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부터 과월호 까지 볼 수 있는
지면기사 PDF 보기
- 멈춰선 다단계, 재가동에 법 개정 필요
- 2025년 새해가 밝으며 방문판매법 개정을 위한 움직임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이하 직판협회), 한국직접판매사업자협회(이하 사업자협회), 직접판매공제조합(이하 직판조합),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하 특판조합) 등 유관단체는 업계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직판협회, ‘보상플랜 변경 3개월 고지’ 개정 재추진직판협회는 지난해 논의됐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한 방문판매법 시행령 제28조 개정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이는 ‘후원수당 산정 및 지급기준(보상플랜)’ 변경 시 통지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으로, 공정위가 입법예고 했으나 11월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최종안에서는 제외됐다. 국무조정실에서 이를 ‘규제 완화’가 아닌 ‘규제 심사 대상’으로 판단해 재검토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판매원이 주요 당사자인 만큼, 시행령 개정이 판매원 보호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직판협회 관계자는 “방문판매법 규제 완화와 개선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올해는 시행령 제28조 개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6월 4일부터 시행되는 방문판매법 시행령에 따라 개별재화 가격 상한이 200만 원으로 상향되는 만큼 렌탈과 관련된 특수판매 소비자보호 지침 개정도 공정위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직판협회는 오는 1월 22일 이사회에서 개정안 건의 추진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사업자협회, 방판법 개정 공청회 연다사업자협회는 상반기 중 방문판매법 개정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공청회 개최 일정을 3~4월로 예상했으나 탄핵 정국으로 인해 일정을 조정 중이다.사업자협회는 그동안 논의해 온 후원수당 35% 상한, 인터넷 재판매 금지, 다단계판매 용어 변경 등 3대 주요의제 중 우선순위를 정하고 공청회를 통해 각 사안의 논점을 명확히 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사업자협회 관계자는 “35% 상한 규제는 법적 민감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용어 변경과 인터넷 재판매 금지 문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며 “학계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정부, 학계, 국회의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청회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양 조합, 회원사 의견 수렴에 주력직판조합과 특판조합은 방문판매법 개정과 관련된 방향성을 잡기 위해 회원사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직판조합에 따르면 배수정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모든 회원사를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업계의 현황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직판조합 관계자는 “올해 초 이사회나 총회를 통해 간담회를 진행하는데, 여기에서도 의견을 모을 예정”이라며 “여러 의견을 취합해 공정위에 법 개정 등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특판조합은 방문판매법 개정과 관련해 조합사 대표들과의 정기적인 특강 미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판조합 관계자는 “40명 이상의 조합사 대표들과의 만남을 통해 규정 개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이는 매월 특강 형식의 경영 아카데미 형태로 진행되며 업계 요구사항을 보다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방문판매법은 지난 1995년, 2002년, 2012년 전부개정을 거쳤다. 가장 최근인 2012년 전부개정 당시 사실상 후원방문판매의 신설이 주된 내용이었고, 다단계판매의 규제 개선과 관련해서는 개별재화의 가격 상한을 13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올린 데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문판매법 개정 논의는 올해 업계 변화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는 만큼, 각 단체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탄핵 정국 여파…직접판매산업 치명타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한국에서 영업 중인 글로벌 다단계판매기업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한국 지사에 대한 투자와 예산을 축소하고 있으며, 한국 진출을 검토하던 일부 기업은 불안정한 국정 상황을 이유로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 진출 전격 철회한 해외 기업도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내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었고, 특히 매출이 저조한 국내 직접판매산업에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직접판매산업은 해외 기업의 비중이 높아 이미 외부 요인에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번 혼란으로 인해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이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해외 직접판매 기업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해외에 본사를 둔 한 다단계판매 기업은 최근 한국 진출을 코앞에 두었다가 현재는 돌연 중단한 상태다. 현재 영업 중인 해외기업들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모 글로벌 업체의 지사장은 “국정 상황이 혼란스러워서 본사에서 한국 지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 상태”라며 “거의 모든 산업이 유례없는 어려움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간 갈등과 대통령 탄핵 논란이 겹치면서 어려움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후원수당을 35%만 주면 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이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해외 시장 진출에 점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정치적 안정 조속히 회복해야”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이후 국내 금융시장은 큰 변동을 겪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70원을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의 불안정성도 두드려졌다. 해외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리스크는 점점 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치적 불안정이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국내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위축 심리 때문에 가성비와 초저가 제품을 찾고, 선호하는 등 비교적 제품의 단가가 높은 직접판매업계의 물건에 대한 인지도는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불확실성은 국내외 기업들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으며, 특히 직접판매산업은 매출 감소와 투자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는 정치적 안정을 조속히 회복하고, 규제 완화 및 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해 경제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기업들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춘 혁신적인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차별화 안되면 하청 판매업 전락
-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은 네트워크 마케팅산업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제품군이다. 산업 초창기에는 암웨이, 허벌라이프, 뉴스킨 등 외국계 회사의 제품이 시장을 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이제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제품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침체의 늪에 빠진 네트워크 마케팅업계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주력 제품군인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시장에서 잃어버린 경쟁력 회복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위탁생산의 명암현재 네트워크 마케팅업체들이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의 상당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제품이다. 외국 업체를 제외하고 국내 업체들만 보면 OEM·ODM 제품 비중은 훨씬 높아진다. 이는 사업자가 소비자와 직접 맞닿아 있는 유통 업계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OEM보다 ODM에 의한 제품이 훨씬 많아졌다. OEM은 주문자가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해 위탁업체가 단순히 생산만 하는 방식이었지만, ODM은 위탁업체가 제품의 연구와 기획부터 생산까지 모든 것을 해준다. 그로 인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이 주력 제품군인 네트워크 마케팅 시장에 업체들이 손쉽게 진입하고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이렇게 손쉽게 제품을 출시하다 보니 잘나가는 비슷한 제품만 넘쳐난다는 것이다. 업체의 제품, 마케팅 담당자들도 굳이 상품기획을 한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유행하면 비슷한 원료의 건강기능식품, 병풀 제품이 잘 팔리면 비슷한 콘셉트의 화장품을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된다. 여기에 콜마, 코스맥스 등 대형 ODM 업체 제품 편중 현상도 두드러지면서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제품의 경우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여전히 ‘제조사 표기’가 의무화돼 있다. 유통회사들이 머리를 짜내어 브랜드를 만들고 마케팅을 펼쳐도 소비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제조사가 만든 제품을 선호한다. 이러다 보니 중소 생산업체도 중소 유통업체도 살아남기 힘들다. 이런 현상은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다.실제로 매년 식약처가 발표하는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10억 미만의 제조업체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내실 있는 중소업체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몇몇 업체만 독주하면 유통업체나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자연스레 좁아지기 마련이다. 차별화와 시스템으로 경쟁력 갖춰야ODM이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산업을 이끌다 보니 새로 시작하는 네트워크 마케팅업체들은 제품 개발에 대한 고민을 덜어냈다. 하지만 고민이 없으니 발전도 없다. 비슷한 성분에 비슷한 콘셉트의 제품으로 인해 시장의 다양성은 오히려 이전보다 퇴보했다는 평가다. 외국계 업체 제품, 국내 업체 제품 가리지 않고 베껴버리니 사업자들이 볼 때 제품 변별력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국내 네트워크 마케팅업체들이 잘나가는 제품만 따라 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려는 도전 정신이 사라져버리니 대형 ODM 업체들도 최근에는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에 개별인정형 등 새로운 원료의 제품을 잘 공급하지 않는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다 보면 국내 네트워크 마케팅업체에서 ‘제2의 헤모힘’이 나오는 것은 요원하다. 오히려 ODM 업체들이 대형 유통업체에서 실패한 제품을 포장만 바꿔 던져주는 하청 판매업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이전에는 개발자 출신들이 업계에 들어와 최소한 OEM을 통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ODM으로 인한 제품 생산이 대세가 되자 이들은 대부분 업계를 떠났다. 네트워크 마케팅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좋은 제품과 보상플랜을 바탕으로 사업자 중심의 강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2023년부터 시장이 역성장으로 돌아섰지만 외국계 업체, 그중에서도 상위 업체들의 매출 하락폭은 크지 않다. 유지 또는 소폭이나마 성장하는 업체들도 있다. 제품과 보상플랜, 시스템이라는 삼박자가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네트워크 마케팅 특성상 ‘수당’의 존재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 방식을 취하다 보니 연구·제조에 관심을 두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신생 업체가 소위 .오픈빨.을 받기 위해서는 보상플랜이 가장 중요하지만,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시스템의 변별력이 있어야 사업자가 모여든다”고 조언했다.
정부기관/단체
더보기식 / 의약
더보기이벤트 / 인물
더보기연재
더보기TOP 10