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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오후> 정부는 왜 불법 피라미드를 지켜만 보나? (2024-02-01)

불법 피라미드에 가담한 모든 사람들에게 중형을 선고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비슷한 수법의 범죄조직이 끊임없이 창궐하고 있는 데다, 수조 원대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이들 불법 업체를 믿고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투자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고소·고발 압박에 못 이겨 피의자의 가족이 투신하는 등 불법 피라미드에 가담한 가해자, 피해자 가리지 않고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무엇보다 똑같은 불법 업체에서 똑같은 지역 센터장 역할을 했는데도, 누구는 무죄, 누구는 유죄가 나오는 등 법원에 따라 판결이 제각각이란 점에서 불법 피라미드를 처벌할 수 있는 법의 부재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또, 2조 2,000억 대 코인 사기 브이글로벌 사건에서는 15억 원을 벌어들인 사업자가 피해자로 분류되는 언어도단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똑같이 투자금을 가로챈 사업자더라도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로 유무죄가 갈린다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하단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이러한 점 때문에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불법 피라미드 사업을 하고도 A사에서는 피해자, B사에서는 가해자로 분류되는 코미디가 펼쳐지기도 한다. 

이러한 사태가 반복되면서 수사기관의 기소 역량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코인 피라미드 사건이 초창기 도마 위에 올랐을 때는 검찰이나 경찰이 유사수신, 사기,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기거나 검찰에 송치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한 가지 혐의로 기소하거나 무혐의 처분을 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이 잇따르자 전봉민 의원이 지난해 2월 3일 불법 피라미드(무등록 다단계)에 가담한 판매원을 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전 의원은 “무등록 다단계조직임을 알고 사기행위에 가담한 판매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의 처벌 범위는 다단계판매조직을 ‘개설·관리 또는 운영한 자’로 한정하고 있어 가담 판매원은 처벌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등록하지 않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한 다단계·후원방문판매조직이란 걸 알면서도 해당 조직에 가입해 판매업무를 수행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처벌 대상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법 개정안 취지를 밝혔다. 전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불법임을 알고도 가담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는 조항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외국계 불법 업체에 가담한 사업자들의 처벌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정무위와 공정위가 “비교적 처벌 필요성이 낮은 하위판매원까지 처벌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다”, “엄벌할 필요성에 공감하나,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되어 과잉 범죄화가 우려된다”는 의견을 내면서 사실상 논의가 멈췄다.

이 같은 발언은 불법 피라미드가 성행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알면서도 정부가 이를 방관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소변을 길바닥에 보면 안 된다는 경범죄 처벌 조항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에 처벌 범위가 지나치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법이라는 것은 처벌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존재 자체만으로 도덕을 실현시키며 범죄를 예방하는 도구로 작용한다. 불법 피라미드에 가담한 모든 사람을 처벌하겠다는 법률이 있기만 해도 수조, 수십조 원에 달하는 범죄 예방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번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곧 폐기되겠지만, 방판법 개정 외에도 특별법 제정으로 불법 피라미드를 단죄할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행 방판법에 따르면 무등록 다단계판매 처벌 조항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하고, 전봉민 의원의 지적처럼 처벌 범위도 한정적인 데다 막대한 피해액에 비춰봤을 때 고작 이 정도로는 범죄가 억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별법을 제정해 제품, 용역, 서비스, 금전 등 취급하는 사업 아이템과 관계없이 불법적이고 부정적인 피라미드 형태로 운영된 업체와 관련자들을 모두 처벌할 수 있다면, 부동산, 주식, 광산, 특허, 코인, NFT, 플랫폼, 아바타 등 이름과 아이템만 바꿔서 영업을 이어가며 서민 경제를 위협하는 불법 업체의 멸종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두영준 기자endudwn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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