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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수당’ 범위 어디까지 봐야 하나
- 다단계판매업계에서 ‘후원수당’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행정당국이 업체 점검 과정에서 “업체가 판매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모든 제품은 후원수당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업계에서는 “행사 참석을 독려하거나 이벤트를 위해 지급하는 제품까지 모두 후원수당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는 불만이 나온다.“차라리 안 준다”…행사 운영도 위축방문판매법에 따르면 ‘후원수당’은 명칭이나 지급 형태와 관계없이 기업이 판매원 자신의 거래실적이나 다른 판매원의 거래실적, 또는 다른 판매원의 조직관리·교육훈련 실적 등에 따라 판매원에게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다.또 판매활동을 장려하거나 보상하기 위해 지급되는 일체의 경제적 이익도 후원수당으로 본다. 현금뿐 아니라 제품, 포인트, 여행 등 다양한 형태의 이익이 후원수당에 포함될 수 있다는 의미다.문제는 ‘후원수당’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다. 판매 실적이나 조직 관리, 승급 등 사업활동과 직접 관련된 보상이라면 후원수당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행사 참석자에게 제공하는 사은품이나 이벤트 경품까지 모두 후원수당으로 봐야 하는지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한 업체 관계자는 “승급 기념으로 지급한 금 한 돈은 후원수당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사업활동과 무관한 행사 경품까지 모두 후원수당으로 본다면 명절 선물도 후원수당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판매원에게 지급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후원수당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몇몇 업체는 최근 공정위와 서울시 합동점검에서 행사 등을 통해 판매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제품은 모두 후원수당에 포함된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은 이후 논란을 의식해 제품 증정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모 업체의 관계자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어디까지가 후원수당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문제가 될 소지를 없애기 위해 제품을 아예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공정위, “후원수당 여부는 목적이 중요”공정위는 행사장에서 참석자들에게 무작위로 동일하게 제공하는 단순 사은품은 일반적으로 후원수당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판매원 교육이나 판매 실적, 판매원 모집 활동 등과 연계해 지급되는 사은품이라면 판매활동을 장려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경제적 이익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현장점검에서 판매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모든 제품은 후원수당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는 “현장에서는 규정 자체가 포괄적으로 돼 있어 조사관 입장에서도 보수적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현재까지 사은품을 모두 후원수당으로 산정해 제재한 사례는 없고, 실제 위법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판단하게 된다”고 답했다.업계에서는 보다 명확한 판단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처럼 후원수당을 포괄적인 개념으로 판단할 경우 업체들은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기업의 유연한 경영 활동도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공정위는 개별 사안의 목적과 성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모든 사례를 세부 지침으로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행위가 경제적 이익에 해당하는지는 결국 개별 사건에서 심판 과정을 거쳐 판단하게 된다”며 “세부 지침을 하나하나 마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외국계 일색” 옛말…기세등등 토종기업
-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이 정체를 이어가는 가운데 토종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출 상위 10개 업체 가운데 한국 기업이 4곳을 차지하면서 시장 주도권이 점차 국내 업체로 이동하는 모습이다.NRC, 라라코리아, 하이리빙 등 20위권도 눈길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가 최근 공개한 ‘2025년도 다단계판매업자 주요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다단계판매 시장의 총매출은 4조 5,141억 원으로 전년보다 0.5% 감소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4조 원대가 깨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으나 전반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단계판매산업이 여전히 일정 수준의 경쟁력과 매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번 공정위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내 기업의 약진이다. 매출 상위 10개 업체에는 애터미(2위), 리만코리아(6위), 비아블(9위), 카리스(10위) 등 국내 기업 4곳이 이름을 올렸다.2020년에는 애터미가 유일한 국내 기업이었고, 2024년에도 애터미와 비아블 등 2곳에 그쳤다. 그러나 2025년에는 리만코리아가 유사나, 허벌라이프 등을 제치고 6위에 올라섰고 카리스도 11위에서 10위로 진입하면서 국내 기업이 4곳으로 늘었다.여기에 상위 20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기업 앤알커뮤니케이션(13위), 라라코리아인터내셔날(15위), 하이리빙(16위), 굿모닝월드(18위), 채이은(19위) 역시 언제든 10위권을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그동안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해 왔으나 이들 기업이 국내 사업자들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격 철수를 결정하면서 ‘글로벌 업체 불패’라는 환상이 깨졌다는 이야기가 이미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비근한 사례로는 시크릿다이렉트, 주네스, 키아리 등이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해외 기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업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며 “애터미, 리만코리아 등 국내 기업들의 품질과 연구개발 역량 등이 해외에서 쟁쟁한 기업과 경쟁할 수준까지 성장했고 이제는 국적보다 기업의 경쟁력이 시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짚었다.국내 기업 1위 애터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7% 감소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꾸준히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유럽과 중남미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중국에서는 첫 해외 임페리얼마스터(최고직급자)를 배출하며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리만코리아는 지난 2024년 11월 후원방문판매업에서 다단계판매업으로 전환한 뒤 첫 매출 집계에서 단숨에 6위에 올랐다. 일본, 홍콩,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최근에는 중남미와 유럽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해외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K-뷰티를 기반으로 하는 비아블과 카리스도 각각 전년 대비 17%, 25%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화장품 중심의 사업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후원수당 과지급 업체 2곳…최대 43.21%한편 공정위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일부 업체의 후원수당 과지급도 확인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작년 매출이 집계된 112개 업체 중 2개 업체가 법정 지급률 이상의 후원수당을 판매원에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중 팍스리테일은 매출액 대비 43.21%를 후원수당으로 지급해 전체 업체 중 가장 높은 지급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한 곳인 지에스엘은 매출액 대비 38.11%를 후원수당으로 지급했다.팍스리테일은 공제조합이 아닌 국민은행과 소비자피해보상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한 업체다. 이 기업은 지난해 3월 다단계판매업체로 등록해 약 4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팍스리테일의 소비자 피해보상 준비금은 1,000만 원이다. 이는 매출액의 0.23% 수준이다.공정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112개사 중 108개사가 공제조합에 가입돼 있다. 나머지 4개사인 더우리샵, 디얼라이언스는 우리은행, 에이치엘글로벌, 팍스리테일은 국민은행과 채무지급보증계약을 체결했다.팍스리테일의 소비자 피해보상 준비금은 더우리샵(20억 원), 에이치엘글로벌(4억 5,000만 원), 디얼라이언스(3억 1,600만 원) 등 다른 업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공정위는 “방문판매법상 후원수당 지급한도는 매출액의 35%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를 초과한 수당 지급을 약속하거나 지급하는 것은 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후원수당을 많이 받을 목적으로 자신의 경제적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거래하는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또 “공제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미등록 다단계업체(불법 피라미드)는 그 행위(미가입·미등록) 자체가 불법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 젊은이는 안 오고, 노인은 떠나고
- 5조 원 규모 시장으로 평가받던 다단계판매업이 성장세를 잃어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다단계판매업이 포함된 무점포 소매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무점포 소매업 매출은 2022년 124조 2,220억 원에서 2025년 142조 6,768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온라인 쇼핑과 라이브커머스 등 역시 성장 지표를 보였다.반면, 다단계판매업은 2022년 5조 4,166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성장 흐름에서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업계에서는 규제 환경과 경쟁력 약화, 판매원 감소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회사 옥죄는 규제환경업계에서는 ‘방문판매법’의 강력한 규제 환경이 시장 성장을 저해한다고 말한다. 방문판매법상 후원수당 지급률 제한이 판매원 유인책을 약화시키고 시장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본래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로 제정됐지만, 최근 이 때문에 불법과 편법행위는 계속해서 벌어진다. 실제로 상위 리더급 판매원들에게는 법망을 교묘히 피한 ‘우회지급(초과 수당 꼼수 지급)’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회원 이탈을 막고 신규 사업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들이 택한 우회지급의 수법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해외 창구와 관계사가 주로 동원된다.이러한 수당 우회지급은 연간 후원수당 지급 상한(35%)을 초과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그럼에도 업계에 만연한 까닭은 거래가 주로 해외에서 이뤄져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대로 된 실태 조사나 제재가 미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대 공제조합 역시 후원수당 초과 지급 자체를 공제계약 해지 사유로 강제할 수 없어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들은 해묵은 규제가 오히려 사업자들을 음지로 내몰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회지급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오랜 기간 변하지 않은 35% 상한제 때문”이라며, “물가 상승률과 유통 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수당률 상한을 단 5%만 현실화해도 편법이 줄고 업계 전체가 훨씬 활발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했다.떠나가는 판매원…젊은 세대는 ‘외면’다단계판매업계의 또 다른 고민은 판매원 감소다. 과거 다단계판매는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업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과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사업자 유치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유튜브와 SNS를 활용한 개인 브랜딩, 온라인 쇼핑몰 운영, 제휴마케팅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이 등장하면서 다단계판매만의 사업적 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2018년 900만 명을 넘어섰던 판매원 수는 2025년 695만 명까지 감소했다. 한때 ‘판매원 1,000만 시대’가 거론됐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간 셈이다.한 판매원은 “예전에는 사업 설명만 해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SNS, 온라인 쇼핑몰 등 선택지가 많아 신규 판매원을 모집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며 “리크루팅하는 것이 과거보다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유입 감소는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과거에는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조직을 확장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대면 관계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정보 획득과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로 인해 신규 판매원 확보가 어려워지고 기존 판매원의 고령화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차별점 부족한 제품K-뷰티의 성장으로 다단계판매업체들이 누리던 제품 경쟁력의 차별성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다단계판매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프리미엄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이 일반 유통채널(올리브영, 다이소 등)에서도 쉽게 구매 가능해지면서 희소성이 크게 약화됐다는 시각이다. 또 제품 정보를 온라인 리뷰와 SNS 콘텐츠를 통해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판매원의 역할도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건강기능식품 시장 역시 크게 상승하는 사이, 직접판매업계가 가져온 파이가 많지 않다. 실제로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2019년 방문판매와 다단계판매를 합쳐 17.9%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6.6%(방문판매 2.8%, 다단계판매 3.8%)로 7년간 11.3%p 하락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배 가까이 커졌지만, 다단계판매 점유율은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업계에서는 다시 차별점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제품력은 일반 유통되는 제품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하지만,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면 지속적인 개발은 필수”라며 “이런 개발에 대한 비용은 미래에 고스란히 매출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매출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유통 환경 변화와 규제, 인력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직접판매가 가졌던 경쟁 우위가 약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시장 축소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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