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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이 뭐길래” 몸살 앓는 유통 채널 (2023-05-11)

사정에 따라 주판알 튕기는 소리 요란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판매 허용 여부를 두고 유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비대면 판매를 두고 갈등이 가장 첨예한 곳은 의약업계다
. 비대면 진료, 안전상비의약품 온라인 판매와 배송 서비스를 두고 정부, 의사, 약사, 제약업계, 이커머스 업계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만간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한시적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던 정부는 국민 편의성 등을 고려해 시범사업을 거친 후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정식 사업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초기에 반발하던 의료계는 정부가 의사 수가를 원하는 만큼 지급한다면 비대면 진료를 허용할 수 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 하지만 이번에는 약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 의약품 비대면 판매·배송도 허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비대면으로 처방전을 발행하면 처방전을 약국을 거쳐 환자가 받을 것인지, 환자가 직접 받을 것인지에 관한 문제에 대해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동행한 경제사절단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포함된 것도 약업계의 반발을 더욱 거세게 했다
. 의사 출신인 장지호 대표는 비대면 원격진료, 약 배달을 사업 모델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닥터나우를 성장시켰다.

윤석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에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가 포함된 것이 알려지자 대한약사회는
약사회는 충분한 논의 없는 비대면 진료의 시행을 강하게 반대한다모든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환자가 약국을 선택할 때 별도의 조건 없이 모든 약국을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선택행위에 업체가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약품 비대면 판매·배송이 허용될 경우 의약품 유통 채널의 근간인 약국 시장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 제약업계와 전자상거래 업계는 안전상비의약품이라도 온라인 판매나 약 배송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전경련은 윤석열 정부에 155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건의한 바 있다. 이때 온라인 판매업체도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안전상비의약품은 약국 외에 편의점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약사법 제442항에 상비약 판매자로 등록하려는 자를 ‘24시간 연중 무휴(無休) 점포를 갖춘 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와 전자상거래 업계는 국민 편의성을 앞세워 안전상비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배송 허용 이후 일반의약품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일러스트: 노현호


비대면 시험대 오른 방문판매
방문판매 시장도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자 업체들은 각자 사정에 따라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321일 자로 개정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는 후원방문판매의 방식에 방문뿐만 아니라 후원방문판매업자 등이 개설, 운영하는 사이버몰을 통한 전자거래의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후원방문판매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진 것이다. 법률이 개정되자 대형 업체들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리만코리아는 지난
44일 공식몰을 오픈하며 업계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였다. 관련 법 개정이 예상된 만큼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공식몰 오픈을 준비해 온 것이다.

리만코리아 공식몰은 대리점장들이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운영 중이며 고객들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강화하기 위해 간편가입
, 정기구매, 간편결제 등도 도입했다. 이 밖에도 정품 인증제’, ‘제조 이력 확인등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품을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으며, 앞으로 공개될 라이브 커머스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도 방문판매 채널 카운슬러
(판매원)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도록 자체 온라인 몰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브랜드인 설화수, 헤라, 아모레퍼시픽, 홀리추얼, 바이탈뷰티 등의 제품을 판매하며 고객들은 비대면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이외에도 2040세대를 타깃으로 새로운 회원 체계 기반의 디지털 사업 모델도 추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옴니 카운셀러 육성과 뉴아이콘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뉴커머스 채널로 거듭날 것이라며 22,000명의 아모레 카운셀러의 역량에 디지털을 더해 더욱 경쟁력 있는 뉴커머스 채널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중소 방문판매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대면판매와 비교하면 딱히 사업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메리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문판매업체 관계자는
후원방문판매 온라인 영업의 경우 다단계 판매의 규제가 적용된다공제조합에 가입해서 매출을 신고해야 하고 옴니트리션을 충족해도 수당을 38%밖에 못 주는데 굳이 기존 판매원들이 온라인 영업으로 전환 또는 병행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몰을 통해 젊은 회원들의 유입을 노리고 있지만, 그동안 제품만 구입하던 젊은 소비자들도 상당수인데, 자신의 정보가 제공돼 리쿠르팅 연락이 온다면 오히려 불쾌해할 것이라며 온라인 판매 수당을 받으려면 불특정 다수에게 링크를 뿌려야 할 텐데 과연 이게 통할지도 의문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최민호 기자fmnews@fm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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