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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 꿈쩍 않는 다단계 (2023-03-10 09:37)

각종 검색어 순위에서 챗GPT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와 함께 출판시장에서도 한 달 여 동안 무려 17종에 달하는 관련 서적이 쏟아지는 등 졸지에 인간은 AI와 협업할 수밖에 없는 시대로 들어서고 말았다.

기연미연
(其然未然) 눈치만 보고 있는 사이에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으로 전 인류가 빨려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AI를 활용하거나 AI에 의해 인간이 조종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특이점또한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AI
와 협업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판매원은 배달 중
특이점이란 일반적으로 수학, 물리학, 천문학 또는 기술 분야에서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무너지는 지점이나 상태를 의미한다. 2005년 미래학자 커즈와일이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을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거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커즈와일이 예측한 특이점은 노화와 질병의 과정이 역전되고 환경오염이 제거되는 등 그야말로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누구라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부를 누리면서 사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혈관에 주입하면 피를 따라 흐르면서 혈관 안의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나노 로봇
, 생각만 해도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가상현실 등등 미래학자들은 인간이 기계가 되고 기계가 인간이 되는 시대가 지척에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시대 상황을 한국의 다단계판매 현실에 대입하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바로 이 지점이 기술이나 시스템의 혁신 이전에 사고 방식의 혁신을 이루어야 하는 당위성을 자극한다.

여전히 집체 교육이 주류를 이루고
, 스폰서와 파트너 사이의 상명하복식 군사문화가 상존하며, 일일이 사람을 만나 사업 기회와 상품에 대해 설명하거나, 직접 배달하는 관행을 되풀이 하는 것이 특이점을 코앞에 둔 다단계판매의 현실이다.


다단계 돈 안 되는 이유 직시해야
많은 사람들은 다단계판매가 돈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설령 돈이 되더라도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에 국한된 것이며 나중에 참여한 사람은 웬만해서는 선점한 사람을 뛰어넘을 수가 없다. 각각의 기업의 고소득자는 초창기에 참여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명백한 증거다. 이것은 또 업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층의 유입을 막고, 기존의 시장 참여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함으로써 시장 위축의 주범으로 꼽힌다.

결론적으로 말해 다단계판매는 기존의 틀을 뒤집는 수준의 혁신을 구현하지 않는 한
기회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과 관련해 업계의 관계자는
다단계판매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돈 안 되는 경험에서 나온 말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가상화폐 쪽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단순히 돈 놓고 돈 먹기식 사업에 환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마약류를 제외한 모든 제품을 취급할 수 있어야 하고, 보상 역시 회사의 자율에 맡기지 않는다면 다단계판매라는 행위 자체가 무의미해질뿐더러 참가하는 사람 역시 급속도로 빠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과 기관 단체도 문제지만 판매원들의 사업 행태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은 사무실에서도 서로 대화하기보다는 카카오톡이나 메신저를 사용하는 현실에서 센터 강의 위주로 사업을 이어 간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신유통몰락갈라파고스 되나?
모 업체의 젊은 판매원은 사업 기회라는 데는 동의하고 또 성공할 자신도 있지만 아버지뻘 되는 스폰서와의 대화는 쉽지 않다면서 다단계판매 방식은 좋지만 어딘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때
신유통이라고 불리며 새로운 물결을 주도했던 다단계판매는 어쩌다가 골방 노인신세로 전락하게 됐을까? 대부분의 업계 종사자들은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관련 법을 그 원흉으로 지목한다. 또 방문판매법보다 더 협소하게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공제조합의 각종 규정들이 가장 새로웠던 유통방식을 가장 낙후된 산업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제기하는 문제는 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를 구분해야 하는 까닭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

모 업체의 대표이사는
이제 다단계판매업체에서 소비자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공제조합 스스로 사고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피해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고 납득할 수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방문판매법이 바뀌더라도 조합의 각종 규정이 유지된다면 법 개정이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며 취급 상품과 소비자에 대한 접근 방식 등에 대한 제한을 없애야 기업의 매출도 늘어나고 공제조합의 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권영오 기자mknews@m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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