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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 갚는데, 인건비 늘어…자영업자의 위기

  • 공병헌 기자
  • 기사 입력 : 2024-07-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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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빌린 돈은 못 갚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마저 상승하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폐업을 고려하거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적정 수준의 최저임금이 책정돼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 사진: 게티이미지프로

제조업, 식당, 도소매업 등 “최저임금, 경영에 부담”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자영업자의 과반(54.4%)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다. 적정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동결(43.4%) ▲1% 이상 3% 미만(17.2%) ▲3% 이상 6% 미만(13.4%) ▲인하(11.0%) ▲6% 이상 9% 미만(8.2%) 순으로 조사되었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 비중은 업종별로 숙박·음식점업이 67.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도·소매업(54.7%) ▲부동산업(54.5%) ▲제조업(53.2%) 순으로 조사되었다. 자영업자의 48%는 현재의 최저임금 9,860원(2024년 기준)도 이미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에 부담된다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62.5% ▲숙박·음식점업 61.3% ▲도.소매업 47.8% ▲부동산업 45.5% 등의 순으로 집계되었다. 


자영업자 10명 중 4명 가격 인상 고려
자영업자의 절반은 이미 경영에 큰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현재도 고용여력이 없다고 답했으며,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9.8%, 3~6% 미만 인상 시 11.4%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을 해고하는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현재 고용여력 없음’이라고 응답한 자영업자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이 59.4%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금융업, 건축업 등 기타(57.1%) ▲부동산업(54.5%) ▲예술·스포츠·서비스업(51.9%) 순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자영업자의 37.8%는 가격 인상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 시 16%, 3~6% 미만 인상 시 16.2%가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가격인상 예정’이라고 응답한 비중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부동산업 45.5% ▲운수 및 창고업 42.9% ▲기타 42.9% ▲도.소매업 39.4%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 38.5% 순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은 원재료, 임대료 등 원가상승 지속으로 자영업자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운영비용 부담은 판매가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하는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주보다 알바가 더 많이 가져간다
내수침체 장기화에 따른 매출 부진에 더해 원자재비, 인건비 등 각종 비용부담까지 상승하면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한계상황에 놓였다. 

자영업자의 월평균 소득수준을 살펴보면,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월 206만 740원, 주 40시간 근로 기준) 수준의 수익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률을 묻는 질문에 대해 자영업자 34.2%는 이미 현재 한계상황에 도달했으며,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할 경우 6.6%, 3~6% 미만 인상할 경우 7.2%가 폐업을 고려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 내수부진 장기화 등으로 가계소비가 위축되어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켜 경영 애로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최저임금의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 사용자의 지불능력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논의가 구체화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사진: 한국은행

금리상승에 돈 못 갚는 취약 자영업자 늘어
5월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말 가계대출은 1,767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 가계대출은 353조 2,000억 원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의 규모가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한 것과 달리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인 동시에 저소득, 저신용인 차주)의 연체율이 올해 3월 말 기준 10.21%이다. 자영업자 비취약차주(0.41%), 가계 비취약차주(0.38%)보다 10%p가량 더 높은 수치다. 

취약차주 수 비중도 가계(6.4%)보다는 자영업자(12.7%) 중심으로 높아졌다. 대출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커졌고, 서비스업 경기가 과거와 달리 2022년 하반기 이후 위축되면서 개인사업자의 경우 주된 담보대출 대상이 상업용부동산(2024년 1·4분기 말 비주택담보대출 비중 61.8%)인 점을 감안할 때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부진도 그간의 연체율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가계·자영업자 모두 최근 연체율 상승세는 평균 연체액보다는 연체차주 수 증가에 기인했다. 특히 신규연체 진입차주가 늘어난 가운데, 연체상태가 상당히 지속되면서 2024년 1·4분기 말 가계 및 자영업자 연체차주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각각 3,400만 원, 1억 2,200만 원으로 2022년 2·4분기 말과 비슷했다. 

그러나 연체차주 수 비중은 가계 1.72%에서 2.31%, 자영업자 1.57%에서 4.20%로 크게 상승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이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저조하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게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계 및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병헌 기자mkews@mken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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