것이 없기도 하다
.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의 차 생산지라고 해봐야 지리산 자락의 하동, 산청, 구례 정도에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제주도의 다원이 고작이다. 정확하게 한국의 차 산업을 삼분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지역마다 자신들의 녹차가 더 뛰어나다는 식의 광고를 하고 있기는 해도 정확하게 말하자면 막상막하이면서 또한 용호상박이다
. 단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제주도의 녹차가 좀 더 다양한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좀 더 큰 시장을 형성한다.

그렇지만 보성 녹차는 해외에 수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의 품에 안겨 우주로까지 날아간 역사를 지니고 있다
.

또 남아도는 녹차 찌꺼기를 돼지 사육에 이용해
보성 녹돈이라는 브랜드로 키우고 있기도 하다. 이 보성 녹돈을 이용해 맥도날드에서는 녹돈 버거를 선보였고 동일한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외식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고민도 상심도 씻어주는 율포
녹차밭과 함께 보성이라는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리고 있는 것은 율포해수욕장이다. 어떻게 보면 바다인 것도 같고 또 어떻게 보면 호수인 것도 같은 율포해수욕장은 그저 넋놓고 바라보기만 해도 세상에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을 것도 같다.

한 걸음 한 걸음 고운 모래 위에 찍은 발자국을 가만가만 바다가 다가와 지워주듯이 우리의 상처도 그렇게 지워지고 또 잊혀져 가고 가슴속에는 푸르디 푸른 녹차의 기억과 붉게 솟아오른 삼나무의 추억만이 높이 자라 있을 테니까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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