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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완만한 하향세로 출발

시중 제품 품질 좋아져 다단계 프리미엄 희석

불법 업체에는 사람 몰려 ‘즐거운 비명’

  • (2023-02-23 17:09)

새해 들어 다단계판매업계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로 출발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상승세로 마감하면서 2023년에는 대폭적인 성장을 기대했으나 1월과 2월 연속으로 예상을 밑돌면서 원인을 분석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실정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설날이 낀 1월과 졸업 및 입학 시즌인 2월에는 전통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내기는 했으나 올해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면서 “불경기의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래 1월과 2월에는 저조하게 출발해서 가을을 지나면서 피크를 찍는 패턴이어서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단계판매산업의 경우 경기가 나쁠수록 성장하는 패턴을 보여왔으나 코로나19에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금리와 물가, 원자재 값이 타격을 입으면서 소비심리 자체가 둔화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모 업체의 경영자는 “사업자 매출은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데 소비자의 손까지 전달되는 데 시일이 좀 더 걸린다는 게 판매원들의 이야기”라면서 “슈퍼마켓이나 마트 등에 즐비한 화장품과 건강식품, 생활용품으로 경쟁하기에는 벅찬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판매원들 역시 각종 공산품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과거의 ‘제품은 좋다’는 평을 받았던 다단계업계의 제품이 시중의 그것과 변별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모 업체의 리더 사업자는 “이제는 중국산 생필품도 한국 제품과 엇비슷해진 상황에서 다단계 제품 좋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잘 먹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제는 제품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보상플랜 등 사업기회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데 현행 방문판매법이나 공제조합에서 금지하는 규정들을 지키다보면 다단계판매는 결코 매력적인 사업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단계판매의 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은 최대 200만 명 가까이 빠져나간 회원 수에서도 증명된다. 아무리 허수가 끼었다고는 해도 200만 명 전체를 허수로 볼 수는 없다.

업계의 전문가는 “합법적인 업체의 매출이 5조 원을 조금 웃도는 데 비해 코인과 온라인, 금융피라미드 등 다단계판매 방식으로 진행되는 불법적인 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적게 잡아도 열 배는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합법적인 다단계판매업체에서 빠져나간 200만 명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불법업체가 번성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들의 이동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G사의 리더 사업자였던 정 모씨가 불법코인 다단계업체로 옮겨 간 데다 S사에서 100억 원 이상 소득을 달성했던 이 모씨 역시 코인으로 옮겨 가면서 코인다단계에 대한 관심도가 급등하고 있다.

더구나 정 씨와 이 씨의 경우 최대 연매출 1,000억 원과 2,000억 원을 올렸던 기업에서 거대한 조직들을 교육하고 훈련했던 경험을 갖고 있고, 그들을 따르는 중간급 리더들도 적지 않아 다단계판매업계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관계자는 “두 사람 외에도 나름대로 사람을 모으는 능력을 가진 리더들이 코인 업계로 많이 빠져나갔다”면서 “다단계판매업이 경기가 안 좋을수록 성장하는 사업은 분명하지만 지금의 추세로 미루어본다면 합법 업체가 성장하기보다는 불법적인 업체가 성장하기 좋은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법업체를 처벌할 방도가 없다면 차라리 그들까지 끌어안는 수준으로 규제를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방치한다면 지금 방식의 다단계판매는 사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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