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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판매 진화인가 소멸인가?

허용 제품 증가하지만 차별성은 사라져

  • (2023-03-23 17:22)
지난 32일 식약처는 축산물 위생관리법 개정을 통해 우유 배달망을 활용한 축산물과 소시지, 양념육 등의 배송을 허용했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전통카트를 타고 집집마다 우유, 음료, , 식품, 화장품에 이어 고기를 배달하는 시대가 됐다. 방문판매의 허용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방문판매는 외국에는 거의 없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유통 시스템이다
. 1964년 아모레(아모레퍼시픽)를 방문판매의 시작이라고 본다. 한국야쿠르트(hy)와 풀무원녹즙, 김정문알로에 등도 방문판매 시스템으로 성장했으며 화장품, 음료, 건강식품 등을 주로 취급했다.

이번에 식약처가 우유를 배달하는 냉장 카트를 활용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축산물 배송을 허용하게 된 것은 방문판매의 새로운 도전이자 진화를 의미한다
. 방문판매의 진화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한다. 축산물 배송 허용을 위해 식약처가 축산물 위생관리 시행규칙을 개정한 것은 hy2014년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전동 냉장 카트 코코를 개발했기에 가능했다.

이전에 야쿠르트 아줌마
(프레시 매니저)라 불리던 방문판매 사원들은 초창기 손에 짊어져야 하는 바구니와 수동 카트를 사용했다.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을 판매하던 다른 방문판매도 마찬가지 형태였다. 이 때문에 취급 물품과 활동 반경에 제한을 받았다. 하지만 냉장 공간이 확대되고 사람이 안전하게 탑승할 수 있는 전동 냉장 카트의 등장은 이런 제한을 해제했다. 실제로 hy는 코코 개발 이후 우유, 야쿠르트 등의 유제품에서 건강식품, 커피, 과자 등으로 제품을 확대했다.

기술에 발전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코로나
19도 방문판매의 고전적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제품을 선택하고 전달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제품의 실제 모습이나 품질 등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직접 상품을 체험하고 고를 수 있게 해주는 형태의 방문판매도 등장한 것이다.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화장품, 음료, 건강식품 등이 방문판매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바로 체험신선함을 강점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고를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효능과 피부 적합성이다
. 결국, 제품의 외형만 보고 고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방문판매는 이런 소비자 심리를 정확히 꿰뚫었다. 직접 방문해 화장품을 체험하게 하고 효능과 피부 적합성에 관해 조언해주면 매장에서 진열해 판매하는 것보다 월등한 판매 효과가 있었다. 음료와 건강식품도 중간 유통을 거치지 않고 방문판매로 직접 받으면 소비자는 훨씬 신선한 제품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가 직접 발품을 팔지 않는다는 것이 강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방문판매의 강점이 사라지고 있다
. 소비자가 발품을 팔지 않고 직접 제품을 받는 얼마 안되는 유통 시스템이었는데 배송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희소성과 차별성도 사라졌다. 그리고 MZ세대들은 방문판매보다 구독경제라는 단어에 더 익숙하다. 기존 유통업체와 스타트업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더 빠르게 제품을 집 앞까지 배송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방문판매 업체들도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있다
. hy는 냉장 카트로 식음료 배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물류·유통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배달대행 1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최대 주주로 올랐다. 사실상 인수한 것이다. 이로 인해 hy는 단순 식음료 배달에서 퀵커머스, 실시간 배송 등으로 사업 영역이 끊임없이 확장될 전망이다.

방문판매업계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중장년 이상은 건강식품이나 화장품의 경우 지인의 추천을 받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방문판매라는 유통채널이 건재한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대면하지 않아도 제품을 구매하거나 생활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직접 얼굴을 마주치는 것은커녕 전화통화도 꺼리는 젊은 세대는 방문판매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만큼, 유통 시스템으로의 방문판매는 다른 형태로 살아남겠지만 단어 자체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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