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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조한 창업은 위기의 징후다 (2023-03-31 09:33)

다단계판매업 창업이 저조하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 최대 150개까지 늘어났던 때와 비교한다면 불과 3~4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과거의 창업 붐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었던 것으로 치부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근자에 쉽게 발견하는 중소규모 업체의 의기소침은 다단계판매의 미래가 그다지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닌지 두려운 마음도 생긴다.

어느 업종이든 어떤 사람이든
, 아무리 힘들었던 과거도 지나오고 나서는 더 아름답게 돌아보는 법이다. 혹시나 그러한 오류에 빠져 현실을 비관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작금의 상황은 다단계판매가 과거에 비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무엇보다 후원방문판매나 여타의 불법적인 업체로의 인원 유출이 많다는 것도 창업 열기가 주춤한 원인 중의 하나로 지목된다
. 그렇지만 과거에 기업을 경영했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다단계판매업 창업이 저조한 것은 숱한 고생 끝에 창업을 하고도 창업주나 경영자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꽁꽁 묶어놓은 규제가 창업 의지를 꺾는 근본 요인이라고들 입을 모은다.

우선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웬만한 자본을 갖추지 않고는 들어올 수가 없다는 것을 꼽는다
. 최근에 유행하는 스타트업이라는 말을 다단계판매업계에는 가져다 붙일 수가 없는 것만 봐도 이 업계가 얼마나 구태의연하게 쇠락하는지 알 수 있다. 법은 법대로 엄격하고, 공제조합은 그 법에다 한술 더 뜨는 규제를 가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명문화되지 않은 조항마저 들이대면서 경제활동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최하
5억 원의 자본을 갖추라는 것도 가혹한 일이지만 극단의 위기에 몰려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기업에 대해서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는커녕 오히려 산소호흡기마저 빼버리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창업에 대한 의지를 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지금의 사회는 과거의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다단계판매업이 태동했던 1980년대 후반이나 1990년대 초반과는 상전벽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바뀌고 또 성장했다. 국민들의 소비행태나 생활방식, 그리고 생활필수품이라는 항목에도 가감이 생겨 과거와 비교하면 마치 다른 나라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창업 건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 대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 한국의 인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도 아예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초창기 무려 500여 업체가 군웅할거 하며 활기차게 돌아가던 때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120개 남짓한 기업 수는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다른 업계처럼 정부의 지원을 요구할 수도 없고 단지 다단계판매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창업을 부추기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기는 하다
.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나라의 장래가 어두운 것처럼 신생 기업이 탄생하지 않는 업계의 미래도 결코 밝다고는 할 수 없다.

덕지덕지 박아놓은
금지팻말을 뽑아내고 이중삼중으로 걸어 잠근 족쇄의 자물쇠를 열어야 업계에 새로운 피가 돌고 혁신의 물결도 일어날 수가 있다.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전향적으로 변모하지 않는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는 완전히 몰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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